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타트업의, 열팽창계수.

오늘은 피처링이 없어요.

by 아스파라거스

콘크리트와 철근은 열팽창계수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열에 의한 부풀음과 줄어듬이 거의 같다는 말이다. 서로 다른 두 재료의 이 우연한 닮음은 인류와 건축에 있어 큰 축복이라고 한다.


무슨 말이냐면,

열이라는 외부 요인이 콘크리트와 철근에 대하여,

팽창과 수축이라는 어마어마한 형태의 변화를 유발해도,

서로 딱 붙어서 하나처럼 숨 쉬듯이 늘었다 줄었다 하며,

콘크리트는 압축에 버티고, 철근은 인장에 버틴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철근 빠진 순살 콘크리트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다.)


만일 둘의 열팽창계수가 크게 다르다면,

둘은 서로 각자 살아보겠다며,

각자 버티는 힘인 응력stress의 크기를 키우게 되고,

그 힘이 내력을 넘어서면 본딩bonding이 손상되고 만다.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이다.)




조금 과한 비유 같기도 하지만, 조직과 구성원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비슷한 계수를 가지고,

마찰 없이 본딩을 유지할 수 있어야만,

서로의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특히나 팽창과 수축의 반복과 크기가 큰 스타트업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스타트업은 구속이 약해 자유롭게 팽창과 수축한다는 특성으로 인해,

응력이 내력을 넘어서 본딩이 손상될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그만큼 계수의 차이로 인한 본딩 손상의 확률이 크다.




나는 아직 솔로프리너solopreneur이다.

그럼에도 보틀리스의 창업자로서, 그 어떤 태스크task 보다도 팀team에 집착하는 것은,

결국 내가 바라는 바를 이뤄낼 것은 솔로가 아니라 팀이기 때문이다.


keyword
이전 27화스타트업의,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