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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리뷰

돈이 목적은 아니지만, 시간은 우리의 목적이다

부의 주인은 누구인가

by 문돌이

동네 도서관에서 책구경을 하다가 책날개에 적힌 문장을 보고 빌린 책입니다. 1992년 처음 출간이 되었고, 2018년에 개정판이 나왔다고 해요. 재테크 책인 줄 알았으나 돈 버는 방법보다는 시간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사상 최고가를 뚫고 올라간 요즘, 국내 주식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은 저는 소외되어 있습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건 제 투자 방식이 아니기에 이다음에 올 기회를 준비하며 책을 읽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책날개의 내용이에요.

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시간도 벌 수 있다.
돈이 목적은 아니지만, 시간은 우리의 목적이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고,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돈이 없다면 굉장히 많은 불편을 겪게 됩니다. 때로는 억울한 상황에도 참아야 하고, 비굴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이 큰 병에 걸렸을 때도 돈이 필요하고요.


책 내용 전부가 하나 같이 주옥같고 곱씹을만한 내용만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와는 조건과 상황이 다르기에 완전히 적용되지 않는 부분도 많거든요. 그럼에도 전체적인 컨셉에는 상당히 동의하고 있습니다.



'재정자립자'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익히 말하는 경제적 자유와는 거리가 있어요. 한국에서 경제적 자유는 부자와 가깝습니다. 재정자립자는 경제적 자립과 유사한 측면이 있는데요. 비싼 집에 살면서 외제차를 끌고 다니며, 해외여행과 호캉스를 즐기고 비싼 호텔 뷔페음식을 먹는 부자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더 이상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의미해요.


월 세후 250만 원의 현금흐름이 있다면 재정자립자일 까요? 너무 부족하게 느껴지시나요? 평소 소비를 좀 하는 편이거나 자녀가 있거나 자녀교육에 돈을 많이 사용한다면 아주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월 200만 원 이하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충분할 수 있습니다. 현금흐름 이야기를 하면, 화폐 가치는 계속 하락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250만 원 중에서 매달 150~200만 원을 사용하고, 나머지 50~100만 원을 미래를 위해 추가로 투자를 한다면 인플레이션 헷징이 되지 않을까요?



이 책의 목차는 재정자립을 위한 9단계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설명합니다.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그냥 빠르게 페이지를 넘긴 부분도 많았어요.



저는 돈을 참 좋아합니다. 지금보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경제활동을 시간과 연결해서 시급을 계산한 적도 많았어요. 예를 들어 하루 8시간을 일해서 12만 원을 받는다면 시급은 15,000원입니다. 하지만 일을 하기 위해 편도 1시간, 왕복 2시간이 걸렸다면 시급은 얼마나 줄어들까요? 집에서 준비하는 시간도 고려해야 하지 않나요? 점심 식사가 제공되지 않고 교통비가 든다면 또 얼마나 줄어들까요?


지금 생각하면 참 피곤하게 따지면서 살았다 싶으면서도, 그렇게 계산하고 처절하게 절약하면서 돈을 모은 덕분에 지금은 하기 싫은 일은 거의 하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나름 꽤나 절약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한 일본 저자가 있습니다. 낫토와 계란말이를 먹으며 10억을 모은 '절대퇴사맨'인데요. 지옥 같은 블랙기업에서 탈출하기 위해 처절하게 돈을 모으고 투자를 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퇴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10억을 모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이 되었어요.


요즘 가장 큰 고민은 간절하게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건데요. 한 때는 조급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긴 호흡으로 이것저것 관심 가는 일을 해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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