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비 Jul 09. 2020

행복을 굳이 말로 표현하던 친구




작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쯤이었다.

함께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배경 음악으로 캐럴이 들려왔다.

친구는 한껏 설레어 보였다.


이유는 없었다. 그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

"요즘 행복하지 않니?"


그녀의 물음에 나는 잠시 주춤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행복'이란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어 본 적이 언제인지.


"딱히 걱정할 게 없어, 요즘은. 너도 그렇지 않니?"

친구의 물음에 "응, 나도 행복해"이라고 얼버무려 대답했다.

그 순간 정말로 행복감이 찾아왔다.


피식 웃음이 났다.

굳이 입 밖으로 '행복하다'라고 내뱉진 못했던 건

행복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 말을 내뱉는 게 낯설어서였다.


행복을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버린 시간 속에서

'행복하다'라는 말로 행복을 잡아둔 그 순간.

나는 그 순간이 문득 생각난다. 아마도 말이 그만큼 힘이 있어서였겠지.


그래, 나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던 그 말들을 자주 내뱉어야겠다.

기쁘다. 행복하다. 즐겁다. 좋다. 그리고 고맙다.



봄비네 유튜브 

봄비네 인스타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