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소~~~는 누가키워~~ 소는!!
회사에는 어디에나 '빌런'이 있고, '돌아이'가 있고 '호들갑쟁이' 들이 존재한다. 어린나이의 나는 묵묵히 제몫의 일을 해내는 이들이 맞다고 생각하고 나도 그 과였다. 묵묵히 일하면 누군가는 알아주겠지. 어떤 일을 호들갑을 떨며 생색을 꼭 내야 내가 실력자임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겠지.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무슨 일을 하던 호들갑을 떨어대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생색'
1. 다른 사람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거나 자랑 할 수 있는 체면.
2. 활기 있는 기색.
나는 '생색' 을 내는 것이 '꼰대'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색을 들으면서 일하는 것이 '빈수레가 요란하다' 라는 의미로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생색'을 잘 내는 사람, 일명 호들갑쟁이들 위주로 돌아간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프로젝트를 하다가 우연히 광고 창이 떴는데, 그걸 지나가던 상사가 봤다. 다른 사람이 내 모니터를 계속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 본 광고창이 인상에 남아 '노는 놈'이 될 수도 있다.
언제나 일을 열심히 '만' 하려했던 나에게 누군가 전해줬던 일화를 떠올린다
두 사람에게 스님이 물을 길어오라고 시켰다.
한사람은 얼른 물을 다 길어놓고 자신의 시간을 가졌다.
다른 한사람은 조금씩 물을 길어오면서 스님이 안볼때 쉬고, 설렁설렁 물을 길어다놓았다.
결국 하루가 마감이 되고 스님은 일찍 물을 다 길어놓고 쉬는 사람을 나무랬다.
빨리 일을 다 해놓고 쉬는 사람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말했다.
물을 빨리 다 길어놓는게 목표가 아니라,
스님은 우리가 물을 계속 나르고 있다는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라고.
일을 빨리 다 끝낼 필요가 없다고.
고용주들은 고용된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를 원한다. 아무리 능력이 좋고 다른사람들을 챙겨도 어필하지 않으면 모르는 세상이다. 내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그럼 소오~~~는 누가 키워
개콘의 전성시대에 개그맨 박영진이 "소는 누가 키워"라는 유행어를 유행시킨적이 있다. 시대가 흘러서 코미디빅리그로 자리를 옮긴 개그맨 박영진은 "소는 누가 키워"의 또다른 버젼을 내놓고 있다.
갑자기 생색과 호들갑을 얘기하다가 "왠 소?"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소키우기. 누가 하는 일인가? 누가 요즘 소를 키워?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는 누가 그걸 하는데? 라는 의문점을 갖게 하는것에 포인트가 있다.
회사일에는 자신과 관계되지 않으면, 누가 그걸 하는지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생색과 호들갑이라는 것이 필요한 지점이다. 그 일을 누가 결국 하냐는 것이다.
"생색내기"
"호들갑떨기"
이 두가지는 직장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계속 부탁을 거절하던 사람이 부탁을 한번 들어주면 굉장히 고마워하지만, 계속 무리해서 부탁을 들어주던 사람이 안되겠다고 하면 사람들은 욕을 한다. 그런데 함정은 너무 거절만 하면 일을 안하려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참 어려운 딜레마다.
특히 호들갑을 떨거나 생색을 잘 내지 못하는 '유리멘탈' 들 중에서도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에게 이 문제는 굉장히 고민되는 포인트이다.
호들갑을 마케팅하자
20대때는 멋모르고 당했다 치자. 그래, 나이가 무슨 소용이냐 하지만 나이를 떠나서 이제 35살이 되면 호들갑도 마케팅할때가 되었다. 나를 세일즈 해야하는 나이이다.
1. 타겟팅
주요 타게팅은 나의 상사가 되겠다. 나의 고가점수를 관리하는 상사를 상대, 혹은 나에게 프로젝트를 주고 그것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되겠다. 아무리 내가 생색을 내도 나를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앞에서 하는 것만큼 제대로 된 호들갑(=생색)이 아닐 수 없다.
2. 타이밍
타게팅을 제대로 했다면, 이제 타이밍이 중요하다. 일을 시키자 마자 바로 호들갑을 떨어야 할지, 시킬때 호들갑을 떨어야 할지, 조금 시간이 지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호들갑을 떨어야 할지는 본인의 상황과 성격에 맞게 해야한다. 타게팅 한사람에게 제일 잘 먹히는 시간에 해야한다. 관리자도 바쁘고 신경쓸 틈이 없는데 가서 생색을 낸들 오히려 밉상이 될 수도 있다
3. 호들갑의 표현
이제 제일 어려운 표현의 단계이다. 프로젝트로 치면 실행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호들갑이나 생색을 내보지 않았던 사람으로는 이 단계가 제일 힘들다. 어떻게 호들갑을 떨어야 하나. 여러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
- 나의 생각을 어필하기
관리자 앞에서 내가 이런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까하는데 피드백을 달라 혹은 어떤 조언이나 생각을 구한다는 식의 생각 어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나 혹은 막히는 부분에서 써먹을 수 있다. 점심시간이나 커피타임도 활용할 수 있다. (단, 타게킹 대상자가 함께 있어야한다)
- 행동을 어필하기
관리자가 내 자리를 지나간다. 혹은 찾아온다 하면 이런 행동을 어필 할 수 있다. 고심하기. 열일하는 모습 보여주기. 난잡한 책상도 한몫한다. 대신, (다른때에는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어야 한다) 한숨과 혼잣말 스킬을 쓸수 있다. (상황과 장소에 따라 역효과도 난다) 간혹 전화로 지금의 상황을 어필할 수도 있고, 자신이 했던 일들에 대해서 메일과 메신저로 보고 하고 있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말로 관리자에게 보고를 하면서 다른 이들도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듣게 한다.
-일이 많다고 상황 어필하기
이 부분은 주로 일이 넘어올때 사용할 수 있다. 나의 힘듬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지금 이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다른 프로젝트가 넘어올때 기존에 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다시한번 어필하는 점이다. 이 점은 다른 여러팀들이 프로젝트 의뢰를 하러 올때 사용가능하다.
4. 피드백
사실 자신의 상황과 성격에 맞는 호들갑 스킬을 찾기는 시도를 해봐야 알 수 있다. 어떤 방법을 어떻게 쓸지는 단타로 쳐보고 주변 회사 동료들의 성격에 따라서도 변화될 수 있다. 그래서 마케팅을 해야하는 것이다. 마케팅을 실현하고난 뒤에는 KPI 분석과 같은 피드백을 잘 반영해야한다. 먹히지도 않는 헛짓거리를 하지 않기위해서는 시행착오의 기간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회사생활에서는 호들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액션으로 전화도 하거나 말로 보고를 하고 자문을 구하고 저사람이 "일하고 있다" 라는 느낌을 줄 필요가 있다.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무슨일을 하는지 관심을 두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안타깝게도, 회사는 생색을 더 잘해고 호들갑을 잘 떠는 사람에게 기회가 많이 간다. 아부를 잘하는 사람, 생색을 잘 내는 사람, 호들갑을 잘 떠는 사람. 이 살아남는다.
생색내는 일이 꼰대가 되는 것같고,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30대가 되어서 알았다.
회사에 묵묵히 헌신하면 헌신짝처럼 버려진다는 말은 사실이다.
유리멘탈들이여, 일어나라
반짝반짝 얼마나 잘비춰지는지 너의 능력을 뽑내라!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힘든지 어필해라!
결국 회사는 너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관심없다. 얼마나 힘들다고 잘 생색내고 호들갑떠는지만 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