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선 #7
겉보기와는 다르게 나는 나름 프로 쇼핑러다. 내가 즐겨 쓰는 서비스 중에 단연 호구 잡힌 서비스는 '텀블벅'과 '카카오 메이커스'. 주변 지인 기준 해비 유저에 해당한다고 자부한다. 내 주변 지인 한정이다. 그리고 나름 영업능력이 좀 있는지 내가 써보고 좋은 상품을 주변 지인들에게 장단점을 나열하며 소개하는데 메이커스에서 목디스크용 수면베개가 좋아서 소개했더니 스터디 멤버들 절반 이상이 구매했고 재밌는 독립출판물이 있어서 소개했더니 공동구매를 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선거철을 맞아 그동안 그저 찍기에 급급했던 나의 무지함을 타파하고자 텀블벅에서 '2018 전국 투표 전도'라는 독립출판물 프로젝트를 후원했고 토요일에 배송이 됐다. 그리고 그 날은 한 달에 한 번 아는 분들과 아무거나 하는 모임을 하는 날이었기에 이 책을 들고 눈누난나 모여서 소개해 주었는데 이걸 보고 청님이 중앙일보에서 의회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 보여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며 사이트를 공유해줬다.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인포메이션 프로젝트라는 생각에 나의 시선 7번째 이야기로 중앙일보의 '우리 동네 의회 살림'프로젝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동네 의회 살림 사이트에 접속해서 시/도, 시/구/군을 선택하면 우리 동네 의원님들이 어디에 얼만큼의 돈을 팡팡 쓰고 다니셨는지 요약된 정보로 제공해 준다.
돈을 어디다 썼는지 탈탈 털어보자는 콘셉트에 맞게 그래픽 디자인 역시 영수증을 모티브로 하고 있고 인터렉션 모션 역시 영수증이 출력되는 움직임을 모티브로 삼은 듯하다. 정보는 크게 지역정보 요약, 할동비/업무추진비/해외출장비/배지제작비/회식비/비품비의 내역을 공개하고 조례 제정 현황/지역 특이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더 털어보기를 하면 중앙일보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의 해당 콘텐츠가 담긴 포스트로 이동된다. 반응형 웹이라서 PC와 모바일 어디서든 접속 가능하다.
그럼 내가 살고 있는 은평구를 털어볼까?
나를 포함해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서 몰랐던 것일 뿐 기초 의회의 세금 사용 내역은 공개로 제공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공개하지 않는 지역도 있다. 왜 비공개인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공개정보를 긁어모아 이렇게 '탈탈 털어보자'는 콘셉트로 정보 디자인을 제공하는 점이 꽤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생각됐다.
다만, 정보를 텍스트로만 제공을 하기 때문에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 살짝 아쉽다. 모든 지역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다 보니 내부 인력으로 해결할 수 없었을 수도 있고 여러 사정이 있어서 텍스트로 밖에 제공할 수 없었겠지만 의회 살림이라는 것이 돈이고 돈을 표현하는 것은 곧 숫자다. 그리고 숫자 읽기는 일반 문자 읽기보다도 어렵다. 뭔가 친절하고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원해서인지 요약형이 아닌 구어체의 문장형을 쓰고 있지만(~할게요. ~있어요 등등) 구어체 문장에 중간중간 숫자가 섞이니 오히려 가독성이 떨어지는 듯하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그리고 정보에 대한 비교대상이 없다 보니 예를 들어 은평구의 의원 1인당 매월 399만 원의 활동비가 많은지, 적은 지, 적정 수준인 건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절대 비교가 될 수는 없겠지만 시/군의 전체 평균 정보를 함께 노출해주었다면 유권자가 정보를 판단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앞으로 계속 이렇게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과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유의미한 프로젝트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 이제 여러분의 지역도 탈탈 털어보고 6월 13일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자!
내 지역 의회 살림 탈탈 털기 : http://news.joins.com/DigitalSpecial/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