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는 있는데

내가 사는 파주 소식은 어디에?

by 이유 임민아

작업실 비밀번호 여섯 자리를 2초 안에 다 누르고 문을 열어젖힌다. 다섯 걸음 걸어서 불을 켜고, 열한 걸음 걸어서 블라인드 줄을 잡아당겨 올린다. 손잡이가 높아서 까치발을 들어야 창문을 열 수 있다. ‘작은 키도 아니고, 이건 분명 하자가 맞는데’ 생각하면서 허리 숙여 컴퓨터 본체 전원 버튼을 누른다. 허리를 펴게 해준다는 커블체어에 궁댕이를 끝까지 밀어 넣고 앉는다. 앉을 때마다 커블체어를 선물로 보내준 유 사장님을 생각한다. 모니터를 켜고 오늘은 현정 언니가 어떻게 출연자를 들었다 놨다 했을까? 궁금해하면서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채널을 찾아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춥습니다. 한파특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서울 영하 9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칼바람이라는 말이 딱 맞게 매서운 아침입니다. '물꼬', 뉴스쇼가 선정한 오늘의 키워드입니다. 서울지하철 파업이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2022년 12월 1일, 김현정의 뉴스쇼 오프닝 중


책상 위 모니터 두 개 중 왼쪽 모니터로 김현정의 뉴스쇼를 밀어놓고, 오른쪽 모니터에 페이스북을 띄운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12월에 몰린 각종 성과공유회, 시상식, 파티를 준비하면서 손님들 모시기에 바쁘다. 한쪽에선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세상을 향해 ‘너 그러지 마!’하고 처절하게 소리치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10주년을 맞이해서 각종 포럼과 활성화 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데, ‘우리 협동조합은 이대로 괜찮은가?’ 혼자 구시렁거리면서 가운뎃손가락으로 마우스 휠을 내린다.


적당히 지인들의 세상살이 구경을 하고, 다시 유튜브를 들여다본다. 유튜브는 참 똑똑하다. 내가 요즘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기가 막히게 알고, 알고리즘 기술을 총동원해서 썸네일을 늘어놓는다. ‘하루 만에 끝내는 북디자인’, ‘수정을 줄이는 편집디자인 노하우’ 이런 제목이 뜨는 걸 보니 내가 요즘 책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는 게 한눈에 보인다.


유튜브에서 지역 소식을 검색해본다. 검색창에 ‘파주’를 입력하고 엔터를 쳤다. ‘파주시청 신청사 이전 본격화, 구도심 공동화 우려’라는 제목으로 케이블방송인 딜라이브TV 취재물이 보인다. 구독하고 있는 채널이라 가장 상위에 뽑아서 보여주는 것 같다. 그 아래로 ‘파주 부동산이 뜰 수밖에 없는 증거 세 가지’, ‘파주시 규제지역 해제, 청약은 어떻게 바뀌나?’, ‘파주 운정신도시 지금 팔아야 할까?’라는 제목으로 줄줄이 부동산 관련 콘텐츠가 뜬다.


진정 파주와 관련된 영상 콘텐츠가 이것뿐이란 말인가!?




마을미디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활동을 보장해도 모자랄 판국에...

서울시는 마을미디어 사업을 폐지하기로 했단다.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찍어누르는 정치 권력자와 행정 권력자들의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

기억하고, 기록하는 수밖에...

이를 어쩌나... 답답하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media/106951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