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 말가짐 / 채자영 지음
'말을 잘한다'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곧 그 사람의 생각이 좋다는 뜻이 담겨있다. 좋은 이야기를 말하려면, 먼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설 때까지 지속적으로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내 이야기를 지키며' 말하기 위해서는, 말하고자 하는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필요한다.
작가는 이를 탐구하는 방법으로 '왜'라는 질문을 이어 보는 것을 권했다.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하는 질문을 품고 해결하는 과정은 나의 이야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왜'라고 끈질기게 묻는 과정에서 터져 나온 이야기는 '나의 언어'로 고유성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궁금해질 것이다. 정제한 나의 언어를 어떻게해야 상대에게 보다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인지 말이다. 그 답은 간단하다. 타인을 설득하기 전에, 먼저 나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어 그를 설득시키는 것은, 내가 가진 마음의 확신이 상대에게 스며드는 일과 같다. 나 스스로를 충분히 설득시키는 논리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가장 큰 힘을 갖는다.
이와 같이 작가는 지속적으로 말하기의 본질을 '나다움'에서 찾으라 권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건강한 말하기'의 형태를 소개한다. 자존감이 잘 형성된 사람은 타인의 말을 긍정적으로 받을 준비가 돼 있다. 누군가의 피드백에 수용력이 높으며, 나를 지키기와 다름을 배척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갖고 있다. 즉 자신의 이야기를 존중하는 사람은 타인의 말에도 언제든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다. 책에서 지속적으로 말하는 '나다운 말하기 찾기'는 나답게 다양한 세상과 연결되기 위함이지, 나다움을 오롯이 지켜내며 외부를 배척하고자 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말을 잘한다는 기준은 보편직이지만, 타인의 마음을 감동시킨다는 것은 개인적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미충족 된 니즈를 찾아 그것을 건드리는 것은 많은 감각과 배려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두 번이나 읽은 이유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보다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이 더욱 컸다. 독서모임 전 오랜만에 다시 읽은 '말가짐'으로 이번 가을 나에 입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들이 나답게 더욱 또렷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