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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그곳에 없었다(30)

이럴 수가

by 윤메로나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여기저기에 사사건건 아는척과 간섭을 했고

이게 어떻고 저게 어떻고

자기가 모든것을 정해주고 싶어하는듯 했다

어려운 것도 쉬운 것도 그녀의 정의 그 안에만

들어있어야 만족해 했다

그녀는 나에게도 간섭을 했다

내가 어떠느니 저떠느니

환심을 사려 좋은 말들도 하고 칭찬도 하고

자기는 다 볼 줄 안다면서 경우 없는 말들도 했다


정말 말 그대로 짜증이 났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드물게 밤을 샌 날이 있을 정도로

내 아이에 대해서도 평가를 했는데

나도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똑같이 굴긴 싫었다 그저 한번만 더 참기로 했다


미워 하는 마음이 커져가고

다른 사람이 그 사람으로 인해

몸이 너무 안좋아져서

살이 빠지고 크게 앓았다는 말을 들었다

이 나이에 타인이 이렇게 짜증날 일인가..

저 말들이 저렇게 듣기 싫을 일인가...

뭔가 이렇게 다잡으며 지내던 나는

다른 사람이 그렇게 아팠다는 말을 듣자

신경이 많이 쓰였나보다

갑자기 전신 두드러기로 며칠을 죽다 살아났다


며칠 후

난 누군가를 몹시 미워할 수 없는

약골임을 깨닳았고

작게 아이와 마찰이 있었는데

나에게도 그녀의 모습이 있음에 몹시 당황했다

내가 몹시도 싫어하던 그녀의 모습은

아이가 설명한 내 모습과 꽤나 일치했다

설마 그럴리가... 진저리를 치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도 역시 그랬다


처음으로

나를 몹시 닮은 내 엄마가 지금껏 살아계셨더라도

내 아이처럼 나에게 이런 저런 참견하는 엄마가

못견디게 싫어서 이렇게 화가 날수도 있겠구나

내 엄마는 나와 많이 닮았을텐데

아이가 불평한 내 모습과 많이 닮았을텐데


너무 허탈해서 씁쓸하게 웃음이 나다가

껄껄 정말로 웃어버린 나는,

드디어 나를 닮았을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좋은점을 찾았다


무심했다고 속상해했던 내 새엄마는

하나하나 나를 옭아매며 간섭하지 않았다

그땐 그리도 서운했던 그 학창시절이

어찌보면 내 성향에는 나쁘지 않았겠다는 생각은

깜빡이던 전구하나를 교체한듯

내 마음 어딘가를 시원하게 해주었다


그 미운 사람을 미워하고야 알게 되었다

미워하는 마음은 에너지가 엄청나게 쓰인다는 것을

그러니 아까운 그 것을 그리 쓰지 말고

좀 더 고운곳에 쓰려면

덜 미워하리라 가엾게 여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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