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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쏠라미 Dec 20. 2021

친구의 응원

내 친구 쑥이

나의 고등학교 친구가 있다.

늘 밝고, 긍정적이고 잘 웃는 아이.


하고 싶은 말은 쿨하게 하는 멋진 아이.

뒤끝도 없고, 늘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


그 아이의 해맑음이 늘 부러웠다. 그래서 더 친해지고 싶었나 보다.

그런 나의 부러움은 질투가 되기도 했고, 괜한 미움이 되기도 했다.

가만히 있어도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그 아이를 보며 닮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내 마음은 붉으락 푸르락 했다. 그땐 나도 어렸으니까..


나이 서른이 될 즈음 다시 연락이 된 그 친구. 

고맙게도 먼저 연락을 해주어서 정말 감격했다. 그만큼 반가움도 엄청 컸었다.

결혼도 하고, 여전히 야무지게 잘 살고 있었다.



우리는 고 2 때 일 년 내내 짝꿍을 하며 시간을 가장 많이 보냈었다.

함께 롯데리아 알바를 했을 무렵.

한 달에 한 번 월급을 받으면 나는 전액을 엄마에게 드렸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이 친구와 함께 시내에 있는 핸드폰 가게에 가서 개통이라는 걸 했다.

내가 갖고 싶었던 전화기로.

그 당시엔 엄마가 사주신 16화음 핸드폰이 내가 부릴 수 있는 사치였는데, 그날 나는 핸드폰 계에 첫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폴더폰을 샀다. 



십 년이 훨씬 지난 현재, 주식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이 친구.

중3 때 인플레이션도 배우고 수요와 공급을 통한 시장의 유동성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더니

좋아하는 과목이 없어서 기억도 안 난다는 이 친구.

우리는 이런 시답잖은 얘길 하면서도 고등학생 소녀가 된 것처럼 깔깔 웃었다.



주식도 인생에서 보면 한 과목이다. 

쑥아 네가 좋아하는 과목은 주식이라고 생각해 라고 말을 건넸다. 


"너야 말로 마음이 여러 서 감수성이 풍부하고 주위 사람들도 돌볼 줄 아는 좋은 사람이야. 여전히 사춘기 같다고 느껴지는 건 다른 사람보다 감수성이 풍부해서 일거야 "


라고 말해주는 좋은 친구.

 

생각지도 못한 칭찬 한 마디, 활력이 넘치는 응원의 말로 나의 오늘이 다시 환해졌다.


그러면서 네 말대로 주식도 한 과목이라면 드디어 좋아하는 과목을 찾은 거 같다고 환하게 웃는 친구.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별개지만 좋아하는 것을 잘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다짐하는 이 친구의 열정이 뜨거웠다.


나에게도 어릴 때 글 쓰는 걸 좋아했으니 계속해보라고 권해주는 친구의 말이 고마웠다.

늘 글을 쓰고 저장만 하며 나 혼자 보던 글들인데

이제는 발행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그나저나. 나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었던 걸까?


그동안 나는 용기가 없고 자존감이 낮아서 남의 눈치를 보느라 주변을 살피던 사람인 줄 알았는데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내가 원래 따뜻한 사람이라서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사람이었던 걸까?


사실여부를 떠나서 누군가의 눈에 그렇게 보였다니 기분이 좋았다.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졌다.

나의 피해의식이 소멸되어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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