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쏘블리 Nov 05. 2018

연애의 목적

모든 만남은 내 안의 나와의 마주침이다.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도 그 사람과의 만남은 내 안의 바로 그 싫은 부분을 만나는 것이며, 아무리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도 내 안의 이기적인 일부분이 상대로꺼 투영되는 것일 뿐이다. 그러기에 내가 만나는 모든 인연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좋다. 그것은 내 안의 놓치고 있던 나를 만나는 숭고한 나를 깨닫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만남은 우리에게 삶의 성숙과 진화를 가져온다.

다만 그 만남에 담긴 의미를 올바로 보지 못하는 자에게는 그저 스쳐가는 인연일뿐이지만 그 메시지를 볼 수 있고, 소중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에게는 나아가 내 안의 나를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 법상스님 <시절인연> 중에서



연애 상대가 바뀔때마다 각기 다른 고민들을 했었다.

잘해주지 않는다고 싸우지도 하고,

인간관계의 스타일이 맞지 않아 다투기도 하고,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다르거나,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 서운해하기도 했다.


그 때마다 나는 항상 ‘그’가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원하는만큼 잘해주지 않는 그의 행동이 문제이고,

원하지 않는 관계에 자꾸 끌어들이는 그가 문제이고,

결혼을 고집하거나, 혹은 결혼을 거부하는,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원하는, 혹은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그가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문제의 이유에는 언제나 내가 있었다.

연인은 이래야한다고 멋대로 규정짓는 내가 있었고, 인생이 잘 풀리지 않아 사람들과의 만남에 스트레스를 받던 내가 있었고, 결혼에 부담감을 느끼던 혹은 결혼으로 도망가고 싶어하던 내가 있었다. 나는 그를 비난했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절반 이상의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곤 했다.




연애를 할 때면 꼭꼭 감춰놓았던 못난 내가 드러난다.

미처 몰랐던 스스로의 이기적인 모습이 드러나고,

모른척 하고 싶었던 문제들이 연애 안에서 드러난다.

연애를 하는 동안 그를 만나는 것 같지만,

연애를 하는 동안 사실은 나의 민낯을 더 많이 만난다.


만약 연애가 단지 로맨스뿐만 아니라,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주어지는 거라면,


수 없이 이어지는 만남과 이별 속에서

사랑받고 사랑하기 위해 애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스스로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길, 연애를 거듭할수록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길 바래야 한다. 연인과 다툴 때, 그가 문제라며 비난할 것이 아니라 나의 결핍이 무엇인지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by.쏘블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