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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체 Jan 16. 2024

사춘기 아이와 함께 꾸려봐요, 사춘기 가방!

빠르면 초등학교 3~4학년부터 사춘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보다 1년 정도 빠르게 사춘기가 시작되고요. 가슴 안쪽에 멍울이 잡히거나 젖꼭지 주변이 봉긋하게 솟아오르는 변화로 눈치를 채 불 수 있습니다.


사춘기는 몸만 변화하는 게 아니라 마음, 그러니까 뇌도 함께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통계적으로 여성은 20대 초, 남성은 20대 중반까지 뇌가 발달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가치관만 변화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타인과 관계 맺는 방법, 자신에 대한 평가, 정서(주로 느끼는 감정)까지 모두 변화할 수 있습니다.


사춘기 시기에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드는 건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지나간 사춘기를 한 번 되돌아볼까요? 사춘기와 청소년 시기에 들었던 '좋은 노래'는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어떤 노래는 그 노래를 들었던 장소가 어디였는지,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까지 전부 기억이 나기도 하지요. 


반면에 최근에 들었던 '좋은 노래'는 어떤가요? 어떤 노래였는지, 제목은 뭐였는지 생각이 빨리빨리 떠오르나요? 어디서 들었는지, 누구와 들었는지 생각이 나시나요? 이렇게 두 시점을 비교해 보면 사춘기 시기의 감수성이 얼마나 예민한지, 그 시기에 좋은 기억을 만드는 게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공감하실 수 있을 거예요. 곁에 있는 어른들이 어떤 역할을 해주면 좋을까요?


사춘기라서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사춘기 때문에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주변 또래 친구들과 나의 사춘기를 비교해 보면 온통 다른 것만 눈에 들어올 테니까요. 이럴 때 양육자와 주변 어른들이 사춘기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사춘기는 성장의 증거로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겠지요. 사춘기 때문에 오는 혼란이라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면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사춘기 시기를 보낼 수 있습니다.


모두 사춘기를 겪지만 같은 사춘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많이 닮기야 하겠지만 내가 겪은 사춘기를 아이들이 똑같이 겪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서로 당황할 수 있어요. 오늘은 사춘기 시기에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간단하게 살펴보고 아이와 함께 사춘기 가방을 준비할 수 있도록 사춘기 물품과 내용을 준비해 봤어요. 



사춘기 가방은 성교육 현장에서 사용하는 개념인데 사춘기 물품을 모아 가방으로 만들어 보는 개념입니다. 사춘기 가방을 열어보는 활동을 통해서 사춘기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만져보고 경험해 보는 의미가 있어요. 가정에서도 사춘기 가방을 아이와 함께 열어보는 활동을 통해서 사춘기를 함께 맞이할 수 있습니다.


목 차

- 가슴 발달 ㅡ 브래지어
- 털 발달 ㅡ 면도기, 면도크림
- 여드름 · 뾰루지 ㅡ 세안제, 여드름 압출 도구, 면봉
- 체취 변화 ㅡ 바디워시, 데오드란트
- 목소리 변화
- 키 ·  몸무게 발달
- 쇄골
- 성적감각발달 : 자위 ㅡ 팬티, 세제, 손톱깎이
- 발기
- 사정 · 몽정 · 유정
- 초경 · 월경 ㅡ 다양한 월경대, 진통제, 핫팩, 담요, 월경 앱
- 뇌발달 · 생각과 감정 변화 ㅡ 손거울, 일기장, 인형


가슴 발달


사춘기가 되면 가슴이 커진다고 착각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른들은 알고 있지요. 누구나 가슴이 이 커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요. 


가슴이 커질 수도 있고 커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공통적인 것은 가슴이 발달한다는 점입니다. 가슴 안쪽의 유선조직이 발달하느라 멍울이 만져질 수 있습니다. 유륜의 색이 짙어지거나 젖꼭지가 커질 수도 있고요. 유륜에 털이 몇 가닥 나오기도 합니다. 가슴이나 젖꼭지가 예민해져서 티셔츠를 갈아입을 때마다 곤혹스러울 수도 있어요.


