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으로 이사 오고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가족들과 살던 집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웠던 '플랜테리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실천에 옮기기 위해 직접 양재 시장까지 나서서 식물을 사 오기로 했다. 키우고 있던 여인초 분갈이도 할 겸 좋은 기회였다. 양재 시장에는 정말 다양한 식물들이 있었고 그중에 눈에 띈 올리브나무와 알로카시아를 사들였다. 신혼집에 식물들을 들이니 나름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았다.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줘야 하고, 너무 춥지 않은 환경에서 환기도 시켜줘야 한다. 식물들을 잘 키우기 위해 식물 조명도 구매했다. 몇 개월이 지나니 식물들은 뿌듯할 만큼 쑥쑥 자랐다. 멍하니 넋 놓고 바라보고 있으면 어지러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다.
새로운 취미는 식물을 키우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식물을 사는 모습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유튜브를 올렸다. 첫 브이로그였다. 양재 시장 나들이 브이로그를 시작으로 교외로 데이트 가고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를 편집해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남편과 저녁을 먹고 주말에 데이트하며 찍은 영상을 같이 편집했다. 반응이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매주 기록하는 우리만의 일기장 같은 유튜브 채널을 생기게 되었다.
매주 친구들이 집들이하러 신혼집에 놀러 왔다. 놀러 오는 친구들의 취향에 맞는 요리를 하다 보니 내가 잘할 수 있는 요리 종류들이 늘어갔다. 요리에 관련된 유튜브를 찾아보거나 방송을 보는 일이 잦아졌고 장 볼 때 사는 식재료도 다양해졌다. 항상 엄마가 해주는 밥만 먹다가 직접 요리를 하고 나눠먹는 취미가 생긴 것이다.
결혼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게 되고 자연스레 취미가 늘어나게 되었다. 낯설고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일이 생기는 만큼 긍정적인 에너지도 채워지는 것 같다. 벌써 2021년의 끝이 보이는 연말이다. 이번 주말에는 집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하고 새로운 식물들을 들여야겠다. 친구들을 초대하고 요리도 하며 남은 연말을 알차게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