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무조건 친환경일까?
재작년까지만 해도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용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여름엔 정말 굉장했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학생들의 손에는 늘 플라스틱 컵이 들려 있었고, 학교 내 쓰레기통에는 플라스틱 컵이 쌓이다 못해 흘러넘치는 수준이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뭔가 찝찝했다. 플라스틱 컵이 가득 쌓인 쓰레기통이 우리 학교에 몇 백 개는 있을 테고, 다른 학교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까지 계산하면… '이거, 괜찮은 건가?'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일상에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해보니, 카페에서 쓰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생각났다. 그때부터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2년이 되어 간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내가 1년 동안 텀블러 챌린지를 하며 느낀 점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유감스럽게도 대부분 스타벅스 텀블러다. 사실 텀블러를 굳이 살 필요가 없었다. 동거인이 선물로 받은 텀블러가 차고 넘쳤기 때문이다. 지금도 꾸준히 쓰고 있는 텀블러도 스타벅스 건데, 보냉 기능은 좋지만 생각보다 튼튼하진 않았다. 몇 번 떨어뜨렸더니 음료가 잘 샜다. 물론 주인이 거칠게 써서 그런 걸 수도 있다마는… 1년도 채 안 된 텀블러에서 음료가 새는 걸 보니 조금 씁쓸하긴 했다. 환경을 위해 텀블러를 샀는데 얼마 되지 않아 또 텀블러를 사야 한다니.. 다음에는 조금 비싸도 튼튼하고 오래가는 텀블러를 사야겠다.
[장점]
1) 보냉, 보온 기능 : 오랫동안 같은 품질의 음료를 마실 수 있다. 특히 필자는 얼음이 녹아 밍밍 해지는 걸 싫어하는데, 본인이 사용하는 텀블러는 뚜껑을 닫고 있으면 하루 종일 얼음이 멀쩡하다. 뚜껑을 닫고 살짝 흔들어주면 빨대 없이도 음료가 잘 섞이기 때문에 여러 모로 편리했다 :)
2) 경제성 : 텀블러 할인을 무시할 수 없다. 필자는 실제로 한 달에 3만 원 이상 절약해 봄! 이 링크는 프랜차이즈 별 텀블러 할인 금액이니 참고하면 좋다.
3) 친환경적 : 텀블러는 쓰면 쓸수록 친환경적이다. 한국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2년 동안 꾸준하게 텀블러를 쓸 경우 꾸준하게 플라스틱 컵을 썼을 때보다 온실가스가 33배가량 감소한다고.
[단점]
1) 낮은 휴대성 : 스테인리스형 텀블러는 꽤 무거워서 손에 들고 다니기 불편하다. 가방에 넣으면 음료가 새어 나올까 봐 불안하기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바이브) 또 텀블러를 넣고 다닐 만한 크기의 가방도 필요하다.
2) 세척의 귀찮음 : 그때그때 물로 헹궈줘야 하지, 집에 와서 또 닦아야 하지, 가끔씩 베이킹 소다로 세척해줘야 하지... 텀블러 관리는 약간의 부지런함을 요구한다.
3) 설명의 귀찮음 : 카페마다 음료의 양이 달라서 주문할 때 설명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이 텀블러는 473ml 그란데 사이즈용 텀블러다" 블라블라... 예전에 스타벅스 텀블러로 이디야에서 음료를 주문한 적이 있는데, 음료 양이 달라서 그런지 직원이 얼음과 음료의 비율을 잘못 맞출 때가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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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를 쓰면서 불편함을 못 느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점에 익숙해지긴 했다. 지금의 나는 텀블러용 가방을 들고 다니고 있고, 화장실을 들리면서 자연스레 텀블러를 씻고 있고, 카페 별 음료 용량을 알게 되면서 그에 맞게끔 주문하고 다닌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있다면 금방 익숙해진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텀블러 챌린지! 오늘부터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텀블러는 되도록 오래 쓰는 것이 좋지만, 고장이 나서 새로 장만해야 한다거나 혹은 텀블러를 처음 사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좋은 텀블러 고르는 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어쩌면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방법일 수도 있지만, 꽤 쏠쏠한 팁도 있으니 한 번 클릭해보시라 :)
텀블러에 수명주기가 있을까? 사실 텀블러를 검색하면 "오래 쓰지 말라"는 기사가 꽤 많이 보인다. 텀블러를 오래 쓰면 납과 같은 중금속에 중독되기 때문에 6개월마다 교체해주어야 한다던가, 산성이 강한 음료는 넣지 말아야 한다던가 등등.
그런데 jtbc에서 팩트 체크한 기사를 보니,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텀블러의 재료인 스테인리스 스틸은 납을 포함하지 않고, 녹이 슬지 않기 때문에 커피나 차 등 뜨거운 액체를 넣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산성이나 고염분 음식 또한 전문가에 의하면 딱히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한다. 즉, 깨지거나 망가지지 않는 한 계속 써도 된다는 것! 자세한 내용은 위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자 :)
매년 스타벅스에서 쏟아지는 텀블러 굿즈를 보면 '예쁘다'는 생각과 동시에, '이제 그만 나오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요즘은 텀블러가 '친환경'이라는 문구 아래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예쁜 텀블러, 다양한 디자인의 텀블러가 쏟아져 나오고 우리는 그걸 사니까. (누가 내 얘기하냐) 심지어는 굿즈로도 나오고 있다. 제품을 사면 로고가 박힌 텀블러나 머그컵을 준다는 이벤트는 주변에 차고 넘쳤다. 나 또한 이벤트에 넘어가 텀블러 굿즈를 받은 적이 있는데, 막상 써보니 품질이 좋지 않아 안 쓰게 됐다.
사실, 텀블러를 수집하는 건 친환경이 아니라 오히려 환경 파괴에 가깝다. 미국 수명 지구 사용 에너지 양 분석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텀블러 사용으로 환경 보호 효과를 얻으려면 유리 재질 텀블러는 최소 15회, 플라스틱 텀블러는 최소 17회, 세라믹 재질은 최소 39회 이상 사용해야 한다. 그러니까 진짜 환경 보호를 하고 싶다면, 텀블러를 이것저것 사지 않고 하나로 여러 번 써야 한다.
출처 : 온실가스가 왜 친환경 텀블러에서 나와? , K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