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이 Oct 04. 2024

Port Talbot, 자랑할게 노을뿐일까?

Pore Talbot, 영국 웨일스 우리 동네...

영국 South Wales의

Port Talbot(포트 탈벗), 내가 살고 있는 곳이다. 영국인들에겐 웨일스 남서부의 산업도시쯤으로 알려진 곳이다. 웨일스 수도 카디프와 30분 거리에 있는 아주 작은 소도시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제철소 중 하나가 이곳에 있다.

<현재 니스・포트탈벗(옆도시 니스와 통합됨)으로 불리지만, 오늘은 포트탈벗 이야기만 할 예정이다.>

 Port Tabot, 이름은 William Henry Fox Talbot<(윌리엄 헨리 폭스 탈벗),영국의 과학자, 발명가, 사진의 선구자> 가문에서 그들의 이름을 딴 Port Tabot 항구를 개장하면서 항구가 산업화로 급속히 성장하자 자연스레 도시 이름으로 사용된듯하다.


⇲ 포트 탈벗은 저지대 해안 평야 지역 그리고 언덕과 계곡 주변 고지대 지역으로 나뉘어있다. 한때 항구로 번성한 곳이지만,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런던 서부에서 시작된 M4고속도로가 읍내를 관통해 인근도시 스완지에서 끝난다. 사진 속 도심 위 고가도로가 M4고속도로다. 저 멀리 제철소 한 귀퉁이가 보인다.

↓ Port Talbot Parkwat(기차역), 영국 대부분의 기차역과 다르게 매우 현대적이다.

↓High St., 한적한 시골모습 그대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다. 우리 읍내는 도심보다는 도심에서 몇 발짝만 물러서거나 앞으로 나가면 볼거리가 넘치는 곳이다.


 Aberavon Beach(버라본 비치)로 나가보자.

해변은 스완지만 북동쪽에 위치해 있다.  긴 해변을 걷다 보면 건너편 스완지시가지가 보인다. 이곳도 웨일스 여느 바닷가처럼 파도가 높아 서퍼들에게 인기 많고,  2007년 블루 플래그 깃발이 꽂힌 곳, 그만큼 깨끗하고 안전하며, 깃발이 꽂힌 해변이 갖춰야 할걸 다 갖춘 곳이다. <블루 플래그 설명은 8화 참고>

아버라본 비치는 노을이 일품이다. 유난히 청명한 날,  서쪽 하늘이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면 급하게 차를 끌고 해변으로 나간다.  해 질 녘 노을이 바다를 물들이는 모습은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햇살의 강도에 따라 저녁노을은 다양한 빛으로 바다를 물들이며 사람들을 바다로 불러들인다.

이곳에 이주하고서 가장 날 매혹시킨 건 저녁노을과 원시림 같은 숲이 품은 강이었다.

용광로에서 막 흘러나온 쇳물처럼 검붉은 해는 서쪽 바다로 막 스며들고 있었고, 그 숨 막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깊은 탄식 같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검붉게 노을 진 하늘을 그대로 투영해 주는 바다가 없었다면 어쩔 뻔했을까?  


⇲ 광활한 숲 속으로..., 집에서 몇 발짝만 나서면 강을 품고 있는 원시림 같은 숲이 있다. 집 앞 언덕 아래로 판강이 흐른다. 강줄기는 온통 숲이 감싸 안고 있다. 숲 속으로 들어가야 강을 만난다. 그 숲을 헤치고 작은 오솔길들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작은 실개천에서 미쳐 강으로 빠지지 못한 물들이 모여 숲 속 군데군데(아래 사진처럼) 늪을 만들어 놨다.

숲은 여름엔 시원함을, 가을엔 쓸쓸함과 고독을, 겨울엔 웅장하게(우기에 비가 많이 내려 물줄기가 거칠다.), 봄에는 여리 여리한 모습으로 찾는 이들을 맞이한다.


↓ 강가로 내려가 낚싯대만 던지면 영화(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이 찍히는  곳이다.

↓강을 따라 걷다 보면 강 주변에 앙증맞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 하늘 한번 쳐다보고, 땅 한번 쳐다보고..., 걷고 또 걷는다.

    걷는 게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 건가?

    왜 그동안 이 행복을 모르고 살았을까?

