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이야기 각론3-성과관리|전문성

Feat. OKR

by Opellie

잠시 쉬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그동안 HR이라는 일에 대해 생각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다시 가져보려 합니다. 늘 그렇듯 생각이 멈추는 순간 이야기도 멈출 수 있습니다. HR에 대한 제 머릿속을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 여덟 번째 이야기 주제는 성과관리 | 전문성입니다.


"Opellie는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해?"

2016년 3일 과정의 교육을 마치고 3일간 함께 했던 분들과 저녁 식사 자리였습니다. 엔지니어로 분야는 다르지만 저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한 분이 저에게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당연히 손사레를 치는 저에게 그 분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전문가인데, opellie는 전문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어진 그분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그분은 엔지니어로서 오랜시간 일을 해왔고 그 분야에서 나름 자리를 잡았다고 했습니다. 주목해야 하는 건 "기존에 배운 것으로 먹고 산다"는 표현이었습니다. 더 이상의 학습을 할 필요가 없는 상태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분은 저에게 계속 학습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전문성이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엿볼 수 있는 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애덤 그랜트 교수님의 『What frogs in hot water can teach us about thinking again』이라는 TED영상입니다.

위의 영상에서 교수님은 『자신있는 겸손함 Confident Humility』라는 단어를 이야기합니다. 그는 이 단어를 『스스로의 약점을 인정할 만큼 충분히 자신의 강점에 자신이 있음 Confident humility is being secure enough in your strengths to acknowledge your weaknesses』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 전문성은 겸손함이라는 단어로 설명합니다. 겸손함이란 우리가 아는 것에 대한 자신감과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의 두 가지로 이어집니다. "스스로의 약점을 인정할만큼 충분히 자신의 강점에 자신이 있음" 이라는 문장과 그 맥락을 같이 합니다.


그런데 조직에서 우리들의 전문성은 다른 전문성과 서로 연결됩니다. 전문성과 전문성이 연결되어 One Team으로서 조직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자신있는 겸손함confident humility 은 우리들의 전문성과 다른 이들의 전문성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각자가 '자신있는' 전문성을 존중/인정하는 것으로 동시에 서로가 모르는 것을 서로가 자신있는 분야를 통해 보완해주는 역할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8-4.Expertise&humility.png


전문성의 제도화

1)전문성의 정의 / 구체화

'자신있는 겸손함'을 전문성의 key로 둔다면 이를 어떻게 HR이 제도화할 수 있을까요? 전문성의 제도화를 위해 본 글에서는 경험학습의 개념을 사용하려 합니다. 경험학습은 크게 직접경험과 간접경험, 추론을 통한 학습의 3가지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험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재료로 생각을 통한 학습을 진행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경험학습 과정을 제도로서 만들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전문성이라는 요소를 HR제도로서 만들 수 있고 이러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개인의 전문가로서 성장과 그 전문성에 기반한 조직의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만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전문성의 제도화 관점에서 본 글에서는 경험학습을 3가지 영역으로 재분류를 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8-7-1.TET.png

Teaching Area

말 그대로 단방향으로 지식과 스킬을 전달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지식과 스킬들로서 종전에 직무명세서 등을 통해 접했던 항목들에 해당합니다.

Experiencing Area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전에 경험해야 할 직무, 경험 등을 말합니다.

Thinking Area

teaching과 experiencing을 재료로 직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세 영역에 대한 contents를 도출했다면 다음은 이들 컨텐츠를 기반으로 담당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정의하게 되며 이들 역량에 대한 수준정의leveling을 할 수 있게 됩니다.

8-5.전문성제도화.png

이러한 구조로 성과관리 영역에서의 contents를 간단히 만들어보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8-5.전문성제도화 예시.PNG

사실 역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역량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역량의 개념을 사용하는 이유는 보다 구체적으로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고 구성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일 겁니다. 구체성이 낮을수록 더 많은 사고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가 만일 이러한 연습이 안되어 있다고 판단된다면 역량이라는 다소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을 활용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2)전문성의 HR제도화

전문성의 개념과 레벨링 작업이 진행되었다면 이를 활용해 구체적인 제도를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직급제도의 설계와 관련하여 작성했던 내용과 연결되며 대략적인 개념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8-6.전문성승급제도.png

