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현장소장은 언제나 백 氏.
성남에서 파주까지는 평일 낮시간 기준으로 왕복 3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그리고 나는 15분의 미팅을 위해 그 시간을 주저 없이 달린다. 왜냐하면 그곳이 나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배송해도 될 물건들을, 굳이 직접 가지고 간다. 왜냐하면 그곳이 나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갈 때에, 절대 동선이나 효율을 고려하지 않는다.
현장은 해결해야 할 문제와 문제에 대한 답이 공존하는 곳이라 믿기 때문이다.
제조기반의 스타트업에게는 두 종류의 현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생산 현장이다. 이 현장의 특징은 정기적이며, 순환적이고, 상시적이다.
내 경우, 개발은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 하지만 생산은 다르다. 제품을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다. 현장은 인력과 장비가 모여있는 곳이다. 사고 없이 정확하게 제품을 생산해 내는 것이 목적이다. 때문에 활기와 긴장이 함께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정과 절차를 구체적이고, 인과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오직 현장에서만 가능하다.
늘 현장에 있으려 하는 이유이다.
둘째는 영업 현장이다. 이 현장의 특징은 일정한 패턴이 없다는 것이다.
리드lead라 판단된 후에는 일반적인 관리 절차를 따르기는 한다. 하지만 리드가 되기까지는 체계도 절차도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특히 누구(무엇)로부터 시작되는지 도무지 알 수도, 예측할 수도 없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낚시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고객이 물고기라는 것은 아니다. 알려진 포인트라는 곳이 있고, 그곳에 많다는 어종이 있으며, 해당 어종이 좋아하는 미끼가 있다. 거기까지다. 던져진 미끼를 물고 안 물고는 온전히 물고기에게 달린 일이다. 이제부터 낚시꾼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다림 뿐이다.
여의치 않은,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도 굳이 법인까지 설립해 가며, 프랑스에 머물렀던 것도 그런 이유이다. 그곳의 나의 포인트였고, 그것이 나의 채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간, 그곳에서 나는 월척을 낚아 올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영업은 스타트업 창업자가 해야 할 가장 고유한 업무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고용된 구성원이나 외부의 에이전시에게 기댈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현장에서의 대화와 토론과 언쟁은 불필요함이 없으며, 간결하다.
나는 현장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