여자아이들만 가슴이 발달한다, 혹은 여자아이들의 가슴은 앞으로 발달하고 남자아이들의 가슴은 근육이 발달한다 등 잘못 알고 계신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남자아이들의 50% 정도가 가슴이 일시적으로 커지는 변화를 경험합니다. '여자아이 가슴처럼 튀어나왔다'라고 해서 여유증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1~2년 사이에 사라진다고 해요. 남자라고 해도 가슴에 근육이 발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세요. 모든 남성의 가슴근육이 발달했는지 말이지요.


아이들이 몸 변화로 곤란을 겪고 있다면 자연스러운 일이며 곧 괜찮아질 거라고 얘기해 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 브래지어 > 와이어가 있는 것과 없는 것, 후크가 없는 것과 앞에 있는 것, 하프 컵, 물컵, 부착형 브래지어 등 다양한 브래지어가 있습니다. 보여주면서 설명해 주면 가장 좋겠지요. 사이즈 측정법, 착용법, 벗는 법, 세탁하는 법 등 사용법도 함께 알려주면 좋겠지요. 브래지어는 꼭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의학적으로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가슴의 모양이 변화하지는 않는다고 해요. 브래지어 사용이 어려운 경우나 남자아이의 경우에는 젖꼭지용 테이프를 알려줘서 사용할 수 있다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 거예요.


털 발달


사춘기가 되면 턱, 겨드랑이, 성기 주변에 털이 난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는 있는 털들이 기존과는 다르게 변화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몸은 태어날 때부터 털로 뒤덮여 있지요. 그중에서 턱, 목, 가슴, 겨드랑이, 배, 성기 주변, 팔, 다리, 손가락, 발가락의 어느 털은 갑자기 길어지고, 두꺼워지고, 꼬불거리기 시작합니다. 


면도를 하면 털이 두꺼워진다는 말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없다고 하더라고요. 제모를 해서 두꺼운 털이 나는 게 아니라, 털이 두꺼워지고 있었는데 잠깐 제모를 했던 것에 가깝지요. 밀고 싶으면 밀어도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겨드랑이 털은 꼭 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매체에서 겨드랑이 털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전 세계 모든 인구가 겨드랑이 제모를 하는 건 아닙니다. 중국이나 남미 등 여러 지역에서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지 않아요. 이런 내용을 함께 알려주면 아이들에게 제모가 문화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는 걸 이해시킬 수 있어요.


면도기는 미리 사주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남성 양육자의 거친 턱수염을 관리하기 위한 날카로운 면도기로 아이들의 여린 피부가 크게 베이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고요. 면도기가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성기 털, 다리털을 제모하기 위해 문구 용이나 주방용 가위로 제모하다가 다치는 일도 방지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 면도기, 면도크림 > 제모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모를 테니까 자세히 알려주는 게 필요해요. 털이 난 방향으로 면도하는 방법이 있고 털이 난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면도하는 방법이 있지요. 털이 난 방향으로 밀면 모낭이 다치거나 모낭 아래 털이 갇히는 언그로운헤어, 혹은 감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털이 난 반대 방향으로 밀면 짧게 깎을 수 있어서 반들반들한 피부를 얻을 수 있지만 다치거나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지요. 면도기 세척방법과 보관 방법, 실수로 면도날에 베여서 상처가 났을 때 대처 방법도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고는 양육자가 자리를 비웠을 때 발생하니까요.


여드름 · 뾰루지


여드름도 사춘기가 되면서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내 피부에 잘 맞는 여드름 피부 세안제를 사용해서 여드름을 관리해 볼 수도 있지만 여드름이 완전히 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여드름이 나는 건 아이들 탓이 아니라는 거지요.


사춘기는 외모에 민감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여드름이 나면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을 마주할 때 위축되거나 사회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등 다른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고요. 아이들에게 여드름은 네 잘못이 아니라는 것, 사춘기 때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점, 여드름이 난 모습도 사랑한다는 점을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악성 여드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드름을 짜지 않아도 피부 결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지요. 이 경우에는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악성 여드름이라는 생각이 들면 꼭 병원에 데려가 주세요.


