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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일러킴 Aug 12. 2021

캐나다 이민, 지금이 기회다.

캐나다 이민정책의 변화

 2021년 4월. 캐나다 정부는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이민자 문호 대폭 개방을 발표했다. 마르코 멘티치노 이민부 장관은 향후 3년간 120만 명 이상 영주권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캐나다 역사상 1913년 이후로 가장 많은 숫자다. 


 캐나다가 계속하여 신규 이민자를 수용하는 이유는 캐나다의 경제발전 때문이다. 트뤼도 총리는 청년들과 라운드 미팅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캐나다는 이민자가 세운 나라고, 앞으로도 계속 받을 겁니다. 국토의 95%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잖아요. 우리의 성장 동력은 사람입니다. 유능한 세계 인재를 받아들여서 캐나다 인재로 키울 겁니다.


 캐나다 정부는 외국에서 오는 이민자들이 캐나다 경제부흥의 발전 동력이라는 기본 관점을 갖고 있다. 팬데믹으로 어려워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이민부는 2021년 40만 1000명, 2022년 41만 1000명, 2023년에는 42만 1000명 등 매년 40만 명 이상의 신규 이민자 유치 계획을 갖고 있는데, 숫자도 숫자지만, 중요한 것은 이민정책의 변화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캐나다의 공용어인 영어나 불어가 유창하고 해당 영역에서 뛰어난 업무 능력을 가진 고학력자들이 영주권 취득에 유리했다. 이제는 노동력이 필요한 영역에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이민 정책이 수정되고 있다. 영어가 기본 수준(IELTS 제너럴 5.0)이고 캐나다에서 부족한 노동 분야에 경력이 있다면, 영주권 획득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노동력 부족 분야가 건설 현장 등 기술 인력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기술이민에 포함되지 않았던 직업군도 에센셜 워커(Essential worker: 필수 직업군)에 포함되고 있다. 요양원 종사자, 간병인, 노인 돌보미, 아동 돌보미, 장애인 돌보미 등 케어기버(caregiver)와 ECE(데이케어 보육교사), 의료종사자 등 헬스케어 부문, 마트 계산원, 주유소 직원, 청소부, 음식 가공, 기타 서비스 직종 등 노동력이 요구되는 모든 분야가 에센셜 워커다. 특히 학력, 언어 등 점수로 이민자를 선발하는 것이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에 적당한 방법인가 의문이 제기되면서 의료, 아동, 노인 케어 등 일부 분야는 자격요건만 갖추면 영주권을 주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캐나다 이민 전문가들은 다른 부문도 이런 방식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2월, 이민부는 연방 이민 프로그램인 익스프레스 엔트리(Express Entree)에서 캐나다에서 취업비자로 일한 지 1년 이상의 경험이 있는 CEC부문의 지원자 전원(약 2만 7300여 명)을 선발하였는데, 이는 해당 제도 출범 이후 사상 최초다. 


 캐나다 이민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런 정보가 해외 취업을 꿈꾸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실시간 전달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현지에 있지 않으면 수시로 변화하는 이민정책의 흐름을 감지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이민자의 나라답게 인종차별이 적고, 캐나다 사람들이 대체로 한국인을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한국인은 똑똑하고, 성실하고, 일 잘하고, 멀티태스킹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한국인은 취업이 어렵지 않다. 특히 IT강국 한국의 IT 종사자들은 두 팔 벌려 환대받는다. 

 비단 IT분야만이 아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이란 사람들이 많이 산다. 한 이란친구는 워크퍼밋(Work Permit: 취업비자)으로 스시집에 취업한 나를 굉장히 부러워했다.  


“도대체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워크퍼밋을 받는 거야?”


 이란친구 말에 의하면, 주변의 이란인들은 대부분 영주권자 혹은 학생비자 신분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이란인들에 비해 워크퍼밋을 더 많이 받는 모양이다.   


 물론 캐나다도 절대 완벽한 사회가 아니고, 각각의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인종차별이나 모순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적어도 사회적 약자를 최대한 배려하려는 태도가 있다. 세금을 많이 걷는 대신, 사회적 약자들도 더불어 살 수 있다. 일종의 공적 부조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나라다. 언제 닥칠지 모를 불행을 사회가 보장해주니까, 캐나다 사람들은 큰일이 발생해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여유가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캐나다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길 바라는 이유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준비도 없이 덜컥 언어도 안 통하는 낯선 나라에 와버렸다. 첫 일 년은 어디에서부터 뭘 해야 할지 감도 안 왔다. 삶의 방식, 경력, 마음가짐, 모두 버리고 새롭게 거듭나야 했다. 두 눈 질끈 감았다. 물론 쉽지 않았다. 평생 방구석 몽상가로 살아온 중년 아줌마가 스시집 주방 막내로 환골탈태할 줄 상상이나 했을까. 


 하니까 되더라. 

 나도 하고 있으니, 나보다 몇 배 똑똑하고, 성실하고, 열정적이고, 씩씩하고, 용기 있고, 에너지 넘치는, 훌륭한 그대들은 분명 잘 해낼 것이다.


 캐나다 이민, 쉬워지고 있다.

 캐나다 이민, 지금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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