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ziiii May 28. 2024

일요일 아침부터 요가하면 좋은 이유



 일요일 아침부터 야외 요가하기


영희쌤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된 야외 요가 클래스


평소 자주 가던 서서울 호수공원에서 요가를 하게 될 줄이야. 평소 달리기를 자주 하러 가던 공간이라 익숙함과 친숙함이 잘 섞여있는 곳이다. 여기서 한두 번 정도 누군가 요가를 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알고 보니 그 누군가가 열게 된 요가 클래스였다. 



항상 다른 목적으로 방문하던 곳에 좋아하는 것을 들고 찾아갔더니 새로운 동지를 만난거 같아 너무 기쁘고 설렜다. 지우 선생님은 이곳에서 아사나보다는 '호흡'에 집중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날도 먼저 호흡에 집중을 하고 이후에 아사나를 시작했다. 여기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어디로 시선을 옮겨도 맑은 하늘이 있고, 바람이 코끝에 스치면 풀잎향이 머무르고, 주변에서 들리는 경쾌한 소음 같은 것들이 모든 집중을 마음 안으로 밀어넣기 딱이었다. 



명상을 하면서 과거의 주말 안에 있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전날 늦게까지 놀면 늘어지게 잠을 자던 모습, 피곤한 표정으로 놀러나가는 모습 딱 두 가지 정도로 크게 벗어나는 그림이 없었다. 그러다 종종 토요일 오전에 요가를 하고 집에 오면 개운한 행복감이 하루 종일 떠다닌 기억도 났다.



피곤을 깨워서 매트에 앉아만 있어도 그때부터는 수련이 된다. 호흡만 잘 다듬어도 집중과 아사나를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다. 그런데 가끔 호흡을 아예 하지 않거나, 불규칙한 리듬에 몸과 마음에 불편함이 달라붙게 되면 그날 수련은 끈적하한 땀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날은 공간이 주는 기운이 맑고 선해서인지 몸과 마음에 아무것도 걸쳐지지 않은 자유로운 기분이 잘 느껴졌다. 뜨거운 볕이 들다가도 바람이 불면 열을 식히면서 코끝에 풀향이 머물다가 사라지고를 반복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위에서 아래로 쳐다보는 시선보다 자연이 내려다보는 기운에 좀 더 집중하기 수월했다.



아침부터 평온함을 잘 쌓아두면 하루의 시작도 내일의 시작도, 그 주의 시작도 평화와 집중이 반복된다. 그래서 작은 빈틈에도 쌓은 것들이 잘 새어나가지 않게 된다. 오전 수련이 주는 평온함과 집중을 잃고 싶지가 않다. 만약 회사에 가게 되면 새벽에 혼자 수련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끝나고 지우쌤이 나눠주신 간식과 쿨타월


야외 요가를 처음 열었는데 와줘서 너무 고맙다며 손에 선물을 한가득 주셨다. 수업도 무료로 진행하셨는데 이렇게 선물까지 챙겨주시는 마음에 따뜻함이 배로 느껴졌다. 이곳에서 종종 달리기도 하고 요가도 하신다고 하셨는데 왠지 자주 뵙게 될 것 같다. 동네에 친구가 생긴 것 같아 기쁘다.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방울이 막 떠다니길래 봤더니 멀리서 작은 귀염둥이가 방울을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여기는 가족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아기들이 많다. 소소한 방울 몇 개로 동화같은 분위기와 행복을 함께 선물해줬다.



아기한테 선물주러 가는 영희쌤



야외 요가는 확실히 매번 느낌이 다르다.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그날의 찰나 같은 이벤트들 덕분에 기억 안에 선명히 잘 저장된다. 이날은 해가 들었다가 사라졌다 반복하면서 인과 양이 모두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코에 스치는 바람과 풀향에 기분이 향긋했고 구름낀 하늘과 푸른 빛이 무성한 나무를 보면서 평소 피로했던 생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주말 아침을 여는 요가는 성실함을 쌓아가기 참 좋은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하늘과 바람, 소리, 향 등을 몸에 연결시키면 마음도 평온과 연결되기 시작한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좋다. 새벽에 해도 좋겠다는 율학쌤의 의견에 공감 백만개를 얹어두고 싶다. 한다리 건너면 다 알게되는 요가 세상. 나중에 율학쌤 빈야사도 들으러 가고, 공원에서 지우쌤과 또 요가를 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반복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