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어요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간관계가 좁아지는 걸 느낀다.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도 취업이 된 친구들이 대화를 주도하고 있고, 아직 취업이 안 된 친구들은 조용하다. 아직 취업을 못한 인원이 더 많다는 것에 위안 아닌 위안을 느끼면서 통계청 자료를 살펴봤다.
2025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라고 한다. 100곳 넘는 기업에 지원을 해도 취업이 안 되는 상황에서 고용률이 너무 높은 거 아닌가 싶다. 분명 나이대별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실업률이 겨우 2%라고 하는데, 더 이상 숫자에는 속지 않는다. 통계상 실업자가 되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연령별 고용률 현황도 확인이 가능한데, 15-29세의 45.1%가 고용 상태라고 한다. 인간관계 데이터와 비교해 봤을 때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아르바이트나 단기 계약직 말고 제대로 된 정규직 일자리를 잡은 지인은 20-30% 내외이다.
청년층의 실업률은 4.9%로 전년동월대비 상승했다. 하반기가 되어도 얼어붙은 취업시장은 풀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기업에 신규 채용을 늘리라고 이야기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큰 기대감을 안고 채용 공고를 살펴봤으나, 대부분 경력직 일자리였고 신입 채용은 적었다.
그냥 쉬었음
비경제활동인구 항목 중에 '쉬었음'이라는 슬픈 단어가 보인다. 1) 2) 3) 주석에 해당하는 다양한 경우에도 포함되지 않고 그냥 쉬었다고 대답한 인구이다.
연령별로 봤을 때 20-29세 청년의 쉬었음 비율은 무려 16.3%나 된다. 숫자로는 42만 1,000명이다. 청년층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더욱 심각한 수치이다.
입사지원서 100개 이후로는 더 이상 지원서 개수를 세는 일도 그만뒀다. 대학 졸업을 유예하는 것도 기간이 정해져 있는 줄 몰랐다. 이제 정말 졸업자 신분으로 더 힘든 취업 준비를 해야 하나 고민하던 어느 날. 규모가 작은 한 회사의 면접을 보게 되었고, 언제부터 출근이 가능한 지 묻는 질문을 들었다.
어디든 상관없었다. 일단 취업을 해서 사람답게 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