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여기저기에 사사건건 아는척과 간섭을 했고
이게 어떻고 저게 어떻고
자기가 모든것을 정해주고 싶어하는듯 했다
어려운 것도 쉬운 것도 그녀의 정의 그 안에만
들어있어야 만족해 했다
그녀는 나에게도 간섭을 했다
내가 어떠느니 저떠느니
환심을 사려 좋은 말들도 하고 칭찬도 하고
자기는 다 볼 줄 안다면서 경우 없는 말들도 했다
정말 말 그대로 짜증이 났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드물게 밤을 샌 날이 있을 정도로
내 아이에 대해서도 평가를 했는데
나도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똑같이 굴긴 싫었다 그저 한번만 더 참기로 했다
미워 하는 마음이 커져가고
다른 사람이 그 사람으로 인해
몸이 너무 안좋아져서
살이 빠지고 크게 앓았다는 말을 들었다
이 나이에 타인이 이렇게 짜증날 일인가..
저 말들이 저렇게 듣기 싫을 일인가...
뭔가 이렇게 다잡으며 지내던 나는
다른 사람이 그렇게 아팠다는 말을 듣자
신경이 많이 쓰였나보다
갑자기 전신 두드러기로 며칠을 죽다 살아났다
며칠 후
난 누군가를 몹시 미워할 수 없는
약골임을 깨닳았고
작게 아이와 마찰이 있었는데
나에게도 그녀의 모습이 있음에 몹시 당황했다
내가 몹시도 싫어하던 그녀의 모습은
아이가 설명한 내 모습과 꽤나 일치했다
설마 그럴리가... 진저리를 치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도 역시 그랬다
처음으로
나를 몹시 닮은 내 엄마가 지금껏 살아계셨더라도
내 아이처럼 나에게 이런 저런 참견하는 엄마가
못견디게 싫어서 이렇게 화가 날수도 있겠구나
내 엄마는 나와 많이 닮았을텐데
아이가 불평한 내 모습과 많이 닮았을텐데
너무 허탈해서 씁쓸하게 웃음이 나다가
껄껄 정말로 웃어버린 나는,
드디어 나를 닮았을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좋은점을 찾았다
무심했다고 속상해했던 내 새엄마는
하나하나 나를 옭아매며 간섭하지 않았다
그땐 그리도 서운했던 그 학창시절이
어찌보면 내 성향에는 나쁘지 않았겠다는 생각은
깜빡이던 전구하나를 교체한듯
내 마음 어딘가를 시원하게 해주었다
그 미운 사람을 미워하고야 알게 되었다
미워하는 마음은 에너지가 엄청나게 쓰인다는 것을
그러니 아까운 그 것을 그리 쓰지 말고
좀 더 고운곳에 쓰려면
덜 미워하리라 가엾게 여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