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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ctus Jan 06. 2019

마라로 해장 불가

190104 오늘의 식사

엄마의 해장국이 그립다.


 보글보글 멸치로 육수를 낸 국물에, 콩나물과 북어를 넣고 또 한 번 팔팔 끓인 뒤 계란을 톡! 깨어 휘휘 저으면 끝.


 소금도 필요 없다. 멸치와 북어가 가진 살짝의 소금기면 족하다. 지끈지끈하던 머리부터 맑아지는 느낌.


 너무 간단해보이는 음식이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하지만 매번 "빨리, 대충"을 외치는 나도 이 때만큼은 조용하다.

 술 마시고 무거운 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으면, 방문을 타고 들어오는 북어 해장국의 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내음.


이미 코부터 해장 중이다.


 숟가락으로 한 입 떠 먹을 땐 이미 반이상 깨어 있는 상태다.




 18년 상해 외노자의 최애 음식이던 마라탕을 점심으로 먹었지만,

야채들과 두부로 가득찬, 콴펀(누들)은 거들 뿐

오늘따라 되지 않는 해장에 엄마손 북엇국이 그리운 하루. 짜고 기름진 마라탕의 아쉬움이 오늘따라 크다.

 결국 저녁은 굶었다.


이렇게 밝혀지는, 어제의 시크릿 식사

 * 셋이서 와인 두 병, 맥주 네 병. 참고로 내 주량은 소주 세 잔 :) 자각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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