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지별 Jul 26. 2017

번짐

나랑 놀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의 손가락을 한참이나 깨물고
얼얼한 이빨을 문지르며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창문에
예쁘게 그린 건 하트 모양이었다

입김을 불고 손가락을 세워
하트를 정성껏 그리니
그린 선을 따라
물방울이 번져 흉해진다

네 눈에 사랑을 그리려고 했는데
자꾸 네가 옛 생각에 울어서
다 번져버린 게 생각나서

망가져가는 하트 모양 앞에서
눈을 뗄 수 없어 한참 그저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난시 안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