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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흔들어요

행동수정 29

내담자는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활동이 지루해질 때, 수행의 과제가 어려워하기 싫을 때 말이 많아지며 몸을 좌우로 흔든다. 언어와 동작이 많아진다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이 51%이지만, 말을 하면서도 흔들고, 다른 짓을 하면서도 계속 흔들어 댄다. 그들에게 흥미가 있는 과제이거나, 호기심이 발동할 때는 몸의 흔들림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아동의 몸 흔들기는 의사 표현 방법의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 간격을 두고 마치 경기하는 것처럼 몸을 흔들고 비틀며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 흔들기도 한다.


틱인가? 뚜렛 증후군인가? 몸의 흔들림이 틱 증상의 하나일 경우도 있다. 틱 증상일 경우에도 집중을 하거나, 흥미와 호기심이 높을 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만나는 아동은 틱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틱 증상에는 음성 틱과 행동 틱이 있으며 그는 행동 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친구는 나와 만난 지는 오래 되지 않았지만 유병기간이 일 년이 훨씬 지나 오래 전부터 나타난 증상이라 뚜렛 증후군으로 보고 있다.


몸을 흔들기 시작하면서 제자리 뛰기, 타인의 물건도 제 것처럼 만지는 등 똑 같은 단어와 문장을 반복적으로 소리를 낸다. 이러한 행동이 나타나면서 매우 산만하고 집중력이 짧으며 착석이 불안정하다 못해 거의 기립의 자세로 수업을 해야 하거나 바닥에 엎드려 있는 시간이 많다. 행동 틱이 심해지면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동이 좋아할 과제를 책상 위에 펼쳐 두고 아동의 착석을 기다리면서 치료사 혼자서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치료사는 아동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기술과 방법을 반드시 갖추어져야 한다.


아동이 치료실을 입실하면서 자리에 앉으면 치료사는 아동의 몸과 마음을 이완시킬 수 있도록 한다. 나를 만나는 아동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다른 치료실을 들러 치료 수업을 한 타임하고 오는 경우이다. 아동에게 휴식이라는 시간은 이동 시간 2~30분이거나 많으면 1시간정도 일 것이다. 나와의 수업이 아동에게 흥미가 있는 수업이라면 입실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흥미가 떨어지는 수업이거나, 치료사와의 합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아동을 입실 시키는 일도 큰 과제이기도 하다. 아동이 나와의 수업은 흥미를 느끼지만 그럼에도 입으로는 들어갈 거라고 말하지만 몸은 대기실에 축 늘어져 바닥을 기고 있는 경우가 있다. 치료실 입실 시간이 늦어 질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나의 방법은 그대로 두고, 누구도 말하지 않으며 치료사 혼자서 열심히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별님 들어오세요. 얼른 수업합시다. 선생님 기다려요. 들어 와야 돼요. 어서 들어가, 선생님 기다리잖아, 너 이러면 안 돼, 왜 이러지”등의 말은 삼가야 되는데 현실적으로는 부모님도 활동선생님도 가만히 지켜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다른 보호자들의 걱정도 아동에게는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관심 끌기에 성공했기에 아동이 입실을 미루고 더 버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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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동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이러하다. 물론 이 방법이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것은 아니다. 아동이 보이는 몸을 흔드는 행동에, 특히 목적 없이 자신도 어찌 할 수 없는 부수의적인 근육 수축이 일어나고 조절이 어려운 상황이므로“하지 말라”는 말은 아동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치료사는 아동에게 나타나는 행동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편이다. 그 대신 아동이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과제를 제시하거나, 아동에게 제시한 과제도 흥미가 없을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사가 재미있게 수행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동이 관심을 보이고 착석이 이루어지면 아동이 취한 행동에 대해 칭찬과 격려로 긍정적인 강화를 해 준다. 이 아동은 집중 시간이 짧기에 과제 집중시간과 산만한 움직임의 시간을 적절하게 구분해 줌으로 집중 시간을 늘려 가는 방향으로 목표를 세웠다. 꼭 명심해야 되는 것은 잔소리, 꾸중, 긴 설명은 자제를 하고 (아동이 부정적인 행동을 보일 때 나는 무시를 한다. 그런데 밖에서 보호자가 본다는 치료사가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가 저런 행동을 하는데 치료사는 쳐다보지도 않네.’그래서 참 난감하고 어려운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아동에게서 바람직한 행동이 나타난다면 격한 칭찬을 하고 부정적인 행동은 무시를 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은 나의 치료 목표와 방향과는 어긋난 주변 환경은 어쩔 수 없다는 아쉬움과 치료실에서의 40분 수업에서는 목표를 향해 맘껏 내달릴 수 있다는 여유를 가져 본다.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일관성 있는 치료수업이 이루어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과 조건에서 주어진 40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동이 상동행동으로 손을 흔들고 팔랑 거릴 때 치료사는 아이의 손을 살며시 잡고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한다. 이 작은 행동도 외부에서 본다면 치료사가 아동을 강제로 억압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몸을 흔드는 것은 특정 장애나 상태와 관련된 일반적인 증상일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나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ADHD)를 가진 사람 또는 신경학적 장애가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이 행동에는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①자기 조절: 불안이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

②감각적 자극: 감각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

③의사소통: 감정을 표현하거나 의사소통의 대안으로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장애인이 몸을 흔드는 것은 아니며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이 행동이 나타날 경우 원인과 맥락을 이해하고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마음.JPG 현장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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