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한 작은 성공 경험 만드는 3일 목표 전략
'벽에 부딪히는 기분입니다. 아니, 사실 부끄럽게도 벽에 부딪힌 적이 없어요.
부딪힐 것만 같아서 출발조차 하지 않고 살았죠. 그냥 막막해하면서.
수년 동안 그런 시간이 반복되면서 저에 대한 확신은 점점 떨어져 버렸습니다.
무기력하고 열정이 없는 자신을 마주하면 더 비참한 기분이 들죠.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예전엔 좀 더 빛나기도 했던 것 같은데...
이젠 그 기억들도 믿기 어려워집니다.'
자기 불신. 참 무섭다. 자기 불신이 반복되면 삶이 붕괴된다.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습관이 된다.
습관성 의심은 도미노처럼 아직 남아있는 괜찮은 부분까지 무너뜨린다. 그렇게 미래를 잃는다.
삶의 붕괴를 복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가치는 '존엄성'이다.
존엄성이란 독립된 자율적 주체로서 행동할 수 있는 존재로서의 인정이며
자연적 본능을 능가하고 자신의 존재 자체의 위대함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에 대한 존엄성을 유지한다면 그는 어떠한 충격에서도 올바르게 회복할 수 있다.
그러면 먼저 우리는 언제 존엄성을 잃게 될까?
많은 원인 중 가장 강력한 것 하나는 주체성, 독립성의 상실이다.
삶에 주도권을 뺏긴다는 것은 그 존재의 목적 자체를 부정하는, 즉 존엄성을 부정당하는 것이다.
인간은 모든 경험과 결정의 주체이고 싶어 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를 통제하고 조종하면 된다.
그를 대신해서 사고하고 결정하여, 근본적으로 무력하게 만들면 된다.
완벽히 통제할 필요도 없다. 간단한 메시지를 보내면 충분하다.
'너는 그 일을 하기에 역부족이다. 혼자서 할 수 없다.'
이런 불신의 메시지는 한 개인에게 굴욕감을 주어 스스로를 의심하다가 체념하게 만들 수 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요청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도와라. 돕는 것을 넘어 전권을 뺏어 완전히 결정하고 진행하라.
좋은 결과를 위한다는 명분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작은 성취감조차 느끼지 못하게 하라.
아니면 완벽하게 방치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제한된 상황 속에서 완벽히 방치해 두면 고립감과 무력감으로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하고, 심지어 시도 조차 못한 그는 자신에 대한 확신을 점점 잃을 것이다.
그래서 존엄성을 지키는 방법 역시 분명하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스스로 결정하고 진행하여 결과를 만들면 된다.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되었을 때 도움을 요청하고 받으면 된다. 그러지 않았다면 도움을 거절하라.
편함만을 추구하면 결국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 성과만을 추구하면 결국 실패할 기회를 잃게 된다.
성장의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비교가 만연한 우리 정서에서는 이상적인 소리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작은 성공의 경험은 자기 불신에 빠진 모두에게 필요하다. 현실적인 방법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스스로 선택하고 기획한 목표를 달성하는 경험에는 반드시 일정한 기간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목표를 이루는 일을 반복하여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이른바 작심삼일, 3일 목표 전략이다. 3일짜리 목표를 설정하고 이루기를 반복하면 된다. 허황되지 않고 막연하지 않은, 큰 어려움이 없을 목표면 뭐든 좋다.
나는 한 달 전부터 골프를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에 사로잡혔다. '괜히 돈만 날리는 것 아냐?'
불규칙한 업무 패턴, 육아 등으로 결혼 이후에는 꾸준히 한 운동이 없었기에 스스로에 대한 강한 불신이 생긴 상태였다. '나는 게르으로, 잘 미루고, 운동을 귀찮아하는 성향이니까 또 안 하게 될 거야.'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골프를 신청하며 3일 목표 전략을 도입했다.
1. 일단 가능한 날에는 무조건 일어나서 나간다.
2. 피곤하고 졸려도, 다른 일들을 하고 싶어도, 아주 잠깐이라도 운동한다.
3. 실패해도 다시 3일을 재도전하여 채운다.
한 두 번 실패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재도전하여 반복하다 보니 지금은 보름 넘게 강의 의외의 날에는 꾸준히 나가고 있다. 덕분에 실력이 많이 늘어서 재미도 느낀다. 흥미로운 점은 갑갑했던 마음속에서 막연했던 미래에 대한 한숨 대신 새로운 열정이 샘솟는다는 것이다. 골프에 성공한 나는 독서와 글쓰기, 맨몸 운동, 노래 등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보고 있다.
시스템 안에서 성장한 우리는 언제부턴가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내는 경험을 잊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기능적 역할만을 강조받다 보니, 맞춰 살다 보니 개인으로서의 야성과 동력을 잃어버리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바람을 막아주는 조직에서 오래 있다 보니, 이젠 면역력이 떨어져서 나갈 엄두가 안 난다는 모 기업 상무님의 한숨에 깊이 공감한다. 대학을 나와 방송인을 도전했지만 연이은 낙방을 경험하고, 취업에도 실패하다보니 이 후 수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낭비했던 지인의 방황을 이해한다. 학력 때문에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할 거라는 좌절감에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하루를 게임으로만 보내는 20대 동생의 마음도 충분히 헤아려진다.
나 또한 한때는, 아니 여전히.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들에게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성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아이의 성공 경험은 부모가 도와준다.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도록 매트를 깔아주고,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뒤에서 잡아주며 함께 달려준다. 지켜봐 주면서 다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켜준다.
유아기를 지나버린 우리는 더 이상 부모님의 손길을 기대할 수 없다.
스스로의 위대함을, 존엄성을 자기 손으로 되찾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