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 투어가 보통 1시 30분에 끝나서
성가족성당 내부입장은 보통 3시~3시 30분쯤 예약한다
우린 3시 30분에 예약했고,
30분 전 입장 가능하다고 해서 여유 있게 들어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사그리다 파밀리아
Eixample, 08013 Barcelona, 스페인
사실 10년 전쯤엔 성가족성당
내부 설명까지 포함된 투어를 했었다
안에도 봐야 할 게 많고 설명들을 게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비싸더라도
내부까지 같이 가는 상품을 예약했는데
MC 투어에서 갑자기 내부 입장이 안되어
그거 빼고 야경투어를 넣어주겠다는 것...
마이리얼트립에 다른 건 다 내부 입장이 없었고..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결국 아빠랑 둘이 들어가서 관람했다
빛에 따라 스테인드글라스에 반사된 빛이 달라진다
모든 게 다 웅장하고 종교적 신앙과 영험?까지 느껴졌다
그중에도 가장 인상 깊은 건 스테인드글라스였다
햇빛이 빵빵한 스페인에서 양껏 빛을 머금은
스테인드글라스는 거의 천연 조명과 같아서
마치 천국의 아름다움이 이런 걸까 싶기도 했다
천장 보라고 거울을 비치해놓음 굿굿
전 세계 언어로 쓰인 주기도문
카메라를 돋보기 삼아 한국어를 찾고 있다
천천히 사진 찍으면서 여유롭게 봤는데
3시에 입장해서 4시 30분에 나왔다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은 약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할 듯
잘 구경하고 집 들어가는 길에
또 맥주랑 간식거리 사다가 숙소로 돌아감
아침 일찍 일어나느라 힘들었고
많이 걸어 다니느라 고생해서 호텔 들어가서
각자 휴식 타임(=낮잠)
중간중간 이렇게 쉬는 시간을 가져줘야지
남은 하루가 윤택하게 흘러간다
비단 아빠의 체력이 아니라
나에게도 꼭 필요한 시간... 넘나 힘드로...
믿기지 않겠지만 오후 8시 30분의 바르셀로나 하늘
지나가다 들른 서점 윤작가가 책 한 권 삼
밤 조명이 더 이쁜 까사바뜨요
낮잠 후 컨디션 끌어올리고 저녁 먹으러 나감
분명 저녁 8시가 넘었는데도
해가 넘어갈 생각을 안 해서
자고 일어났는데도 낮이어서 시간을 번 기분..
낮에 봤던 건물들 복습하면서 산책 슬슬하며 걸었다
Chao Pescao
ChaoPescao
C/ del Consell de Cent, 318, L'Eixample, 08007 Barcelona, 스페인
가이드님이 추천해 줬던 해산물 식당
아빠도 해산물 좋아하고 바르셀로나가 항구도시다 보니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방문했다
직접 재료를 고르고, 양을 정하고, 조리방법을 말하면 되는데 이걸 다 영어로 해야 한다니...
분명 이런 식당이 새로운 경험인 건 맞지만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여러 블로그 후기들을 봤는데
직원들이 영어 잘하고 어찌어찌 찰떡같이 알아들어서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해서 방문!
들어가자 보이는 신선한 해산물들로
눈이 똥그래졌다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는데...
너무 친절하게 말을 많이 해서 절반은 못 알아듣고
스팀/프라이 말고 또 뭔가 있을 것 같은데
말이 짧아서 더 요구를 못했음 ㅠ
리뷰에서 맛있어 보이는 거 시켜 먹고 싶었는데
아빠가 또 독불장군 스타일로 변해서
거의 총괄 셰프처럼 고르고 조율하고 내 의견 묵살함
주문하고 옆으로 이동하래서 가면
반찬 같은 곁들임 음식과 음료 주문하는 곳
생선을 먹으니 나는 화이트와인을 주문했는데
아빠는 맥주를 시켰다
이쯤 생각한 건데
아빠는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하는 듯
맨날 숙소에서 자기 전에 유럽에 왔으니 와인 많이 마셔봐야지 하면서
맨날 "원 비어"를 외친다
생선 주문할 때 직원이 뭐라고모라고 해서
솔직히 이해 안 가고 뭔 말인지 몰라서 오케이 했는데
이게 나와버림;;
판콘토마테 인데 생각보다 맛있다??
오히려 좋아~!
홍합, 토마토, 스튜
오징어, 프라이, 갈릭소스
피쉬, 그릴
프라운, 그릴
정신없이 주문한 것 같은데
어찌저찌 메뉴가 다 잘 나왔다
생선 살도 두툼하고 싱싱해서 만족한 식사였지만
아무래도 해산물 식당이다 보니
야릇한 비린내가 났지만 참을만할 정도였다
화이트와인은 한 잔씩 파는 하우스 와인을 시켰는데
4~5개 중 암거나 따라주는 듯...?
첫 번째랑 두 번째 와인이 달랐다
원래 이런 건지 모르지만
난 여러 개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주문이 약간 빡세긴 했지만 뭐 만족...
