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Variety books.
읽은, 읽고 있는, 읽으려는 책들 10권.
1. <Zero to One>
Peter Thiel: Paypal → Palantir, Mithril Capital
2. <The Hard Thing About The Hard Things>
Ben Horowitz: Loudcloud → Andreessen Horowitz(a16z)
3. <Blitzscaling>
Reid Hoffman: Paypal → LinkedIn, Greylock Partners
4. <Founders at Work>
Jessica Livingston: Y Combinator
5. <Secrets of Sand Hill Road>
Scott Kupor: Andreessen Horowitz(a16z)
6. <The Lean Startup>
Eric Ries: IMVU
7. <No Rules Rules>
Reed Hastings: Netflix
Erin Meyer: INSEAD(대학)
8. <The Sovereign Individual>
James Dale Davidson, William Rees-Mogg
9, 10. <Fooled by Randomness>, <Antifragile>
Nassim Taleb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운영하고, 성공시키는 방법을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보틀리스를 창업하고 나서 국내・외 다양한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오고 있다. 창업 초기는 대유행의 시대였기 때문에 국내 프로그램(일부 온라인 해외 프로그램)에 주로 참여했다. 자칭인지 타칭인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의 유・무료 행사를 열심히 좇아 다녔다. (지금도 https://www.k-startup.go.kr/ 에는 많은 행사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곳에서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었을까? 건방진 소리지만, 국내에서 진행되는 거의 모든 보육・교육 프로그램(개별 강의를 포함)이 솔직히 말하면 큰 도움은 안 됐다(창업자와의 세션을 제외하고). 특히나 나와 같이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는 이중국적(게다가 유럽)의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정보나 경험을 제공해 줄 만한 강의는 거의 전무했다.
물론 하나의 강의나 프로그램이 모든 스타트업에 맞을 수는 없다. 그 어디에도 같은 스타트업은 없기 때문이다. 창업자의 동기와 배경이 다르고, 사업의 분야domain가 다르고, 성장 단계가 다르며, 목표하는 바도 다르다. 그 밖에도 같은 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이 다르다. 허나,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 쓸모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깨닫게 된 나의 '필요'는 다름이 아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체계적인 분석들이었다. 예를 들어, Secrets of Sand Hill Road에는 저자이자,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파트너인 스콧 쿠퍼가 투자사(벤처캐피탈)의 생리에 대해 설명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매우 구체적이다.
목록에 있는 다른 책들과 그 저자들도 마찬가지다. 제로 투 원이나 하드 씽..., 린 스타트업과 같은 책들도 매우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무 지침서이다. 왜 실패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하다. 또 어떤 책들은 지금의 스타트업들이 기술과 사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배경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 역시 강의나 프로그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다.
나는 절대로 각종 지원사업에 어떻게 하면 선정되는지에 대해 배우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특히나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방법에 대한 강의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의 생존을 위한 지원인지, 지원을 위한 생존인지가 이미, 충분히, 너무도 헷갈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이 바닥에 있기를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그런데 아직 이 책들이 낯설다면... 나는 꼭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기왕이면 마냥 읽기보다, 배경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서 시작했으면 한다.(AI가 다 해준다.)
(페이팔 마피아와 앤드리슨 호로위츠, 그리고 나심 탈레브)
내가 읽은, 읽고 있는, 그리고 읽으려는 책들이 고작 둘 혹은 셋 정도 조직으로 압축될 수 있다는 것은, 그다지 새롭지도 않은 사실이다.
2000년 전후 2년, 페이팔의 멤버들은 지금의 스타트업이란 개념을 있게 했다. 스타트업의 철학과 창업가의 정체성을 확립하였으며, VC의 역할을 새로이 설정했다. 그리고 스타트업에 맞는 조직과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실패'에 대한 새로운 정의이다. 그렇게 페이팔 마피아들은 도메인을 떠나 모든 스타트업들의 자산이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이 여전히 이 바닥의 중추이며, 선봉에 있다는 것이다.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더욱 공고해졌다. 페이팔 마피아들은 페이팔 키즈들을 키워냈으며, 기술이 아닌 철학과 원리를 근간으로 세를 키우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것이 지극히 미국적이라는 것이다. 델라웨어 C-Corp의 정체성이 아니라면, 절대 그 판에 낄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