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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뿐냥뿐 Jan 01. 2021

새해엔 역시 지키지 못할 결심을

마흔 기념으로 다시 글 쓰기를 해보기로 한다

새해다! 야호오오오오오.

마흔이 되었다.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이였다.

왜 마흔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열여덟 살의 나는 마흔이 되면 죽겠다고 했다. 

열여덟인 나에게 마흔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하고,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룬, 인생이 완성되는 나이라 생각했던 듯하다. 참 패기 있었다. 


나이에 특별함을 두지 않으며 한 해 한 해를 지내왔다. 20대엔 이래야 하고, 30대라면 이래야 한다. 나이에 맞는 것을 갖춰야 한다 등의 말들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 나이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더 기회는 눈에 띌수록 적어졌고, 꿈보다 현실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였던 것 같다. 


서른여섯 살부터 나이의 무게를 느끼고 마흔을 준비하고자 했다. 좀더 구체적인 계획을 했다면 달랐을까? 막연히 '지금처럼 모습과 같지 않았으면 좋겠다. 삶의 다른 방향을 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나는 늘 같은 문제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비슷한 결과로 귀결되는 선택을 하는 내가 지루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전과는 안 해본 선택을 하거나 내가 하지 않을 법한 일들을 시도해봤다. 하지만 나는 나였으므로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준비 없이 마흔을 맞았다는 불안감만 더했을 뿐. 이럴 줄 알았다면 나이 생각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지낼 것을. 근데 또 그건 싫은 것이 나이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으로 인해 별 말을 다 들었다. '난 아직 어려!'라는 것처럼 보였는지 양심 없다, 모자라다, 철없다 기타 등등의 말을 들었기 때문에. 옆길로 샜다.


불안함에 잠 못 이루던 시간을 흘려보내니 마흔이 왔다. 거창한 계획이나 밝은 내일, 안정적인 삶, 뭐 하나 준비된 건 없다. 단 한 가지, 쓰기를 해보기로 했다. 나의 마흔의 시작을 쭉 기록해보기로 한다. 어쩌면 그 기록에서 무언갈 찾을 수 있을지도.


좋았어! 

1월 1일 작심삼일의 일을을 시작했다. 잘 쓰는 게 중요하지 않아, 단지 쓰는 게 핵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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