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경규 옹.
이전의 글(https://brunch.co.kr/@yichiwon/13)에서 마케팅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밝힌 바 있다.
내가 그것을 얼마나 어려워하는지, 필요로 하는 동시에 가벼운 태도를 얼마나 혐오하는지에 대해서 주절주절 써내려 갔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사실 지난 20년 넘게 비슷했다. 그때 그 표현대로 '공고'하기보다는 '정체'되어있다.
3년 전인가, 자신을 마케팅 전공자라 하는 사람을 고용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이 무엇을 하였나 하면, 일을 시작하기로 하고 이틀이 채 되지 않아 다수 SNS에 회사 이름의 계정을 열었다. 그리고 포스팅을 시작했다. 창업자인 나에 대해, 제품에 대해, 브랜드에 대해, 그리고 본인에 대해서도... 소재 고갈에는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볼 사람도 없고, 올릴 내용도 없는데, SNS 계정 열어서 포스팅을 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마케팅이었다.
인스타가 마케팅이오? 왜요?
나는 싸이월드 때 소비자 행동론을 배우고, 마케팅 원론을 배우고, IMC를 배웠다. 요즘은 의미도 없는 ATL과 BTL을 구분하던 때였다.
그래도 그때는 낭만이 있었다. 마케팅의 알파와 오메가는 결국 세일즈라는 것에 대동단결 했다. 그리고는 목적에 적합한 수단이 무엇인지, 수단에 적합한 방법은 또 무엇인지 고민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듯, 언제, 어디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낭만이 있었다.
지금은 마케팅이 필요하다 말하면, 인스타와 틱톡 계정부터 연다. 나도 계정 확보 차원에서 열어놓기는 했다. 그럴 수 있다. '물건 팔기'를 위해 내가 가진 병목을 인스타와 틱톡이 해결해 준다면 그럴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래야 내 물건을 잘 팔 수 있으니까. 그런데 과연 '마케팅'과 'SNS'사이에 '문제에 대한 인식과 고민'이 있었을까? 글쎄다. 내가 보기에는 포스팅을 위한 고민 밖에 없는 것 같다. 남들 다 하듯, 요즘 다 그렇듯, 나도 그렇게 해야겠는데 뭘 해야겠는지 모르겠는 데서 오는 고민말이다.
필요한 고민의 과정이 생략되었다. 그러다 보니, 목적과 수단이 뒤집어졌다. 마치 군대에서 전해지는 똥군기와 같다. 왜 하는지 아무도 모르면서, 모두 다 하고 있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나쁜 문화 같다. 본질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