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X HR]
연결하기: 말과 입증의 시간

인사팀과의 대화, 인사팀장과의 대화

by Opellie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본 [픽션 X HR]은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입사를 했지만 인사팀장으로 입사가 아닌 팀원으로 입사를 했다. 공식적으로는 조직문화 담당자이다. 이미 조직에는 인사팀장이 있었다. 나보다 어리긴 했지만 그녀 역시 HR에 대한 진심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조직에 합류한 건 팀장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함이다. 개인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사팀에서 온보딩 업무 맡고 있는 Jay입니다. 인사 경력이 많으시니 잘 아시겠지만 간단히 OJT를 진행하려 합니다."


첫 출근하는 모든 입사하는 사람들과 마찮가지로 입사 첫날 1시간 가량의 OJT를 받는다. 공용툴 안내와 계정 등을 안내받고 자리를 안내 받으며 첫 출근을 시작한다. 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건넨다.


"인사경험이 많긴하지만 회사에 대해서는 제가 모르는게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OJT가 끝나고 인사팀장님과 티타임을 한다.


"반갑습니다. 인사팀장하고 있는 Kai입니다."


"저보다 경험도 많으신데 제가 팀장을 하는 상황이라 저도 조심스럽네요"


"역할은 나이가 아니라 잘할 수 있음을 기본으로 하죠. 잘 부탁드립니다."


간단한 인사와 더불어 대화를 이어간다.


"그런데 조직문화가 뭘까요? 조직문화 담당으로 소개받긴 했는데 겅력을 보면 조직문화보다는 HRM경력이 대부분이시라, 솔직히 저와 포지션이 많이 겹치시는 것 같기도 하고... ..."


인사팀장님은 조금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팀장이지만 한편으로 자신도 성장에 대한 니즈를 가지고 있었고 그런 관점에서 나에게 가지고 있는 기대가 있었지만 반대로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녀가 맡고 있는 포지션과 중복되는 상황에 대한 불안함 역시 가지고 있었다.


"조직문화는 이것이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정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사람, 조직의 상황, 특성, 지식이나 경험 등에 따라 크고 작은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조직문화를 '우리 기업이 일 하는 방식'으로 정의합니다. 조직문화 담당자라고 말하는 건 '일 하는 방식'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역할이라고 말할 수 있고, 보다 구체적으로는 성과관리제도를 재설계하고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렇죠"


인사팀장님의 짧은 반응에는 앞선 두 가지 반응과 연결된 서로 다른 감정이 담겨 있었다. 하나는 그동안 자신이 하고자 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속상함이었고 다른 부분은 만일 잘 진행이 된다면 자신도 좀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였다. 그리고 그 감정들 속에는 일종의 불안감도 존재했다.


"팀장님, 저는 지금 제가 일종의 프로젝트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프로젝트는 기한과 산출물이 정해져 있죠. 일정 기한 안에 정해진 산출물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프로젝트의 성과는 기한과 산출물의 AND 조건인거죠."


"그렇죠"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구성원도 필요가 없게 되겠죠"


"아마도요"


"네, 제가 그 프로젝트의 유일한 구성원입니다"


처음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다 믿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조차도 때로는 모르는 부분이 있는데 이제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를 믿어달라고 말하는 것만큼 무모한 일도 없다.

지난 시간에 어느 개발자분과 대화를 나누며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앞으로 우리는 뭘 해야 할까요?"


"우리 일을 해야죠"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움켜쥐고 있으면 우리 자리를 유지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게 과연 맞는 일인지 모르겠네요"


"아니죠. 우리가 해왔던 일들은 아직 그 일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이제 하나씩 일을 경험해가는 친구들에게 넘기고, 우리는 일을 새롭게 만들어야죠"


난 그 개발자분이 나에게 해준 말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입장 역시 다르지 않다. 내가 하고자 하는 건 내 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닌 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 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려는 건 일종의 변화관리다. Kurt Lewin의 이론을 빌어보면 얼음이 현재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얼음이 물이 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고체인 얼음은 쉽게 변하지 않으며 잘못 다룰 경우 얼음이 깨져버리기도 한다. 조직 혹은 그 조직의 구성원 누군가는 상처를 입게 됨을 말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건 얼음이 움직일 수 있는 물이 되게 하는 것, 그리고 그 물이 이동하는 지점이 현재 보다 나은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것, 이 두 가지이다.


"팀장님, 제가 들어온 건 팀장님이 그동안 무언가 잘 하지 못하셔서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얼음이 다음 지점으로 이동하려면 물로 변하거나 혹은 물리적인 힘이 작용해야 할 겁니다. 얼음이 물이 되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움직일 수 있지만 고체인 얼음상태라면 다른 힘을 사용해야 하죠. 제가 할 일은 팀장님을 포함해 구성원분들이 스스로 움직이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그 상태에 다다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마감되는 거죠"


첫 만남에서 온전한 신뢰를 만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이후의 시간을 통해 내가 입증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팀장님 제가 워크숍을 하나 준비를 해보려고 합니다. 각 직무별로 워크숍을 분리해서 진행하려고 하는데요. 조직도를 보니 조직 구성이 기능조직으로 되어 있어서 각 팀 단위로 진행을 하면 될 듯 합니다."


"네"


"그래서 말인데요. 인사팀이 가장 먼저 하면 어떨까요?"


"그게 좋겠네요. 아무래도 인사가 먼저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좀더 대응이 수월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 워크숍 일정에 대해서 팀 내에 일정 의견 수렴하고 캘린더에 등록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해주세요"

DALL·E 2023-09-26 10.46.08 - “Steampunk digital art of an explorer with their airship, using rich textures and detailed elements.”.png


Q.E.D

지금까지는 말(speech)의 시간이었다

이제 행동으로 입증(proof)할 시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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