Bobby's free
Bobby's Free
C/ de Pau Claris, 85, L'Eixample, 08010 Barcelona, 스페인
밥 먹고 나와야 드디어 해가 지고 달이 떴다
드디어 나왔다
이번 스페인 여행 중 가장 맘에 들었고
가장 재밌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Bobby's Free★
암비트호텔 근처에 있는 칵테일바여서
저녁에 시간 되면 가야지~ 했는데
생각해 보니 오늘밖에 시간이 안 될 것 같아서
피곤하다고 아빠는 먼저 짐 갖고 들어가고
나는 혼자 칵테일바에 들어갔다
인스타에 비밀번호가 있으니 꼭 확인하고 가라는 말에
이상하다.. 무슨 말이지 싶었는데
입장도 순서대로 받고, 입장하니 평범한 바버샵?
직원이 "무슨 일로 오셨나요~ 헤어컷 하러 왔나요~?"
대충 이런 멘트를 했던 것 같다
그렇다 여기는 바로 ☆시 크 릿 바!!☆
바버샵인척 하고 진짜 칵테일바는 숨겨져있는 곳
내적 관종인 나는 이런 상황극도 너무 재밌었고
"다 알고 왔어~ 비밀번호도 보고 왔어~"
하니까 웃으면서 비밀의 문을 열어주며 입장!!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bobby's free 바의 풍경
와 진짜 영화에서만 봤던 그런 컨셉과 분위기
복작복작 사람들도 많은데 거의 다 외국인이라
마치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처럼
나 혼자 새로운 세계에 똑 떨어진 기분이었다
브라이덜 샤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친구끼리 와서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사람 구경 재밌었다
혼자여서 바 자리로 안내받았고
여러 메뉴들 중에 베스트셀러로 주문함
바텐더들이 진짜 전문가여서 샷 하나 따를 때도
퍼포먼스가 장난 아니었다
쉐킷쉐킷은 당연함 보는 내내 사람을 홀림
easy speak bar? 여서 뭐 편히 말 걸고 하는 건데
내 옆에 있는 금발 미국인 중년 여성분이
조금 취기 올라서 혼잣말을 열심히 했다
유교 걸로서 살짝 경계했는데
어쩌다 보니 워얼 알 유 프롬 하면서 서로 말 틈
40대 캘리포니아 걸 이었는데
이름이 카미?였다 일본어로 신 이란 뜻
분위기도 좋고 낯선 사람과 하는 부담 없는 대화라
술도 들어갔겠다 영어 봉인 해제되어서
같이 폭풍 수다를 떨었다
나는 아빠랑 여행 왔는데 생각보다 넘 힘들고
아빤 불평불만이 너무 많고, 뭘 해도 만족해 하지 않아..
등등.. 얘기했는데
생각해 보니 거의 일주일 만에 내 감정, 힘듦을 상대방에게 육성으로 얘기한 게 처음이라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응어리가 풀어지는 느낌도 받았다
와, 이게 힐링이고 치유구나
아빤 안전한 호텔에서 잘 쉬고 있고,
난 한 블럭 거리의 분위기 좋은 칵테일바에서 술 마시고
내 말을 공감해 주고 잘 들어주는 사람이랑 얘기하고
진짜 기분 좋다..
얘기하다가 갑자기 음악이 바뀌더니
조명을 바꾸더니면 박수 치고 호응하면서
퍼포먼스까지 함...
넘 행복해서 눈물이 나요...
카미가 내 이름도 물어봐서 그냥
"난 젠이야~" 하니까
�♀️"거짓말! 그거 한국 이름 아닌데?!"
"허거겅 어떻게 알았어! 한국 이름이 발음이 어려울까 봐 그냥 젠이라고 한 거야!!"
�♀️"난 패션 쪽에 일해서 한국인들이랑 일을 많이 했거든 그래서 한국 이름을 많이 들었어"
한국 공감대까지?
흑흑 너무 신나요
더 놀고 싶지만 이미 시간도 거의 12시였고
아빠도 걱정할 것 같아서 카미랑 같이 나가기로 함
근 데
아까 아빠한테 짐을 다 맡겨버려서
지갑이 없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접시 닦는다고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하지..
워시.. 디시.. 노.. 머니...
근데 갑자기 삼성페이 생각남!!
설마설마했는데 다행히 결제가 됨ㅠ
마지막까지 에피소드 만들고
밖에서 카미랑 굿바이 허그하고 호텔로 감!
새로운 경험에 흥분된 감정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숙소 들어와서 재잘재잘 아빠한테 얘기했는데
"야 너 그렇게 재밌는 델 혼자 가냐, 치사한 놈"
현실로 돌아왔다. 급 우울...
정말 미드나잇 인 파리 같은 순간이었다
항상 로망처럼 꿈만 꿨던 그런 순간들을
이렇게 우연히, 뜻하지 않는 곳에서 이루고
눈 깜짝하니까 현실로 돌아오는 것까지...
아마 오래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출처]아빠랑 스페인여행 11일 일정 Day8 바르셀로나 가우디투어/MC투어/El Glop가우디점/chao pescao/bobby's free|작성자 유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