위의 개념도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건 노란색 음영으로 표기된 영역입니다. 기존에 우리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의 승급제도에서 보통은 직급별 체류년수와 평가등급기준의 두 가지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했었지만 전문성을 기반으로 그 전문성 수준을 진단함으로써 해당 분야에서 직무전문가로서의 성장과 조직 내 공식 리더로서의 성장 두 가지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S/R은 분야 스페셜리스트라면 L/R은 계층적 역할을 포함함을 말합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하는 건 전문성없이 경력이 늘어나면서 리더가 되는 모습은 적어도 오늘날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음을 말합니다. 리더들도 상위계층으로 이동하면서 더 이상 실무를 몰라도 되는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무를 아는 것은 기본으로 갖추어야 함을 말합니다.


이렇게 전문성을 이야기하다 보면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 경험의 대부분이 그렇듯 IT, 유통, 서비스 산업군에서 경험을 기반으로 하므로 제조 등의 장치기반 산업이나 장치 / 절차가 중요한 산업에서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전문성에 기반한 제도의 구체적인 모습은 산업 등의 특성이나 일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에 동의합니다. 만일 해당 직무에서 일의 반복성에 기반한 숙련도가 성과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면 혹은 사람이 가지는 생각의 유연성보다 정해진 장치나 절차 등이 중요한 요소라면 전문성의 구체적 모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8-8.Humility.png

그러나 이러한 경우라 하더라도 전문성이 가지는 공통된 특성은 동일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바로 겸손함 humility라는 개념입니다. 겸손함이란 일에 잇어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돌아볼 줄 아는 것을 포함합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최근 뉴스 등을 통해 접하는 사고 등을 보는 제 관점이기도 합니다. 분명 정해진 절차 등이 있음에도 경험을 통해 그것들이 중요함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키지 않음으로서 발생하는 사고들 말이죠.


전문성의 차이와 보상

전문성이란 학습의 개념을 기반으로 합니다. 따라서 전문성은 특정 시점에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들은 각자가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해가는 과정의 서로 다른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타인과 비교'하거나 '타인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 관점에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만드는 것일 겁니다. 따라서 본 글에서 이야기하는 전문성은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의 차이를 인정함을 전제로 하며 HR제도는 그 차이를 보상 등의 제도로서 구체화할 수 있게 됩니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고성과자-저성과자가 연결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전문성의 차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함께 고려해야 할 개념으로 잠재력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단어에 대하여는 앤드루 그로브의 하이아웃풋퍼포먼스의 일부 내용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체합니다.

관리자가 피해야 할 큰 함정은 '잠재력이라는 덫'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성과를 평가해야 하지 잠재력을 평가하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잠재력은 본질이라기보다는 외양이다. p248


A라는 일만 10년 넘게 했던 분이 있었습니다. 매년 연봉은 올랐고 그가 하는 일은 1년차일 때와 10년이 넘은 지금 다르지 않죠. 이유는 이미 업무가 매뉴얼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신입사원도 조금만 하면 동일한 수준의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A라는 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분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동일한 업무와 동일한 산출물을 내는 1년차와 10년차의 보상 수준의 차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매뉴얼화하는 동안 고생했으니 그 차이를 인정해야 할까요? HR프랙티셔너로서 우리들은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해야 할까요? 전문성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우리가 한 번 생각해볼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문성 개념을 고민하기 시작한 건 2016년 후반기부터였습니다. 서열화 / 등급제에 기반한 개인에 대한 상대평가제도를 폐지하고 전문성 수준을 정의하고 해당 수준을 기반으로 승급제도를 설계하여 운영을 했습니다. 사실 당시에도 최대한 자료들을 찾아보며 제도를 검토했지만 많이 제한적이었었지요. 이후 대학원 과정 등을 경험하면서 당시의 제도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위의 이야기들은 지난 5년 정도의 시간동안 나름 정리해왔던 생각들의 개괄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전문성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신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HR이라는 분야에서 일을 하며 느끼는 건 생각보다 변화가 느린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데이브 얼리치는 오래 전 그의 책에서 제시한 HR담당자의 역할로서 변화관리자를 제시했지만 HR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변화를 리딩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저 역시나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성 개념을 적용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좋은 말이지만 여전히 좋은 말로만 남아 있는 모습이 있기에 현장에서는 늘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전문성에 대한 생각들이 조금 더 활발하게 HR 영역에서 논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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