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222. 시련의 연속,
5G 첫 전파를 쏘다

57부. 세계 최초 5G 상용화

by 김문기

2018년 11월 중순이 되자,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공언했던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그림이 마침내 도출됐다. 이미 장비 사업자 선정을 마친 이통 3사는 전국망 구축에 앞서 주요 거점 지역만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우선 구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초기 시장을 열기 위한 단말 수급과 서비스 방식에 대한 확실한 로드맵이 절실했다.


이에 따라 초기 서비스는 일반 개인 고객보다는 기업 간 거래(B2B)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단말 역시 스마트폰 대신 5G 신호를 받아 와이파이 등으로 뿌려주는 라우터 약 2,000여 대를 긴급 수급해 대응하기로 했다. 역사적인 5G 상용화 기념식은 전파 송출 당일인 12월 1일이 주말임을 감안해 이틀 앞선 11월 29일, 대대적으로 개최하여 전 세계에 한국의 기술력을 과시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축배를 들어야 할 시점에 또다시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쳤다. 11월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고는 서울 서북권 일대를 마비시킨 이례적인 통신 재난이었다. 축제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이통 3사는 화재 복구와 장애 대응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했다. 결국 대대적으로 기획됐던 5G 상용화 기념식은 모두 취소됐으며, 한국은 가장 조용하면서도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5G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2018년 12월 1일. 마침내 자정이 되자 이통 3사는 기다렸다는 듯 약속된 첫 5G 전파를 하늘로 쏘아 올렸다.1) SK텔레콤은 경기도 분당에서, KT는 경기도 과천에서, LG유플러스는 서울 마곡에서 일제히 5G 스위치를 올렸다.2) 이는 단순히 기술적인 송출을 넘어, 대한민국이 인류 역사상 세계 최초로 5G 첫 전파를 쏘아 올린 국가로 기록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다운로드 (4).jpeg

SK텔레콤은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6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5G 서비스의 포문을 열었다. 초기 상용 서비스는 제조업 분야의 기업 고객에게 먼저 제공됐는데, 영광스러운 ‘5G 1호 개통 업체’는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 ‘명화공업’이 차지했다. 연 매출 약 6,1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인 명화공업은 5G와 AI가 결합한 지능형 라인을 통해 생산 혁신을 꾀하게 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은 20년 전 CDMA 신화를 시작으로 3G와 LTE 시대에도 늘 세계 최고의 길을 걸어왔다”며, “이제 5G와 AI의 초융합을 통해 대한민국 뉴 ICT 혁신을 선도하자”고 임직원들과 함께 결의를 다졌다. 특히 이날 박 사장의 손에는 미래 스마트폰 시대를 예고하듯 5G 스마트폰 시제품이 들려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운로드 (5).jpeg

KT 역시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3.5GHz 주파수를 활용해 상용화를 개시했다. 수도권과 전국 6대 광역시의 주요 밀집 지역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영토의 상징인 제주도와 울릉도, 그리고 독도를 포함한 도서 지역까지 5G 전파를 전달하며 국가 대표 통신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아현지사 화재의 아픔을 의식한 듯 사내 방송을 통해 “5G 시대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것들이 연결되기 때문에 KT그룹의 역할이 이전보다 훨씬 더 커지고 중요해진다”고 강조하며, “이번 재난 극복 경험을 발판 삼아 위기 대응 능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이 위기를 더 큰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운로드 (6).jpeg

LG유플러스는 서울과 인천, 대전시를 비롯해 부천, 고양, 광명, 하남 등 경기 지역 11개 도시에 약 4,100개의 5G 기지국을 촘촘히 구축하며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는 정보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의 시작”이라고 정의하며, “개인을 둘러싼 네트워크가 훨씬 더 촘촘해지는 인프라 혁명이 시작된 만큼, LG유플러스가 이 초연결 사회의 당당한 주역이 되자”고 독려했다.


대한민국은 이렇게 모바일 라우터 기반의 B2B 상용화를 통해 ‘세계 최초’라는 위대한 타이틀을 먼저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남은 숙제가 있었다. 진정한 의미의 세계 최초는 기업용 서비스를 넘어, 일반 국민 누구나 동등하게 고품질의 통신을 누릴 수 있는 B2C 시장의 5G 스마트폰 상용화가 실현되어야 완성되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라우터 기반의 한국 상용화를 깎아내리며 스마트폰 기반의 상용화로 역전을 노리고 있는 상태였기에, 한국과 미국의 마지막 진검승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부록 : 5G 세계 최초 전파 송출 핵심 연표


2018년 11월 중순: 이통 3사, 5G 상용화 로드맵 확정 (B2B 우선, 모바일 라우터 활용).

2018년 11월 24일: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 발생. 이례적 통신 재난으로 인한 5G 기념식 전면 취소.

2018년 11월 29일: 당초 예정됐던 대대적인 5G 상용화 기념식일 (사고 여파로 무산).

2018년 12월 1일 (자정): 대한민국 이통 3사, 세계 최초 5G 전파 송출 성공. SK텔레콤: 분당 허브센터 송출. 1호 가입자 '명화공업' 개통. KT: 과천 관제센터 송출. 독도 등 도서 지역 포함 전국 주요 도시 상용화. LG유플러스: 마곡 사옥 송출. 수도권 및 주요 도시 4,100개 기지국 기반 서비스 개시.

차기 과제: 2019년 상반기 내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상용화 및 B2C 서비스 개시 목표.


1) 김문기 기자, [단독]이통3사, 12월1일 5G 최초 서비스는 'B2B', 2018. 11.14.

2) 김문기 기자, [5G 시대 개막] 이통3사, 세계 최초 상용화①, 2018.12. 1.

keyword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brunch membership
김문기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14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2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1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221. 한국vs미국, 5G 최초 스릴러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