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우의 대사가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따라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고, 우리의 일상에서도 재미삼아 주고받게 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나 역시도 한 팀원의 업무를 검토하며 업무 메신저에
"좋았어! 진행시켜!"라는 말을 했다가 잠시동안 모든 팀원이 웃음바다가 되었던 적도 있었다.
'좋았어! 진행시켜!' 어찌 보면 이 말속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잘했다 너무 좋은데? 이대로 가자!"
"아이템이 좋은걸? 한번 맡아서 해봐!"
"브라보! 굿! 너무 좋다 문제없겠다"
일을 하면서 팀장님이 시원~하게
"좋았어! 진행시켜!"
이 한마디를 나에게 해준다면 정말 신나게 일할 맛이 나지 않을까?
팀장의 입장에서는 팀원의 생각을 들어보니, 큰 문제를 찾을 수 없었고, 진행에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진행시켜! '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빈틈도 보이지만
"괜찮아!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커버할 수 있으니 마음껏 한번 해봐!"
그만큼 어떤 어려움들이 있을지 충분히 알고 있고, 나의 경험으로 충분히 대비가 가능한 수준이기에 팀원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라는 이야기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팀원의 업무를 검토하면서 당시 내가 느꼈던 생각을 떠올려보면 "좋았어! 진행시켜!"라는 말 한마디의 기준과 강도는 팀원의 성장 수준에 따라 모두 달랐던 것 같다.
1. 나의 생각과 일치가 되었을 때(내가 예상하고, 기대했던 수준을 보여줬을 때)
2. 내가 고민하고 있었던 것에 대한 답을 정리해서 제시했을 때.
3.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생각하여 제시했을 때
4.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부여할 때가 왔다고 느낄 때.
좋았어! 진행시켜! = 그래 내가 생각한 게 맞았네!
팀원의 결과물을 받아보며 검토할 때,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나타날 때가 있다.
내가 업무를 부여하며 팀원에게 기대했던 것이 팀원의 업무결과로 나타날 때이다.
"이 부분은 이 팀원에게 맡기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내가 틀리지 않았구나!"
내가 지금 팀원 각자의 강점을 잘 보고 있고, 팀을 올바르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얻게 된다. 팀원의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만족감의 비중이 더 크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좋았어! 진행시켜! = 이 친구 제법이네.
여러 팀원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유독 내가 갖고 있는 고민과 생각들에 관심을 가지는 팀원이 있다.
한마디 이야기를 나눌 때도 언제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마치 나와 고민을 같이 하는 것처럼 대화가 잘될 때가 있다. 이렇게 팀장과 생각의 흐름이 일치된 상태에서 팀원에게 일을 맡기게 되면 마치 내 생각을 정리해 온 것과 같은 결과물을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된다.
나의 고민과 생각을 잘 알고 있기에, 자신이 맡게 되는 업무마다 그 고민을 담아내고자 노력한 흔적들이 보이는 것이다.
그런 결과물을 확인하다 보면 나 역시도 뒤죽박죽이었던 스스로의 생각이 정리될 때가 많아진다.
결국 팀원의 결과물을 보고 나 스스로의 고민의 답이 풀리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좋았어! 진행시켜! = 이 친구와 이야기를 자주 해보면 도움이 되겠구나!
팀원과의 생각과 고민의 공유가 깊게 되면, 이젠 눈빛만 보아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가 있을 정도로 깊은 정서적 교류가 이뤄지게 된다. 이런 팀원과 함께 일을 하게 되며 스스로 제안하는 업무들을 보면, 팀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팀장의 수준정도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팀장이 생각하고 있는 업무 확장의 범위를 넘어 더 폭넓은 범위를 제시하거나, 팀장이 제시하는 피드백에 대한 높은 수용도를 기반으로, 제시한 수준 이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깊이 있는 고민들을 하게 된다.
이는 분명하게 업무 결과로 연결된다. 마치 팀장은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처럼 팀원을 인식하게 된다. 점점 신뢰가 가고 이젠 업무에 관해 조금 더 내 속마음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유는 분명하다. 이 친구와 대화하면 할수록 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좋았어! 진행시켜! = 고맙다! 이번일도 잘 부탁한다!
팀원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고 일을 맡겼을 때 불안감보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게 되면, 팀원은 정말 든든한 내 버팀목이 되어준다. 이제 팀원이 팀장 스스로가 의지할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것이다.
어떤 일을 맡겨도 내가 하는 것만큼 고민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 확신을 갖게 될 때이다.
이젠 팀원에게는 기존의 역할성보다는 조금 더 큰 역할을 부여해야 할 때가 왔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책임이란 것이 더 이상 부담만으로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팀원이 성장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역할의 확장과 책임부여를 통해 팀원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게 될 때이다.
팀장으로서 가장 뿌듯할 때가 언제일까?
그것은 팀원의 성장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몸소 느끼며, 이를 통해 팀의 성과가 높아지게 될 때가 아닐까?
좋았어! 진행시켜! 우리의 업무현장에 이런 말들이 자주 들린다면 팀원들도 각자 신나게 일하면서 팀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