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부. 세계 최초 5G 상용화
우리나라가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공식적으로 천명하자, 미국의 주요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Verizon)과 AT&T 역시 즉각 맞불을 놓으며 한국과 미국의 자존심을 건 거대한 대결 구도가 형성되었다. 당시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 기구인 3GPP는 2017년 말 5G 논스탠드얼론(NSA) 기술 표준 규격을 완성했으며, 이듬해인 2018년 6월 5G NR 1차 표준(SA) 확정을 앞둔 중대한 상태였다.
우리나라는 6월 5G 주파수 경매를 마무리하고 이통사가 발 빠르게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출 것으로 예상하며 사실상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밑바탕을 구축해 나갔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단말이었다. 5G 네트워크 인프라가 마련된다 하더라도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이용약관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이를 받아 쓸 수 있는 5G 단말기의 유무가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당초 2019년 3월을 최초 상용화 시기로 설정해두고 있었다.
미국은 2018년 초 AT&T가 5G 상용화를 발표하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세계 최초를 선언하고 나섰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보다 먼저 5G 주파수로 600MHz 대역과 3.7-4.2GHz 대역, 27.5-28.35GHz 대역을 확정하며 속도를 냈다. 게다가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본격적인 5G 경쟁에 뛰어들었다.
버라이즌은 2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2018년 하반기 애틀랜타와 휴스턴, 마이애미 등 일부 도시에 5G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는데, 이 계획대로라면 우리나라는 미국에 약 반년 가량 뒤처질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다만, 버라이즌의 계획에는 명확한 맹점이 존재했다. 이들의 계획이 글로벌 표준이 아닌 자체 통신 규격인 5GTF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 스마트폰과 같은 이동형 기기가 아닌 가정 내 셋톱박스나 AP(CPE)로 구현된다는 점, 그리고 유선과 무선망의 단절 지역을 연결하는 보완적인 고정형 방식(FWA)이라는 점에서 완전한 5G 서비스라 부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즉, 글로벌 표준도 아니고 진정한 의미의 이동통신 5G 단말도 아닌 일종의 '보완재' 성격이 강했다.
이런 긴박한 상황 속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초부터 이통 3사 CEO와 연쇄 회동을 마련하고 5G 투자 및 상용화에 힘써 줄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미국의 세계 최초 상용화 공세에 대해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고, 이통 3사 CEO들 역시 미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1)
일본 또한 5G NSA 표준 확정 후 NTT도코모를 중심으로 장비 공급 계약을 완료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한국을 압박해왔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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