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tech 세일즈맨
나는 세일즈를 기반으로 tech 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그 경력을 쌓아 지금 10년 차까지 왔다.
경력이 오른 만큼, 나름 만족할 만한 연봉을 받고 있다.
어느 회사를 가든 인정받았고, 그 인정 속에서 버텨왔다.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엔 이런 질문이 맴돈다.
‘나는 그만한 일을 하고 있는 걸까?’
돌이켜 보면, 내가 여기까지 온 건 아마 Yes맨으로 살아오며, 주어진 일은 어떻게든 해내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은 안 될 걸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나보다 꼼꼼했고, 지식도 많았다.
아마 그래서 ‘아직 우리는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안다.
하지만 B2B 사업은 100m 단거리가 아니다.
이건 마라톤이다.
그것도 42.195km보다 더 긴 거리를, 여러 명이 나눠 뛰는 경기다.
내가 생각하는 세일즈의 역할은, 맨 처음 주자로서 경쟁자들과 나란히 달리며 트랙의 상태, 날씨, 변수들을 체크해 뒷 주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같은 팀의 주자들은 다 잘 달리는 사람들이다.
경쟁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매일 바뀌는 날씨와 도로 상태, 그리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가장 먼저 캐치해 팀이 더 잘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부딪쳐 본다.
날씨와 도로, 변수들은 결국 시장 속에서 우리 제품이 마주하는 수많은 VOC가 된다.
그걸 수집하고, 대비책을 세워, 결국 팀이 가장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하게 만드는 것.
그게 내가 잘하는 일이다.
물론 준비 없이 나가서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올 때도 있다.
조금 덜렁거릴 때도 있다.
그럼에도 어떤 결과값은 가져온다.
이게 내가 세일즈를 하며 배운 것이고,
또 나만의 방식으로 잘해온 일이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방식이 지금 있는 곳에서도 도움이 될까?’
그리고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라는 비교.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그냥 직장인에 맞지 않는 사람일까?
아니면 아직 내 방식이 빛날 무대를 찾지 못한 걸까?
아직 이 질문에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잘 달리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