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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윤 Jun 02. 2022

다섯 번째 수요일

모래알


난 모래알이고 생은 바다다. 

난 평소 열심히 나를 정비하고, 단장하고, 안정을 찾고 햇빛을 쬐지만, 

갑자기 날 덮치는 커다란 파도 앞에서 나는 무력하다. 

매번 처음 보는 것 같은 높이의 파도.

파도가 덮치는 것이 인생이지 싶다가도 나는 다 그만두고 싶어 진다. 

이 모래밭에 누가 그렇게 와 쉰다고,

늘 이런 시련이 올 것을 알면서도 나는 존재해야 하는가..


오늘은 온몸이 축 젖어서 그렇다, 아니 그래서 그럴 것이다. 

이 고통 또한 햇볕에 바싹 말려지고 나면 가벼워질 것이다. 

난 생의 파도에 언제나 무력하겠지만, 내 몸은 종종 축축해져 늘어지겠지만, 

그런 날은 그저 무거워진 채로 볕을 기다리면 그만이다. 

지금은 그저 누워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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