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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is Kunwoo Kim Oct 05. 2022

진짜 요즘 너무 잘나가는거 아냐? 대박이네!돈많이벌겠다

돈줄막혀 차팔고 카드깡하며 돌려막고, 잘나간다고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진짜 요즘 너무 잘나가는거 아냐?대박이네!돈많이벌겠다

돈줄막혀 차팔고 카드깡하며 돌려막고, 잘나간다고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잘나간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실 나의 고객 아닐지도 모른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잘 나가네’, ‘대단하다’였다. 별거 아닌 일에도 사람들은 서로 추켜 세우기 바쁘다. 특히 그들만에 리그에 있을 때는 더 그렇다. 서로가 칭찬하는 문화? 같은 게 자리매김한 걸까. 이 정도 위치에서는 충고나 조언은 필요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추켜세움에 나는 한 껏 들뜨기도 했다. 물론 진심으로 이야기해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인사치레인 경우도 많았다. 잘 나간다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인지도가 쌓여서 사람들에게 회자되거나 알려지는 걸 의미하기도 하고 매출과 외형적인 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태도도 바뀌고 행동이 바뀐다. 우쭐되는 기분이 들면서, 일부로 대화의 주제도 내 위주로 몰아간다. 그냥 대단하다는 말이 한번 더 듣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런 상태일수록 더욱 조심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지녀야 한다. 칭찬에 기분이 좋다고 낙관적인 태도만 가져선 안된다. 칭찬에 익숙해질수록 더욱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는데, 자기의 상황을 넘어서서 무리하거나 낭비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무리한 지출로 과시하거나, 소셜미디어상에서 자신의 업적을 한껏 부풀리기도 한다. 페이스북 따봉에 중독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던 거 같다. 누가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을 다는지 계속 찾아보는 나의 모습이 기억난다. 



나는 용산CGV 한복판에 커다란 나의 간판이 올라가고 정말 하늘로 올라간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감격스러웠고 흙수저의 성공신화라고 스스로 자화자찬 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페이스북 댓글에는 칭찬이 자자했다. 대단하다, 부럽다는 기본이고 어떻게 그러한 용기와 도전을 했는지 감동했다 등의 이야기도 자주 들었다. 이러한 활동이 매출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음에도 나의 태도는 이미 성공한 사람이었다. 모두 대출과 무리한 자금을 동원해서 성공을 기대하고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나의 잘못이었고, 내 부족함의 원인이었지만, 한편으로 나의 허세로 인해서 나와 내 조직을 위험에 빠뜨렸다. 잘 나간다는 말에 중독될수록 나는 더욱 무리하게 일을 추진했고, 여러 사람의 경고도 귀담아듣지 않았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내 맘대로 한다면서 돌격하는 돈키호테 마냥 달렸다. 사실 현실은 자금이 부족해 차도 팔고, 카드 현금 서비스도 받는대도 말이다. 가족들에겐 예민하고 매사에 뒤가 없는 듯 달리기만 했다. 지금도 그러한 상황은 반복되는 중이지만, 한창때는 여유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공공사업을 수주하며 선금부터 받아 고비를 넘기는데 급급했다


돈줄이 막히니 공공사업이나 입찰사업이라도 해내야 했다. 그래야 한고비를 넘길 수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계속 기약 없는 미래와 쳇바퀴 속에서 달리는 중이었다. 나는 당시 공공사업 때문에 매주 출장으로 지방에서 3~4일 묵었다가 올라와 여기저기 흩뿌려진 문제를 해결해야 해서 잠도 못 자고 살았었다. 직원들을 들들 볶으면서 빨리 암흑 속을 탈출하려 발버둥 치는 상황이 이어졌다. 추운데 벌벌 떨면서 잠을 청하기 일수였고, 기름값이 아까워 히터도 끄고 고속도로를 달리며 버티는 중이었다. 매일 3~4시간 자느라 다음날 너무 피곤해 일을 망치기 일수였다. 누군가의 칭찬을 받아들이는 데 내가 조금만 더 노련했다면, 무리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나를 대할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그 상황을 넘어갈 수 있었을 텐데. 모두 내가 선택한 결과였기에, 나는 자책은 하지만 아무 말할 수 없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사소한 행동도 작은 성공도 칭찬을 받을 수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주변에 많다면 더욱 그러한 경험을 더 많이 할 것이다. 나의 사소한 도전과 작은 성공도 칭찬일색이 된다. 어떻게 그러한 결과를 내었는지, 용기와 도전은 어디서 시작된 건지 등 이야기를 듣는다. 조금만 성공해도 대단한 것처럼 치켜세워 이를 사례로 한 강의나 강연도 하고, 스스로는 부족한 상태지만 갑자기 전문가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매번 듣는 이 야기도, '잘 아실 테지만, 그쪽이 전문가 셔서, 정말 많은 경험을 하시고 계시지만' 등등 나를 배려하는 대화를 발견하면서 동시에 나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착각하는 상황을 많이 겪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진짜 전문가가 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일회성으로 전문가인척 하다 끝나는 경우가 많다. 작은 성공과 허울뿐인 칭찬, 작은 시장과 작은 관계에만 집착하면 성장하지 못한다. 내가 더 큰 성공을 위해서는 스스로 틀을 깨고 나와야 하지만, 성공과 관계에 갇혀 버리면 계속해서 작은 성공의 잦은 반복에만 머물게 된다. 


따라서 성공에 익숙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진짜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그러니 스스로 한계를 생각하고 유동자금을 파악해서 움직여야 한다. 진짜 승부는 그다음 단계에서 일어난다. 


김건우. 


*여러분의 응원과 지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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