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님과의 대화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대표님, 조금 전에 리더십 스타일이 차이를 만든다고 하셨었죠"
"그렇죠"
"어떤 스타일 차이가 있다고 보세요?
"음. 딱 이거다는 아닐 수 있지만 예를 들어 영업 쪽을 보면 대체로 수직적인 분위기가 강해요. 권위나 카리스마에 기반한 리더십이라고 할까요. 일종의 군대와 같은? 구성원의 의견들을 듣는 듯 하지만 결국 리더가 생각한 대로 움직이죠. 반면 마케팅은 좀 달라요. 조금 더 밝다고 해야 하나요."
"대표님 혹시 '대행사'라는 드라마 보신 적 있으실까요?"
"어떤 드라마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다 보진 못했고 부분 부분으로만 봤어요"
극 중에 전무가 최상무와 고상무가 각각 이끌고 있는 팀의 회의를 방문하는 장면이 있다. 극 중 표현으로 '간 보러' 방문하는 장면이다. 최상무가 이끄는 회의는 외형상 깔끔하다. 광고의 콘셉트와 방향성도 명확해 보인다. 반면 고상무가 이끄는 회의는 정신없고 복잡해 보인다. 광고 콘셉트, 방향도 못 잡았다. 전무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첫 반응도 확연히 다르다. 최상무가 이끄는 회의에서는 일을 하다가 전무가 들어오자 회의의 메인이 일에서 전무로 바뀌었다.(어쩌면 본래 이 회의는 일이 아닌 최상무가 메인이었을지도 모른다) 반면 고상무의 회의에서는 일이 무조건 먼저다. 전무가 들어오자 "누가 회의 중에 문을 벌컥 열어"라고 말하는 주체가 고상무가 아닌 CD이다. 잠시 몇 개의 드라마 영상을 보여드린다.
"극 중 최상무는 외형상 매우 젠틀한 모습을 취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상황에서는 말이죠. 외형상 최상무는 흔히 하는 표현으로 '나이스한' 상사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고상무는 '독종'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회의를 준비한 팀원들의 노력은 아랑곳하지 않고 팀원들이 방금 붙여 놓은 아이디어 페이퍼들을 모조리 찢어버립니다."
"극 중 최상무와 고상무, 둘 중 어느 리더에게 좀 더 점수를 주시고 싶으신가요?"
"주인공이 고상무이긴 한데 팀원들이 방금 붙여 놓은 아이디어들을 다 찢어버리는 건 리더로서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동의합니다"
"그런데 이 장면도 한 번 보실까요?"
극 중 광고주 PPT 2일을 앞두고 밤샘을 하는 고상무와 팀원들의 모습이 담긴 클립이 있다. 광고 PT를 제대로 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조CD가 고상무가 뒤에 있는지도 모른 채 일종의 푸념(?)을 하고 있었다. 그걸 본 고상무의 반응은 어땠을까. 해당 클립을 보여드린다.
해당 장면에서 조CD의 노트북 화면을 확인한 고상무는 적어도 그 상황 속 팀원들에게는 다소 공포스러웠을 수도 있는 '집합'을 한다. 조CD의 문구를 확인한 팀원들이 '혼나는 상황'이라 인식했던 그 상황에서 고상무는 이렇게 말한다 '여론과 기적이라'
"최상무는 기본적으로 말과 행동, 의사결정을 할 때 그 방향성을 자기 자신에게 두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굉장히 나이스한 말과 행동으로 포장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합니다. 겉과 속이 다르죠."
"반면 고상무는 기본적으로 말과 행동, 의사결정을 할 때 그 방향성을 '일'에 두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것이 일의 성과로 연결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게 다소 과격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본인의 생각이 명확해지면 설명 이전에 행동부터 하기도 하죠."
"그런데 고상무와 최상무를 놓고 보면 그 리더를 따르는 사람들의 모습도 나누어집니다. 출세를 원하는 사람과 일을 잘하고 싶은 사람으로 말이죠."
"그걸 어떻게 알죠"
"드라마 대화에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잠을 잤더니 생기가 넘치네'라는 고상무의 말에 '잠이 아니라 희망이 생겨서 그렇죠'라는 조CD의 답변 등을 통해서 말이죠"
"최상무는 외형상 나이스하지만 겉과 속이 다르고 고상무는 상대적으로 딱딱해 보이지만 겉과 속이 같습니다. 기업의 성과라고 하는 목표가 명확하고 그 목표를 팀원들에게 공유함으로써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죠. 최상무와 일하는 이들에게 있어 목적은 최상무에게 잘 보여서 승진하는 것이지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동일한 절차와 양식으로 구성된 세션을 운영하고 계시지만 리더마다 차이가 있는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리더는 이 세션을 하는 이유(성과, 목표)를 알고 있고 그 목표에 적합하게 방향성을 정해놓고 소통을 하고 있고 어떤 리더는 왜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혹은 이렇게 하는 게 의미가 없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제도로 하라고 하니까 하는 척을 합니다. 외형상 동일하지만 그걸 바라보는 팀원들은 리더가 진심인지 형식적인 말과 행동인지 알 겁니다."
"말씀하신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서 대표님과 대화에서 리더를 이야기하면서 '일을 중심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도 지금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죠"
"제 경험을 하나 더 이야기드리면,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던 것과 비슷한 세션을 참석했던 적이 있었어요. 팀리더는 해당 세션의 시작을 항상 구성원들이 먼저 말하도록 하게 했습니다. 자신이 먼저 말하면 자신의 말이 기준이 되어 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죠. 하지만 해당 세션이 마치고 나서 팀원들은 항상 이야기를 했어요. 팀 리더는 팀원들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으면서 자꾸 의견을 물어본다고 말이죠. 아마도 해당 세션에서 만족도가 높지 않은 조직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역시나 어렵네요. 사실 창업 초기에 영업부터 시작해서 그래도 나름 각 직무들을 조금씩은 다 해봤고 그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도 하는데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사람은 더 어려워지는 듯합니다. 사실 다른 직무들을 하면서 남은 게 인사인데 가능할 줄 알았는데 갈수록 어려워요"
인사가 어려운 이유는 인사에는 보이는 영역 이외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는 상호작용이 활발해지고 다양해질수록 그 보이지 않는 영역은 더 많아진다. 이 보이지 않는 영역이 10여 년 전만 해도 그리 중요한 영역이 아니었다. 보이는 것만 다뤄도 경영이라는 활동이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과거와는 다른 인사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러한 현상을 잘못된 것, 나쁜 것으로 단정 짓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흐름'이라는 건 특정 누군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암묵적인 목소리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에 있다.
"Rey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습니다. 말씀하시는 내용들에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여전히 말로 하는 이야기와 현실에서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 있어요. 다만 저도 한 가지는 어느 정도 확신을 갖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Rey가 인사라는 일에 진심이라는 점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 우리 같이 일을 해보시죠."
그리고 난 지금 기업 구성원분들에게 입사인사를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인사팀에 새로 합류한 Rey입니다. 인사를 담당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조직문화, 성장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사는 구성원분들의 참여를 필요로 합니다. 앞으로 자주 이야기 듣고 인사가 가지고 있는 생각도 자주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의 픽션 X HR의 부제는 '대표이사님과의 대화'입니다.
이후 픽션 X HR의 부제는 '구성원분들과의 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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