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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Re: Born! 26화

인생은 ‘2 모작’이 아니라 ‘N모작’입니다.

by 이내화

흔히들 인생은 2 모작이라고 합니다. 100년을 살아야 하는 요즘엔 2 모작으로 마감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생은 N모작입니다. 인생은 생각만 바꾸면 몇 모작을 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말하는 N모작은 이와 같습니다. 축구 경기로 치자면 전반전, 후반전, 연장전, 승부차기, 나아가 제비 뽑기, 재 경기도 있습니다.

가령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전반전은 좋은 기업에서 근무할 때 즉 좋은 직업을 갖고 있을 때를 말합니다. 후반전, 연장전, 승부차기 등은 50살 전후로 조직에서 나온 뒤를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전반전에 아무리 잘 살아왔다고 해도 후반전 등에 망가지면 그 인생은 실패작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조직을 나와서 직업 없이(Jobless) 살아가는 또 다른 직업을 갖는 사람, 현실에서 벗어나 사는 사람 또는 여행을 하는 사람 아니면 남을 돕는 데 나머지를 바치는 사람 아주 다양합니다. N모작을 소개합니다. 바로 2 모작, 異(이) 모작, 利(이) 모작, 移(이) 모작, 離(이) 모작을 말합니다.

첫째, 2 모작을 짓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나름 전반전을 잘 마치고 별 욕심 없이 후반전을 보내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전반전을 너무 열심히 뛴 탓에 체력이 달려 후반전을 힘들게 뛰거나 보냅니다. 아니면 전반전을 잘 보내서 후반전에 모든 것을 다 걸거나 그냥 인생이 주어진 대로 살아갑니다. 대다수 사람이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둘째, 異(이) 모작을 짓는 이들입니다.

전반전을 마친 뒤 엉뚱한 것 하거나 생각지도 못한 것을 하는 이들입니다. 색다른 카페나 아니면 다소 엉뚱한 업으로 후반전을 여는 이들입니다. 즉 이색 직업을 갖고 후반전을 전반전보다 알차게 의미 있게 보내는 이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셋째, 利(이) 모작을 짓는 이들입니다.

1 모작으로 채우지 못한 욕구를 채우려는 이들입니다. 그동안 먹고 사느라 가족만 보고 살았다면, 이제 좀 더 여유를 갖고 나와 가족 아닌 사회를 위해 살겠다는 사람들입니다. 이타심을 발휘해서 남을 돕는 인생을 설계합니다. 오지에 선교활동을 하거나 자선단체에 들어가 어려운 이들을 돕거나 구호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이들로, 내 것을 남에게 주려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내려놓기 위해 사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넷째, 移(이) 모작을 짓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이동하는 사람이다. 전반전을 한 곳에 정착해서 보냈다면 후반전은 붙박이에서 탈피해 세계 곳곳을 찾아 나서는 이들입니다. 걸어서 아니면 자전거나 자동차 오토바이 등을 타고 가능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이들이다. 아마 후반전을 준비하는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들입니다. 지구가 방이고 하늘인 셈입니다. 아니면 조국을 떠나 후반전을 이국땅에서 보내거나 타국 땅에서 부름을 받고 의료봉사 활동이나 선교활동 등을 하는 이들입니다.

다섯째, 離(이) 모작을 짓는 이들입니다.

일단 연유야 어떻든 속세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입니다. 흔히 이런 사람을 <자연인>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전반전에 너무 큰 스코어 차이로 큰 패배를 맛보았거나 전반전에 너무 큰 병을 얻었거나 한 사람입니다. 궁여지책으로 내린 처방이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산속으로 오지로 농촌에 후반전을 위한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멋지게 경기를 하는데 상대 선수는 없이 홀로 뛰는 <1인 경기>를 하는 셈입니다. 그러자면 다 내려놓아 맘이 편하고 얼굴이 편하고 몸마저 편한 사람입니다. 최근에 이런 유형 모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은퇴자를 만나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건 우리네 남정네(?)들의 연약함입니다. 이들은 인생이 N모작임을 놓치곤 맙니다. 대개 경제수명을 다하면서 마누라 치마폭이나 그 곁에 들러리로 서있기 십상입니다. 몸도 몸이지만 경제적 수단을 다 뺏긴 터라 대개 <하와이대>에 입학합니다. 여기서 <하와이대>란 ‘하루 종일 와이프 옆에 대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글을 쓰는 입장에서 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한국 남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더러 듭니다. 다소 억지가 있지만 결혼해서 애 낳고, 집 사고, 차 사고, 애들 학비 대고 야근을 맙 먹듯이 하고 은퇴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부인이 이를 무시하고 자기 치맛자락에 넣으려고 합니다. 필자 역시 이 대목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국입니다.

인생은 N모작입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이모작을 짓고 있습니까? 지금 준비하면 당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지만, 미리 준비하지 수많은 N모작이 여러분을 이끌게 될 것입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당신의 선택에 따라 2 모작, 異(이) 모작, 利(이) 모작, 移(이) 모작, 離(이) 모작은 당신의 주인이 될 수도 있고, 그것들의 노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새 올해도 1/4이나 지나갑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너무 힘들다고 입을 모읍니다. 오르막은 내리막을 위해 있는 것입니다. 힘드시겠지만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힘이 들어야 힘이 생깁니다. 아름드리나무도 심을 땐 씨앗이었습니다.


당신의 <수고>와 <정성>이 쌓이면 성공 인생을 위한 씨앗이 <수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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