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퇴사. 아이폰이 나와서요.

당시에는 확신, 지금 보면 홧김

by Creative Uxer

a에이젼시에서 3번째 프로젝트가 끝날 때쯤, 정말 감사하게도 '갑' 회사의 입사 제안도 받게 되었다.

( 프로젝트를 하면서 구축한 결과물을 운영하는 운영 계약직 오퍼였다. 연봉도 한참 많았고, 계약직이라는 것만 감수하면 대기업 명함을 가질 수 있었다. 적어도 어머니 주변에 많은 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들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계속 고민하게 만들정도로 좋은 자리였다. )


하지만 거절했다. 구축(리뉴얼) 프로젝트에 대해 충분한 재미와 보람을 느꼈고,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해보고 싶었다. 현업에서의 운영보다 구축을 계속하고 싶었다. ( 충분히 건방진 선택이었고 이 때의 선택이 여러 이직의 선택의 기회중 몇 가지의 후회되는 선택 중 하나이지만, 다시 해도 같은 선택을 하긴 했을 것이다. )


그렇게 좋은 제안마저 뿌리쳐놓고 막상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2번째. 회사의 본질적인 퇴사 이유

바로 '아이폰이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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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마트폰의 미래를 알지는 못한 채 고등학교 때부터 나름대로 다양한 폰을 써보긴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1년 이상 써본 폰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어느 정도 써봤다 싶으면 ( 할부금을 냈다 싶으면 ) 또 다른 폰을 구입했다. 그러면서 이 시기에 관심을 가진 폰이 엑스페리아 X1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PDA가 나 같은 얼리어답터 인척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장난감이었다.

그리고 그중 소니 에릭슨에서 나온 엑스페리아는 키패드 자판과 윈도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플랫폼

( 이때는 윈도 아이콘이 핸드폰에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충격이었다. )


일정관리 등을 할 수 있고 키패드도 간단한 문서 작업도 할 수 있는 이 폰이 익숙해질수록 너무 무겁고 불편했다. 스타일러스가 있었지만 효율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PDA의 기능들은 좋았지만 기본적인 전화 문자 기능이 더 불편했던 걸로 기억한다.


새로운 디바이스의 갈증을 느낄 때쯤. 아이폰 출시 관련 기사들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이 시기의 많은 IT를 하는 사람들처럼 충격과 놀라움을 매일같이 느끼고 있었다.


출시일에 바로 받은 아이폰은 듣던 대로 놀라운 모습이었고, 엑스페리아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세상이 바뀔 것 같다'까지 느꼈다면 거짓말이지만 적어도 '모바일 시장'은 바뀌겠다 는 건 확신했다.

쥬니어 기획자의 눈에도 이것은 너무 혁신적이라 PDA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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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쯤, 예전 회사의 개발자 선배들이 벤처를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

나름 첫회사의 위기를 겪을 때 도와주던 사람들 ( 첫회사의 스토리는 이전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었기에 쉽게 믿었고, 아이폰이 만들고 있는 새로운 시장을 우리가 먼저 가서 선점하면 충분히 잘될 수 있다는 쉬운 설득에도 넘어갈 만큼 욕심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현실이 불러온 욕심이었는데, 2년 넘게 일을 했음에도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는 돈을 쉽게 모을 수 없었다. 적어도 5천만 원은 있어야 집을 얻고 결혼할 수 있다던 시절이었다.

( 생각해보면 이때는 5천만 있으면 되는 시대였다. 지금은 5억이 있어도 힘든 시기이지만..)


단 번에 돈을 벌기 좋은 방법은 벤처만 한 것이 없었다. 벤처의 성공기를 말하는 사람들의 강의들을 들었고, 대학에서 배운 창업대회의 기억들도 나 스스로를 할 수 있다고 부추기기 시작했다.


심지어 처음에는 그저 비어있는 기획자의 자리에 참여하려고 했다가도, 빠르게 큰돈을 벌고자 하는 욕심이 욕심을 불러 퇴직금을 모두 털어 founder로 참여하게 되었다.


조금 더 에이젼시를 다니면서 성장하는 게 좋았을 시기.

아이폰이 가져올 또 다른 세상을 꿈꾸며, 나는 잘 나가는 에이젼시의 성장하는 주니어의 길을 버려둔 채,

나는 어느새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었다.


당시의 나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홧김에 가까웠고

욕심이 욕심을 부른 도전이 나의 2번째 회사 커리어를 짧게 마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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