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매일 같이 어울렸던 동네 선배가 있었다. 한때는 학생운동도 했으며, 위장 취업으로 노동운동도 했던 신념 하나는 뚜렷한 선배였다. 40살이 넘었을 무렵부터 선배는 이유도 없이 점점 시력을 잃어갔다. 45살이 되었을 때 선배는 하얀 지팡이를 흔들며 서울 맹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학교에서 점자도 배우고, 안마도 배웠다. 선배는 형수와 남매를 책임지는 집안의 가장이었다. 늦은 나이에 배운 안마는 벌이보다 체력 소모가 더 큰 난관이었다. 몇년이 흘렀을까?환갑이 지난 선배는 더 이상 안마를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선배는 집에서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모처럼 선배가 보고 싶어 술 한잔하자고 전화했다. 아파트 입구에서 선배를 기다렸다. 멀리서 휴대폰 플래시가 길게 흔들렸다. 선배가 하얀 지팡이를 흔들며 걸어오는 중이었다.
휴대폰 플래시는 누구를 위한 빛이야?
물론 상대방을 위한 빛이지.
배려가 넘치네.
오해하지 마. 나를 위한 배려일 뿐이야.
소주를 좋아하는 선배의 잔이 빌 때마다 잔을 채워 놓는다. 그리고 앞접시에 안주를 내려놓는다.
앞접시에 치킨 올려났어. 내가 양보하는 닭다리야.
괜한 짓 했어. 나는 골뱅이가 좋아.
일단 먹어. 다음 안주로 골뱅이와 소면 올려놓을게.
요즘 뭐 해?
음악 듣지.
심심하겠다.
익숙해졌어. 괜찮아.
고독해?
이러다 부처가 될 것 같아.
선배, 얼마 전에 아들하고 또 싸웠어.
너는 도대체 나이가 몇인데 허구헌날 아들하고 싸우냐?
선배, 아들이면 아버지 말을 무조건 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세상에 무조건이 어디 있니? 찬찬히 이야기해봐.
선배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그려진다.
술취한 선배는 지팡이를 접고, 나의 팔을 잡고 걷는다. 밤하늘을 쳐다본다. 달빛이 우리 앞을 비쳐주고 있었다.
달이 아주 밝아. 보름달 인가 봐. 3미터 앞에 보도블록 턱 있다. 턱에 다다를 무렵 나는 작은 소리로 외쳤다. ‘턱.’ 선배는 조심스럽게 턱에 올라섰다. 집 앞 엘리베이터까지 함께 가서 층을 눌러주고 돌아섰다.
사람들은 9번 은둔자 카드를 광야에서 지혜를 구하는 모세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은둔자를 선배로 본다. 우리는 넘치는 정보와 자극 속에서 진정한 지혜를 찾는 법을 모르고, 진짜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도 서툴다. 선배는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며 진짜 자아를 찾아가는 은둔자와 같았다. 그의 고독은 그저 쓸쓸함이 아니라, 영적 성장의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선배가 더 이상 이 고독 속에 갇히지 않았으면 한다. 지팡이를 접고 내 팔을 붙잡고 걷던 그 순간처럼, 선배가 누군가의 팔을 잡고 함께 걸어가길 바란다. 내면의 지혜는 외롭지 않을 때 더욱 빛나지 않을까 생각하며, 선배의 고독이 가벼워지길 바란다.
1. 고독과 내면의 탐구
은둔자는 종종 고독을 선택하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상징합니다. 이는 외부의 소음과 방해를 차단하고, 자기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2. 지혜와 통찰
은둔자는 지혜를 찾고 진리를 깨닫는 과정을 나타냅니다. 이 카드는 혼자 있는 시간이 지혜를 얻고,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데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3. 휴식과 재충전
은둔자는 때때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외부 활동이나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잠시 멈추고,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4. 내적 갈등과 고민
이 카드는 내적 갈등이나 고민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5. 영성의 탐구
은둔자는 영적인 탐구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명상이나 영적 성장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며, 자신의 삶의 목적이나 방향을 찾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결론
은둔자는 자기 성찰과 내면의 탐구를 강조하는 카드로,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으려는 노력을 상징합니다. 이 카드가 나타날 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