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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
'평창동계올림픽'

56부. 5G 조기 상용화 바람

by 김문기

"평창동계올림픽을 5G로 치르겠다."


2015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조연설자로 나선 황창규 KT 회장은 느닷없이 깜짝 발표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세계 최초 5G 시범 올림픽으로 치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1)


당시에는 아직 5G 표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차세대 통신기술로 올림픽이라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게다가 KT는 2013년 평창동계올림픽 주관통신사로 선정될 당시에도 대회 통신망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을 뿐, 그 어디에도 5G에 대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표준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ITU가 비전 발표를 한 후 3GPP가 2017년부터 표준을 제안하기로 한 로드맵 상으로 볼 때, KT의 선언은 너무도 빨랐다. 표준이 없는 상태에서 5G 기술을 개발해 올림픽을 치르더라도, 그 기술이 국제 표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자칫 한국만 고립되는 ‘갈라파고스’에 빠질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노키아, 인텔, 버라이즌 등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자들과 손잡고 표준 생태계에 최대한 근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목했다. 이들과 함께 5G 자체 표준인 ‘5G SIG’ 규격을 완성했으며, 이 규격이 3GPP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생태계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평창을 향한 ICT 진심과 K-ICT 올림픽 구현 전략


과거 소치 동계올림픽이 개인 단말 시청을 자유롭게 하는 ‘BYOD 올림픽’, 런던 올림픽이 SNS 기반의 ‘소셜 올림픽’을 표방했다면, 평창의 또 다른 명칭은 바로 ‘ICT 올림픽’이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14년부터 ‘평창 ICT 동계올림픽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2015년 5월에는 기존 계획에 AI와 VR 등 신규 유망 분야를 추가해 첨단 ‘K-ICT 올림픽’ 구현 전략의 밑그림을 그렸다.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열린 평창올림픽에서는 세계 첫 5G 시범 서비스를 기반으로 경기 중계, 관람, 시스템 운용 및 관제, 보안에 이르기까지 IoT, VR, AR, AI, 홀로그램 등 첨단 ICT 기술이 접목되었다. 특히 UHD 방송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장면을 전 세계로 송출했다.


정부와 KT 등 이동통신사는 시범 서비스를 위해 28GHz 주파수 대역을 실험국 주파수로 지정하고, 상용 수준의 5G 단말 지원을 위한 시범 서비스망 연동에 심혈을 기울였다. 대상 지역도 경기장 주변은 물론 프레스센터, 인천공항, 광화문 등 주요 거점으로 넓게 설정했다.


또한 트래픽 폭증에 대비해 이용자 밀집 지역에는 초고속 와이파이를 구축했으며, 인천공항과 경기장 등에는 IoT 인프라를 구축해 입출국부터 경기 관람까지 개인 맞춤형 편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자율주행 셔틀버스와 드론 레이싱 실시간 제어 등 새로운 서비스 시연도 이어졌다. 강릉 월화거리에는 IoT 파노라마, 스마트 미디어월 등을 배치해 실환경에서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IoT 스트리트’를 조성하기도 했다.


올림픽 경기 방송은 지상파 4K UHD로 실시간 중계되었으며, 위성방송을 통한 8K 시범 서비스도 선보였다. 당시 최정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평창 ICT 올림픽 추진단장은 "5G에서는 시청자가 보고 싶은 장면만 골라 보는 참여형 방식이 가능하며, 이는 ICT가 스포츠 관람 방식까지 바꾸는 것"이라며 아시아의 5G 주도권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 ICT 올림픽, 평창'의 완성


2018년 1월 31일, KT는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홍보관을 개관하며 5G 시범 서비스 준비 완료를 선언했다.2) 당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세계 최초의 성과를 축하했다.


평창올림픽 인프라의 근간이 된 5G SIG(평창 규격)는 2017년 말 3GPP가 완성한 5G 최초 표준인 NSA(비독립모드)에 일부 포함되었고, 향후 도입될 SA(독립모드) 1차 표준에도 다수 적용되었다. 특히 28GHz 대역의 밀리미터파 기술과 4G-5G 연동 기술이 주목받았다.


비록 5G SIG가 3GPP 규격과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평창에서 실제로 운영했던 초고주파 기술과 연동 경험은 이후 5G 표준뿐만 아니라 KT가 수월하게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레퍼런스가 되었다.


2019년, 상상력을 현실로 바꾼 5G 상용화


이 성과는 2019년 MWC에서 황창규 회장의 역대 3번째 기조연설을 통해 다시 재조명되었다. 그는 4년 전의 약속을 지켰음을 선포하고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공언했다. 그는 5G가 궁극적으로 사람을 위한 기술이자 인류의 진보에 기여하는 기술이 되어야 하며, 몇 년 안에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결과는 사실 국내 이통 3사가 일찌감치 연구개발(R&D)에 매진해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2019년 3GPP의 5G 1차 표준 승인에 따라 각 통신사는 CEO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5G 전담반’을 신설했다. 1위를 수성하려는 SK텔레콤, 평창을 통해 역전을 노리는 KT, 3위를 벗어나려는 LG유플러스의 경쟁은 그렇게 세계 최초 타이틀을 향한 불꽃으로 이어졌다.


부록 : 평창 ICT 올림픽 주요 기술 및 성과

자체 표준 수립: 삼성전자, 인텔 등과 협력한 ‘5G SIG(PyeongChang 5G Special Interest Group)’ 규격 개발.

핵심 주파수: 28GHz 초고주파(Millimeter Wave) 대역 실험 및 시범 운영.

실감형 콘텐츠: 싱크뷰,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 VR·AR 기반 경기 관람 서비스 구현.

인프라 확장: 경기장 주변뿐만 아니라 인천공항, 프레스센터, 광화문 등 광범위한 지역에 시범망 구축.

표준 기여: 5G SIG 규격의 핵심 기술(28GHz 주파수 정의 등)이 3GPP NSA 및 SA 표준에 반영.


1) 윤상호 기자, [MWC2015] 반도체스타에서 5G스타로…KT 황창규 대표, 5G 미래 제시, 디지털데일리, 2015. 3. 3.

2) 김문기 기자, [종합]KT·삼성전자·인텔 "5G 평창올림픽 약속 지켰다", 아이뉴스24, 2018.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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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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