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운정2동 주민자치회, 해촉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
올해 2월과 3월, 운정2동 주민자치회 정기회의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회장이 ‘운영세칙’을 근거로 두 명의 위원을 ‘해촉’하겠다는 안건을 상정했기 때문이다.
2월 정기회의에서는 특정 위원들의 위촉 적절성을 둘러싸고 논쟁이 붙었다. 회장을 비롯한 일부 위원들은 전 기수에서 중도 사퇴한 위원들이 이번 기수에 신규 위원으로 위촉된 것이 운영세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세칙에 ‘중도 사퇴한 사람은 다음 기수에서 위촉될 수 없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해촉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내부 권력 다툼이 있었던 것 같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 채로 3기가 시작된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위원들은 이에 제동을 걸었다. 운영세칙이 실제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주민자치회의 본래 목적을 고려했을 때 누군가를 배제하거나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이상 해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해촉 안을 통과시키려는 위원들과 반박하는 위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결론 없이 회의가 마무리되었다. 조례와 세칙을 파주시 주민자치 담당 부서에 검토 의견을 받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3월 정기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날, 회장이 찾아왔다. 왜 두 사람에 대해 해촉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설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한 시간 정도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다.
회장은 3월 정기회의에 두 명의 해촉 결의안을 다시 상정하겠다고 했다. 운영세칙을 근거로 해촉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반대했다. 파주시는 이미 해당 운영 세칙이 조례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해석했고, 파주시 법률 자문을 맡은 변호사도 이런 방식의 해촉은 불가능하다는 검토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회장에게 말했다.
“운정2동 주민자치회가 발전하려면,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주민자치회를 어떻게 더 한 단계 성장시킬 것인지 고민해야죠. 파주시 주민자치연합회장도 되셨는데, 모든 것을 포용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내 말이 그의 마음에 닿았는지 알 수 없지만, 결국 모든 것을 덮고 회장으로서 문제를 안고 가겠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앉은자리에서 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자신의 결심을 전했다.
분명 그는 알겠다고 했고, 잘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어제 열린 3월 정기회의 분위기는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언성이 높아졌고, 또다시 다툼이 벌어졌다.
회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해촉 안건은 없던 걸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맥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했어야 하는데, 뜬금없이 없던 일로 하겠다고 말하고는 회의를 끝내려고 했다. (아이고…)
해촉 대상이었던 두 명의 위원 중 한 명이 즉시 반응했다.
“해촉 안건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하면 끝인가요? 공식적으로 사과하세요!”
사과하라는 요구가 나오면서 다시 회의장은 난장판이 됐다.
이번 회의엔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결국 손을 들고 발언했다.
“임원진이 세칙과 조례를 근거로 이 안건이 적절한지 검토하기로 했던 만큼, 검토 과정과 결과를 충분히 설명한 후 안건을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당사자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이성적인 대화는 불가능했다.
왜들 이렇게 서툴고, 감정적으로만 상대를 대하는지… 안타깝다.
회장도 두 명의 위원도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갈등이 깊었지만, 이번 기수에서 우리 잘 지내봅시다. 서로 상처 주지 맙시다” 분명 이런 거였다고 생각하는데…
운정2동 주민자치회는 이 갈등을 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