< 여드름 압출 도구, 면봉, 선크림, 상처용 밴드 > 여드름 관리법은 다양합니다. 의사 선생님들의 의견에 따라 여드름을 짜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게 참 쉽지 않지요. 짜고 싶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가끔 짜기도 하고요. 그럴 때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점, 여드름 압출 도구를 사용하면 도구도 깨끗하게 씻어서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려줘야 합니다. 여드름을 짜고 나서 연고를 발라 상처를 보호하는 방법도 있지요. 오염이나 햇빛에 노출되면 점이 될 수도 있으니까 선크림을 바르거나 테이프를 붙여서 자외선을 방지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체취 변화


사춘기 이전에는 아기 냄새만 났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 몸에서 성인의 땀 냄새가 나서 놀라게 될 수도 있어요. 실제로 사춘기 때 피부조직은 여러 변화를 겪습니다. 땀샘도 발달합니다. 사춘기 전에는 수용성 땀이 주로 났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겨드랑이와 성기 주변 등 몸의 다양한 곳에 지성 땀샘이 발달합니다. 기름기를 갖고 있는 이 땀은 닦아내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박테리아들의 먹잇감이 되어 냄새를 만든다고 해요. 


< 바디워시, 데오드란트 > 운동하거나 땀을 흘린 뒤에 세면도구를 사용해서 씻는 방법에 대해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겨드랑이에 데오드란트를 사용하는 파업도 있지요. 샤워 방법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육자분들이 잘 알려주지 않는 경우, 혹은 가르쳐 줄 양육자가 없는 경우에는 어디를 어떻게 씻어야 할지 모르게 되지요. 사춘기 이전에는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체취가 변화하면 나도 모르게 주변 사람을 힘들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직접 가르치기 어렵다면 성교육을 통해서 몸을 씻는 방법에 대해서도 교육이 이루어지곤 하니까 필요하신 경우에는 신청해 보세요.


목소리 변화


변성기라고 해서 사춘기 때 남성의 목소리가 변화하고 목젖이 튀어나온다는 내용을 교과서에서 배웠지요. 변성기는 성별을 가려서 남성에게만 찾아오는 사춘기 변화가 아닙니다. 여성도 사춘기 때 변성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목소리가 변화할 수도 있고 목젖이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남성이라고 해서 무조건 변성기를 겪는 것도 아닙니다. 목소리도 변화하지 않고 목젖도 튀어나오지 않는 남성이 분명히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사춘기에 대해서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면 '나는 이상하다'라는 생각에 불안해할 수 있어요. 사춘기 몸과 마음 변화는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며 순서도 없고 유형도 없습니다. 100명의 아동에게는 서로 다른 100개의 사춘기가 찾아옵니다. 안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키 · 몸무게 발달


사춘기가 되면서 키가 급격하게 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성장통이라고 해서 저녁때 다리가 아플 수 있어요. 이럴 때 다리를 주물러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외롭지 않을 수 있어요. 성장통은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어요.


몸무게도 급격하게 늘 수 있습니다. 몸 내부도 성인의 몸으로 변화하는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잘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고요. 이 시기에 다이어트를 하는 등 식이를 조절하는 건 신체와 뇌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춘기 전보다 많이 먹게 되는 것도, 더 많이 자게 되는 것도 모두 성장하느라 필요해서 몸이 요청하는 것이니까 존중해 주세요. 아이의 변화하는 외모를 가지고 놀려서도 안 됩니다.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요. 먹고 싶은 것 많이 먹고 많이 잘 수록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랍니다.


쇄골


사춘기가 되면 쇄골이 발달한다는 잘못된 정보가 알려져 있지요. 사춘기라고 해서 모두에게 쇄골이 발달하는 건 아닙니다. 통통한 체형 때문에 쇄골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물론 존재하지만 날씬한 체형인데도 불구하고 쇄골이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도 있지요. 


가끔 아이들이 쇄골을 서로에게 자랑하며 쇄골이 드러나지 않는 아이를 놀리는 경우도 있지요. 아이들은 몰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서로 다 다르게 생겼다는 걸 알려주면 몸 다양성을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성적 감각 발달 : 자위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던 새로운 느낌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감각 이외에 성적 감각이 발달되면서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유아일 때 성기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건 발견할 수 있는데 사춘기가 되면서 그 '좋은' 감각이 발달하게 됨에 따라 성적 자극을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성기나 가슴을 만지거나 물건에 문지르는 방식으로요. 자위라고 하지요. 성교육을 통해서 자위하는 방법, 자위 예절에 대해서 알려줄 필요가 생기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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