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있을 수 있는 중고차를 만나는 방법!
저는 지금처럼 자동차를 좋아해 본 적이 없습니다. 때문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차보다는 카메라나 여행 가는 것들에 더 관심이 많았고 그야말로 요샛말로 '차 알못'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한 가지를 떠올리자면 중고차를 샀던 일이었습니다. 중고차와 관련한 팁들이라기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한 사람이 겪는 중고차와 관련된 이야기들이라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 인생의 첫 차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라는 자동차였습니다. 당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구매했던 자동차였기 때문에 지금도 길거리에서 만나면 옛 생각이 절로 납니다. 당시 정말 큰돈을 주고 구매한 자동차였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타고 다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파스텔톤의 청록색의 실내외의 조화가 정말 맘에 들었던 차였습니다. 이제 오너드라이버로서 여기저기 세상을 더 많이 구경하게 해줬던 차입니다.
하지만 멀리 서울에 회사가 있다 보니 낮에는 쉬고 있는 적이 더 많은 차였고 결국 이 친구는 부모님 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아버지께서 타고 다니셨는데 제 새끼 같은(?) 차에 이런저런 단점을 이야기하시는 일이 잦았습니다. 결국 그 이야기가 차를 다른 것으로 바꾸자는 것으로 알아듣는 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죠. 마음은 별로 정리하고 싶지 않았지만 마티즈를 싫다고 하시니 다른 차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짧은 시간을 들여서 차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맘에 드는 차를 정하고 주말에 가까운 중고차 매매 상가에 가서 차를 구매했습니다. 정확히는 타던 차를 다른 차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뭐 이것저것 알아볼 것 없이 그냥 가서 고르고 구매를 했습니다. 완전 상남자 같은 쇼핑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깜짝 놀랄 일이지만 모르는 게 약이라고 전혀 아는 정보가 없었으니 시간을 들여 알아볼 생각조차도 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차를 가지고 와서는 깨끗이 세차도 해주고 정비 업체(지금은 그곳이 단골이 되었습니다)를 통해서 가벼운 정비도 해주고 했습니다. 그때 이것저것 살피시던 정비사분께서 저에게 이렇게 물어보셨습니다.
차에 무슨 일 있다고 이야기 들으셨죠?
네, 알아요~
쿨하게 안다고 했습니다만 사실 알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이후에도 판도라의 상자처럼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이 너무 궁금했지만 끝내 저는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2011년 정도에 구매해서 2017년 오늘까지 제가 관리하고 부모님이 타시고 계십니다. 때마다 소모품도 교환해주고 경정비도 해주고 새 타이어도 장착해주고 제 차 못지않게 잘 관리해주고 있습니다.
최근에 중고차를 구입하면서 중고차 사고이력정보 보고서를 온라인을 통해서 조회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값싼 가격에 차량 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서 제 차와 부모님 차 까지 모두 조회해 보았습니다. 이전에 물피 도주 사건을 겪으면서 상대차에게 청구되었던 제차의 수리비 내역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조회할 수 있는 것인데 이걸 왜 안 하고 갔나 싶었습니다.
제가 구입했던 로체라는 차량은 꽤나 큰 사고가 있었는 모양입니다 당시에도 꽤 큰 비용을 들여진 걸 보니 수리를 한 부품과 도장 영역이 상당했던 모양입니다. 제가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서 당시 딜러는 문짝을 긁혔던 사고와 선루프가 파손된 사고라고 했는데 딱히 그래 보이 지는 않네요. 또 재미있는 기억은 전차주가 교사라는 점을 강조하더군요. 최근에 보고 있는 중고차도 왜 그리 임원들이 탔다고 강조하는 건지 원.. 별로 안 궁금한데 말이죠.
물론 보험 이력과 사고 금액을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가능해지긴 했습니다만 구체적인 수리 부위를 알지 못하니 이조차도 어쩌면 의혹을 증폭시킬 수도 있으니 적당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제 경우는 오히려 너무 과다한 정보들이 있으니 하나하나 알아야 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도 상당한 편이라서 오히려 스트레스받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신중하다는 것은 정보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차량 관련된 정보들을 수집하는 것이 1순위가 될 텐데 저는 앞서 이야기했듯 과한 것은 오히려 선택에 지장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 방법보다는 직접 체험해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습니다.
먼저 중고차 검색을 위해서 인터넷을 통한 매물 검색이 선행이 될 텐데, 인터넷으로 혹은 공개된 데이터들만 가지고는 차를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최소한의 정보 수집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조건에 부합하는 최소한의 것들을 통과한 매물들을 만드는데 꼭 필요합니다. 저는 선택한 차종의 연식과 외장, 내장의 색상 가격 그리고 사고 이력들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차를 만나보면 또 다른 감상들이 생기게 되는 것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로체를 선택한 것도 사고 이력이 아니라 주행감의 탁월함이었습니다. 당시는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었습니다만 저는 쿨가이처럼 중고차 구매를 했지만 직접 시승해보고 구매를 했습니다. 결국 잘 달리는 것이 중요한 자동차에 주행 질감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요. 아무리 맘에 드는 외관을 가졌다고 한들 주행에서의 이질감을 느낀다면 구매로 이어질 수가 없습니다.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하는 자동차라는 상품이지만 그 어떤 것 보다 구매자의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불안한 첫 중고차 구매는 생각보다 성공적이었습니다. 약 40,000Km 정도일 때 구매한 차가 지금은 110,000Km 정도 되었고 약 6년 정도를 운행하면서 무탈하게 잘 타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당시 상황은 지금의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으로는 정말 위험하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만 시승만은 포기하지 않았기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운전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 혹은 차에 대해서 잘 몰라서 타봐야 뭘 아는지 걱정이 되기도 하겠습니다만 저는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차는 사람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 느낌은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꼭 운전자로서의 느낌이 아니더라도 단순하게 느껴지는 편안함, 조용함, 불안함, 답답함 등 희로애락이 있을 것입니다. 자동차를 현대 기술력의 집대성인 기계로서 바라보지 마시고 인간을 위한 공간으로 생각하신다면 조금 더 편안하게 접근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정리한 글이 중고차 혹은 신차를 구매하실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모두 안전 운전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