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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컨설팅 그리고 컨설턴트.

초기 스타트업에게 정말 컨설팅이 필요할까?

by 아스파라거스

컨설턴트는 뭐 하는 사람이길래


컨설팅consulting:

전문적professional이거나 기술적technical인 분야field에서 일business하는 사람들에게 전문적인expert 조언advice을 하는 것. (여기저기 비슷한 맥락의 정의가 많아 구글의 사전(Oxford Languages) 정의를 직역해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job으로 삼고 있는 사람 컨설턴트consultant.


(흔한 단어인데, 뭔가 마음에 걸린다. 깔끔하게 와닿지가 않는다. 싸늘하다. 가슴에...)


1543.png 글로벌 컨설팅 펌s




아마도 2010년. 첫 회사를 다닐 때, 외국계 컨설팅 기업의 파트너사인 국내 회계법인 S사로부터 전사적인 컨설팅을 받았다. 일회성 진단과 컨설팅이 아닌, 거의 모든 장Chief급들이 S사의 컨설턴트들로 대체되었다. 회계는 물론 인사, 총무, 영업 조직까지... 이 컨설팅이 진행 중이던 와중에 나는 회사를 그만두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발생했다. 남아 있었다면, 나라고 피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S가 참 야무지게 일을 했다고 느끼는 것이, 갓 졸업한 신입 컨설턴트들도 상당수 데리고 왔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파릇파릇한 친구들이었다. 컨설턴트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았지만 사실상 그들은 온보딩onboarding 중이었다. 야무지게 (당시)우리 회사 돈으로!!!


대부분의 장급 컨설턴트들도 내 보기엔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았다. 예로, 기민하고 선진적인 조직 문화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고어텍스(Gore & Association)처럼 조직을 쪼개야 한다고 했다. 아니, 고어텍스 조직 단위가 200명인가 그렇고, (당시)우리 회사 총인원이 100명 남짓이었는데... 우린 이미 수평 조직 문화였고, 장으로 앉아 있는 것은 정작 S사 컨설턴트들이었는데... 으흣.


어쨌든, 이것이 컨설팅과 컨설턴트에 대한 내 첫 경험이었고, 그들에 대한 내 시각 형성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컨설턴트, 전문적인 조언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의에 내가 왜 의아했는지 알게 되었다. '전문적인 조언'에서의 '전문 분야'에 대한 문제 때문이었다. 말이 어렵다. 그들의 전문분야와 전문성 문제 때문이었다. 고민 끝에, 그들의 전문성에는 서로 다른 배경이 있다고 정의 내렸다.


배경 1.

현업field에서 경력을 쌓은 후, 컨설턴트가 된 경우


배경 2.

처음부터 컨설턴트로서 경력을 쌓은 경우


내 인식은 이 둘을 따로 구분하고 있었다. 물론 배경 2.의 컨설턴트로서의 현장도 그들에게는 현장이긴 하다.




✅ 스타트업에게 컨설팅은 필요한가


분명한 정의에 상당한 고민이 있었던 반면에,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명확하게 동의하는 바이다. 단언컨대, 초기 스타트업은 물론, 모든 주기의 스타트업에게 있어 컨설팅과 컨설턴트는 필요하다.


스타트업의 일(업무)의 폭과 깊이라는 것이 일반기업establsiehd company과 전혀 다르지 않으며, 주기life cycle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을 한다. 이는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만, 모든 시기에 그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것은 아님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은, 충분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으면서 단기 혹인 단일 사안에 대한 협업이 가능한 사람들이 컨설턴트이고, 그들의 서비스인 컨설팅이다.



✅ 무엇을 컨설팅받아야 하나


그것은 당연히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모든 스타트업과 창업자는 저마다 다른 고유한unique 상황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저마다 필요한 것이 다르다.

다만, 굳이 나눠 보자면, 마치 대학의 커리큘럼curriculum처럼 공통 과목, 전공 과목, 교양 과목과 같은 분류가 있기는 하다.


공통(필수) 과목

재무, 회계, 마케팅, 인사 같은 경영학의 일반과목 같은 것들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이 직접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쯤 컨설팅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기술기반의 스타트업이라면 더욱이 그렇다. 워낙 일반적인 과목이라 그런지 무료 강의도 많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턴트들도 많다. 가끔은 패키지도 있다.

나는 이곳저곳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니, 200명쯤 되는 컨설턴트들을 만나봤던 것 같다. 그중 절반은 피치pitch와 피치덱pitchdeck에 관한 것이었다. 느낀 것은,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참고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상반된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경우도 잦다.


전공 과목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속해 있는 산업군이나 업태에 따라, 또는 회수exit 계획에 따라 각기 다르다. 여기서부터는 굳이 내게 필요하지 않을 것을 알 필요가 없다. 학년life cycle이 높아짐에 따라 그 소요도 다르다.

창업자의 성향에 따라 심화하고자 하는 분야도 달라진다. 흔히들 말하는 약점을 보완할 것인지, 강점을 강화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이것은 컨설턴트의 진단과 처방에 따를 것이 아니라, 진단을 참고해 사례를 따져보고, 나의 결정에 따른 처방을 내려야 한다.

아쉽게도 이런 종류의 컨설팅은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 거의 없었고, 개인보다는 펌firm 단위가 많았다. 예를 들면 법률이 특허 전략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 가, 살면서 절대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 변호사 비용이라고...


교양 과목

정의하기 따라 달라지겠지만, 나는 비즈니스 매너나, 국제 문화, 정치 등을 꼽는다.


특별 과목

원하는 것이 구체적이고 분명한 경우라면, 예를 들어 특정한 지역/국가/시점/고객/종교/산업과 같은 것을 다루는 컨설턴트를 찾아 특별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로비스트lobbyist 또한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턴트이다.



✅ 어떤 (배경의)컨설턴트를 선택하여야 하나


다시 정의 문제로 돌아가, 서로 다른 배경career path를 가진 컨설턴트가 있다고 했다. 어떤 컨설턴트가 좋은 컨설턴트일까?

무조건 현업 출신의 컨설턴트들이 좋을까? 부정적인 경험으로 형성된 나의 시각에도 불고하고,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공통 과목의 경우는 탄탄한 이론과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풍부한 컨설팅 경험을 해 본 경우가 더 좋았다. 반대로 어떤 현업 출신의 컨설턴트들은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 바빴고, 가르치려 드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컨설턴트는 조언을 하는 사람이지 나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도르마무, 링크드인

링크드인에는 정말 많은 컨설턴트들이 존재하며, 꾸준히 자신들의 생각과 사례들을 포스팅한다. 누군가의 추천을 받았다고 무작정 컨설팅을 받기보다는, 팔로우를 하고 그들의 포스팅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면서 나와 결이 맞는지를 먼저 확인해 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의 씨앗은 시간이 지나면 그 뿌리를 뽑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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