    그래,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  Margam Abbey(마감 수도원), 이 수도원은 1147년 글로스터 백작( 헨리 1세의 사생아)이 세웠지만, 1536년 영국왕 핸리 8세의 가톨릭 탄압으로 수도원은 해체되었고, 이 지역 지주였던 라이스 맨셀(헨리 8세의 체스터 법무관)에게 매각했고, 후에 맨셀가문의 모계 후손인 텔벗 가문으로 넘겨진 곳이다. 현재는 손상되지 않는 본당과 나머지 부분은 대부분 폐허인 채 남아 있다.


↓ 수도원 본당은 현재도 여전히 교회로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폐허로 남아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아릅답기만 하다.


⇲ Margam Stones Museum(마감 스톤 박물관)

⇲박물관은 Margam abbey옆, 웨일스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학교를 스톤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는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켈트족 석조 십자가 켈렉션 중 하나를 보관하고 있고,  30여 개의 비문들과 십자가 석조물이 대부분이다. 석조 유물들은 19세기에 컬렉션으로 조립된 것이다. 비문을 직접 읽지는 못했지만 해석문 읽는 동안은 사뭇 진지해졌다. 내 비문에 들어갈 문구도 짬짬이 생각해 가며...,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오니, 웨일스 지방의 초기 기독교 역사를 "십자가 켈렉션" 이 직접 일어나 내게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듯 한 느낌이다.


↓'로마의 비문'은  막시미누스 황제 연도인 309-3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9년 Port Talbot 근처 로마 도로에서 발견됐다.  

 → 비문 해석문에는 "무적의 황제, 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 플라바우스 발레리우스

     막시미누스의 통치 기간에 건립됨".으로 적혀있다.


→ 뒷부분 해석문 : 여기에 Cantusus가 잠들다. 그의 아버지는 Paulinus이다.

→ 십자가 석판, 서기 600년에서 900년 사이에 만들어졌다.


→ 십자가 석판, 서기 900년에서 1100년대 만들어졌으며, 켈트족 특유의 기하학적

     키 패턴의 석조 조각품



⇲ Magam Country Park &  Margam Castle

↓ 성은 현재 보수 중이다. 1층만 부분적으로 개방해 뒀다. 로비에서 D-Day 노르망디 상륙작전 관련 추모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붉은 양귀비꽃은 전쟁 중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기 위한 상징적인 꽃이다.

   <성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그때 브런치 스토리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 Port Talbot에서 가장 아름답고 넓은 공원

Margam Country Park(마감 컨트리 공원) 부지에는 웨일스의 지주이자 사업가, 정치인이었던 Clristopher Rice Mansel Talbot(이하 탤벗)을 위해 지어진 조지 왕조 후기 시대의 대 저택과 부속건물들이 산재해 있다. 한때는 Talbot가문 소유였지만, 가문은 이 넓은 부지와 저택을 웨일스에 기부해 웨일스 인들의 휴식처로, 현재는 포트탈벗 자치구에서 관리하고 있다. 부지 내에는 앞서 소개한 Margam Abbey와  탈벗 가문의 본거지였던 Margam Castle 그리고 18세기에 지어진 오렌지 온실(Orangery, 오랑제리)등이 있다.


우리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는 곳이다. 그만큼 캐슬을 품고 있는 넓은 숲과 정원 등 어느 곳 하나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하게 아름답다.

<성은 1830년부터 1835년까지 5년에 걸쳐 지어졌고. 현재 특별 역사적 관심사 공원 및 정원 등록부에 1등급 관리 보존 건물로 등재되어 있다. 공원부지는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다.

↓ Orangery(오랑제리), 불어로는 orangerie(오랑주리) 온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프랑스 오랑주리 미술관일 거다. 본래 오렌지나무 온실로 쓰였던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이용한 것이다. Margam부지에도 감귤 나무 컬렉션 공간(오렌지 나무 온실)이 있었다.  

17세기에 오렌지, 석류, 바나나와 같은 열대 과일이 유럽 항구에 대량으로 들어온다. 이러한 식물은 혹독한 유럽 겨울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 오랑제리 온실이 만들어진다.  당시 온실을 가진다는 것은 부와 사치의 상징이었다. 세월이 흘러 기술의 발전으로 오랑제리는 겨울철 식물을 보관하는 방이나 카페, 미술관,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는 고전적인 구조물이 된다.  이곳 또한 오렌지나무는 흔적도 없고, 연회장이나 결혼식장으로 쓰이고 있다.

↓ 오랑제리를 뒤로히고  캐슬로 오르는 작은 오솔길, 난 이 길이 좋아 부러 이 길로만 이동한다. 이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캐슬 뒤쪽 출입구가 나온다.

