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와 감정

by Kyung Mook Choi

1. 인지와 감정은 분리된 것이 아니다. 감정조절 기법 중 인지적 재평가(재해석)(cognitive reappraisal)이라는 기법이 있는데 감정적인 자극이나 상황을 인지적으로 재해석해서 더 긍정적이고 다양한 관점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대처하게 하는 것이다.


2. 동양 전통에서는 인지와 감정을 잘 구분하지 않고 마음을 전체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왔지만, 서양 전통에서는 마음을 분석적으로 보고 인지cognition와 감정emotion을 구분하여 보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서양에서 보는 관점은 감정보다 이성이 더 앞서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20세기 후반에 명상(meditation)이 서양으로 넘어가서는 더 분석적으로 연구되어 접근하기 쉽게 실용화 되었기도 한 것 같다.


3. 한편으로 서양은 감정을 인지로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감정은 인지보다 더 근본적인 마음의 상태이다. 20세기 후반의 심리학 경제학 연구에서도 인간이 인지적, 이성적으로만 사고하고 판단하지 않다는 것이 의사결정 연구로 보고되어 왔다(대표적인 학자가 심리학자인 다니엘 카네만인데 이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지만 너무 발달해서 감정적인 삶의 측면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감정적인 공감이나 연민, 이해가 부족해서 인지적인 논리로만 세상을 보려 하곤 한다. 그래서 인간관계나 사회 활동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일이 빈번하다.


4. 감정은 인지보다 더 근본적인 인간의 본능이다. 인지와 감정의 균형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보다 감정에 대한 이해와 성장이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할 것이다. 인간 뇌의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은 이런 인지적인 측면과 감정적인 측면을 잘 통합하는 영역인데 이 영역은 성격과 사회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이 영역이 발달하면 더 성숙한 인간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정적인 사건을 지각하고 그런 기억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뇌의 편도체(amygdala)는 감정중추라고 하는데 전전두피질의 기능에 따라 더 잘 통제되고 조절될 수 있다. 편도체는 수면부족이나 감정적인 부하와 충격에 의해 과부하 될 수 있는데, 전전두피질은 이를 조절하고 통제하도록 돕는다(한편으로 명상도 편도체의 과부하를 낮춘다고 보고 되었다).


5. 결론적으로 인지와 감정은 분리된 것이 아니기에 둘간의 균형을 이루고 감정을 잘 조절하고 보살피고 또 감정의 근원을 재해석하고 객관화하는 연습과 수행은 삶의 질과 성과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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