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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메로나 Jun 19. 2024

미주신경성 실신(3)

남편은 결혼전 실신에 대해 이야기 한적이 있다

카투사시절 남편은 미군들과 술먹고 달리기를 하다 쓰러졌고 자신이 넘어진것을 보고 사람들이 놀랐다고 이야기했었다 난 왜 술먹고 달리기를 왜 하냐며 가볍게 넘겼는지 모르겠다


남편의 부모님께선 일을 굉장히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였다 많이 바쁘셨기에 남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었다고 한다

남편은 어릴적부터 목욕하다 나와서 찬물을 마시거나 유도를 하거나 기타등등의 경우에 쓰러져본 경험이 있었다 크게 다친적도  없고 주위의 반응도 크지않아 어느순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부모님은 항상 바쁘셨기에 딱히 다친것도 아니라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친정 아빠는 사위의 설명을 들으시곤 당장 서울대 병원을 예약하셨다 그 사람은 아니에요 괜찮아요 어려서 부터 있던 일이에요 라면서 손사레를 쳤다

친정부모님은 더욱 놀라며 당장 검사하러 같이 가자고 하셨다


그러나 검사결과는 같았다

그저 조심해야 했다



남편은 열심히 일하시고 승진하셨던 시부모님을 닮았다 열심히 일하고 인정 받고 싶어했고 주말에도 오전부터 잠시 나들이를 하면 점심먹고 들어와 한숨자고 일하거나 공부하러 나가곤했다

내가 멋지다고 생각했던 큰 꿈과 포부를 가진 이 사람은 너무나 힘들게 자기자신을 괴롭혔다

그저 작은것들을 공유하고 소소한 행복을 바랄 수 없는 사람이였다 큰 먹이를 물어다주고픈 수컷의 본능처럼 그저 직진을 하고 또 공부를 했다


추석 연휴 그 어느날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와 달리 추석은 조금 늘어져있을 수 있었다

그러다 일한답시고 나가서는 몇시간이 흘렀다


갑자기 또, 그런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설마하며 전화를 계속했다 아이는 어느덧 둘이였다

아들하나 딸하나는 다복하게 보였지만 혼자 너무 많은것들을 감당하느라 버거웠다 그러나 그런 버거움이 비교도 안될 일이 생겼다


몇통을 한걸까 여보세요?여보세요??

아주 어눌한 대답이 돌아왔다

자...기야 내가..... 나...중..에 전화.....할께


누군가 전화기를 급히 빼았았다

여기 극장입니다 남편분이 화장실에서 쓰러지셨다 깨어나셨어요 피가 많이 난채로 바닥에 쓰러져 계셨는데 사람들이 놀라서 피하고 신고가 안되었었어요 발견되서 다행입니다  저는 극장 매니저 **입니다 너무 놀라지 마시고 깨어나셨으니 안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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