↓ 마감 캐슬, 성보다 꽃들이 더 아름답다. 꽃이 있어 성이 더 빛난다.

   영국의 건축역사학자 John Newman은 자신의 저서 'Buildings of Wales'에

   Margam성을 한마디로 정의해 뒀다.

  "Margam은 웨일스에서 비교할 수 없는 건축과 조각의 축적을 가지고 있다."라고...,


↓ 부지 안 호수로 가는 길, 저택 왼쪽 언덕에 거대한 인공 호수가 있다. 온갖 종류의 새들과 식물들의 낙원이다. 

계곡에서 흘러드는 물을 모아 만들어진 호수다.


↓  Afan Forest Park(아판 산림공원) 웨일스에서 가장 좁고 아름다운 계곡 중 하나인 아판 벨리의 경사면에 자리 잡고 있다. 한때 석탄 채굴 광산이었지만 1970년 문을 닫고, 1972년에 산림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현재는 박물관과 폐쇄된 철로, 석탄을 나르던 전차, 채굴기 등 광산의 흔적들이 조금 남아있다.

브런치에 잠깐 소개했었지만, 영국의 산악자전거 명소중 한 곳이다.  다양한 산악자전거 트랙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자전거뿐 아니라 보행자도 숲 속에서 공원 안 이곳저곳을 탐험할 수 있다.

↓ 숲 속의 모든 길은 자전거 트랙이다.


↓ 우리는 아직 자전거를 타보질 못했다. 조만간 도전해 보고 싶지만 언제가 될지?  

숲 산책을 마지고 숲 속 마을에 있는 아름다운 카페에 들렀다. 오래된 교회였지만 교회는 문을 닫은 지 수십 년이 지났고, 카페로 변신해 자전거 마니아들 뿐 아니라 우리처럼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이 마지막 코스로 들러 차를 마시고 한숨 돌리고 가는 곳이다.

↓ 자, 다시 숲으로 들어가자!

되돌아가는 숲길은 다른 산책로를 선택했다.

뽀송한 담요처럼 부드러운 초록 이끼가 나무를 숲을 감싸 안고 있다.

↓ 숲 초입엔 나의 명이나물 밭도 있다.


↓ Bankey(방시) 그라피티 벽화, 영국의 예술가 Bankey가 Port Talbot 체철소 근처 주택 차고 모서리에 그린 벽화다.  

< Banksy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아티스트다.  잉글랜드 브리스톨에서 태어난 그의 작품에는 사회 문제와 부조리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풍자가 담겨있다.  전쟁, 과도한 소비주의, 동물학대, 이주, 오염, 인종차별 등 다양한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

벽화 'Season's Greetings'는 한때 영국에서 환경오염이 가장 심한 지역이었던 이곳에 밤사이 그가 나타나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표현한 벽화를 그려 두고 떠났다.

2018년 Port Talbot 제철소 근처  차고 벽에 방시가 그린  작품이다. 행복해 보이는 아이가 입으로  눈송이를 받아먹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것은 벽화의 한 면일뿐, 다른 부분 벽에 쓰레기통이 불타고 눈송이는 쓰레기통에서 나온 더러운 재였다.  

애석하게도 차고 주인은 벽화를 수집가에게 10만 파운드에 팔아버린다. 조건은 작품이 포트탈벗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그림은 3년 동안 이곳에 머물다 결국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다. 한때 이곳에 머물다간 작품이다. 웃픈 현실이다.

Money는 인간에게 어떤 의미일까?

알면서도 이런 질문이 나온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의 고향

Sir 서니 홉킨스, 앤서니 홉킨스는 Margam Park가 있는 동네가 고향이다. 

  이분의 영화 양들의 침묵을 보고는 펜이 아니 될 수 없었다. 그 후 그의 영화는 다 본 듯.

  엘리펀트맨, 84번가의 연인, 가을의 전설, 남아있는 나날, 닉슨 등등......,

  앤서니 홉킨스는 1993년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에게서 기사작위(Knigh Bachelor)

   를 받았다.  


목요일 마감을 하루 넘기고, 이제 올립니다.

갑자일이 생겨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정신없게 글도 올립니다.

오탈자 걱정도 되지만, 일단 올려야겠어서 급히 올립니다.

못다 한 우리 동네 이야기는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 하나하나 소개할 예정입니다.

꿀잠 주무시고요. 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