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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Mar 03. 2024

진심으로 인간적인 인간의 적

늘 뒤통수 맞는 사람 따로 치는 사람 따로



로또같은 사이라는 말이 있다. '하나도 맞는 게 없어! 우린 하나도 안 맞아!'


기대와 현실의 간극은 언제나 온도 차가 크다. 그래도 애써 포장하자면 로또복권은 숫자가 하나도 안 맞아도 비교적 손실이 적은 편이다.





사기를 잘 당하는 사람은 늘 사람을 쉽게 믿는다.


진심으로 인간적으로 다가와서 그런 사람의 마음을 열고 손 쉽게 꺼내가는 사기꾼은 모습과 규모만 다르고 공통점이 있다.


친절과 웃음 공감과 최선을 가장한 인사, 진심으로 인간적인 '인간의 적'들에게 과거의 내 엄마가 그랬듯이 사람을 잘 믿고 웃고, 세상을 밝게 마냥 희망적으로 보고 나쁜 일 따위는 헤아릴 겨를도 없고 계산도 못하며 그저 열심히 사는 사람은 오늘도 다 순순히 내 주고 만다.


피해자를 하릴없이 탓하자면 헛된 욕심이 부른 화일 수도 있지만, 상황이 그러면 안 당할 사람이 있겠냐 싶게 피해자가 많은 경우라면 피해자는 사람을 쉽게 믿어버린 죄 말고 다른 잘못은 없다.


굳이 잘잘못을 꼭 따지는 것도 소용없다고 느끼는 건, 피해자들은 금전적인 금액에 대한 손실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제대로 할 힘과 용기도 사라지고, 사람들을 더 이상 두렵지 않게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어려워질만큼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가까운 분이 피해를 입어서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보니, 같이 화는 나는데 그 무엇도 못 도와주니 참 미안하고, 그래도 밥 잘 챙겨먹고 살라는 말이나 하고 '시간이 대체 얼마나 지나야 약이 될까' 가끔 생각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꼭 선하고 좋은 사람들과만 어울려 사는 건 아니라서 어느 사기 사건 피해 소식의 당사자가 멀리에만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흘러듣게 되는 이야기를 되짚어 보면 사기 피해자가 건너 건너 도처에 널려 있다.



세상을 사는 게 이렇게 위태롭고 힘든 일이었다.


주변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가해자가 있을리가 없으니 그런 피해 받은 슬픈 사연들을 때면 높고 굳게 닫힌 견고한 성의 문처럼 마음의 벽도 한 참이나 높게 쌓아두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선한 가면을 쓴 채로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이용 당하기 비교적 쉬운 상황에 처한 것이라 '엉겁결에' 당해 버렸다는 회한의 이야기로 많이 들어왔다.


이 순간을 잘 살고, 어떤 일이 나에게 찾아 오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한결같이  살아내는 것이, 몸과 마음과 정신을 정상 범위로 건강하게 유지해보고자 깨어 살피고 순간의 감정들을 느끼고 다양한 사건들을 지나며 그 때 그 때 잘 가고 있나 살피고 돌아보는 것이 꽤나 난이도가 높다고 느꼈다.



세세한 사건사고는 굳이 내가 언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도처에 있어서 슬픈 이야기를 애써 쓰고 싶지도 않아서 생략했다.


조심한다고 다 피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최대한 이성의 끈을 잘 붙잡고 판단해 볼 것.


내 주머니를 채워도 모자랄 좋은 것을 "사랑하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는 처음 보는 남에게 그렇게 좋고 귀한 것을 선뜻 계속 줄 이유가 있는지 따져볼 것"



보장이나 약속은 상호 계약이라고 생각하지만 돈을 가진 쪽이 무조건 유리한, 희한하게 돈을 건네 받은 자가 '갑'이 되고 모른다고 못 준다고 배 째면 그만이다. 처벌을 해봐야 제대로 반성도 없고, 속이 시커매진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잡혀도 '사그들지 않는 화'가 '뿌리 깊은 한'으로 바뀔 뿐 한 푼이라도 받아낼 재간은 없다.


대대손손 댓가를 반드시 치르라는 하늘에 비는 저주의 말을 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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