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눌해서 알아듣기 힘들었던 남편의
발음을 듣고 온몸이 떨림이 시작되었다 마침
예민한 첫째가 일어나 왜 안자냐고 나와 내가
울고 있는것을 보았다 일단 시부모님이 오셔서
남편이 중환자실로 갈때까지 병원에 계셨다
새벽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집에오시고
아빠가 아프다는걸 알게 되자 6살인
첫째와 4살인 둘째는 잔뜩 움추렸다
아이들을 안고 괜찮을거라며 속삭여도
이미 불안은 번져나갔다
남편은 중환자실에서 자꾸 나가려했다
90킬로가 넘는 성인 남자는 꼿꼿하게
일자로 뒤로 쓰러져 머리에서 피가 흘렀고
사람들은 놀라 자리를 피하고 신고하지 않아
30분 가량 방치 된듯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남편은 머리를 다친채 깨어나
자신은 편도선이 부어 입원했는데 괜찮으니
퇴원하겠다며 말을 반복했다
잠시만 허용되는 면회 내내 설득했지만
간호사가 그러면 묶어야한다고 경고를 해도
막무가내였다
머리에 피가 고여있어 뇌압이 상승하면 위험
하니 진정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 되었다
결국 이틀만에 일반 병실로 옮기게 되었다
계속 재우거나 묶을 수 없으니 보호자들이
잘 챙겨야한다고
어떻게 해야 할까
친정도 시댁도 사정이 있었다
남편은 완전히 다른 눈빛을 하고 욕을 나지막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늦게 왔느니 뭐가 어쨌느니
알 수 없이 욕을 했다 중학교 이후로 욕을 끊었
다던 남편이였다 간호사가 이름을 물어도 대답
하지 않았다 밥은 맛없고 왜 수액을 달고 소변
줄을 끼라는건지 계속 궁시렁 거렸다 영어로
일어로 중국어로 꿈을 꾸는지 잠꼬대를 계속
4개국어를 섞어서 했다
아이 어린이집에선 4살 둘째가 갑자기 열이
난다고 지금 데려가라고 전화가 왔다
엄마는 지난주 친한 친구분이 쓰러져 갑자기
돌아가셔서 몸살로 몸을 못쓰셨고
아버님은 알콜 의존도가 높아 병원에서 간병
을 하시기 힘들었다
남편이 아플때마다 우리집에 아이들을 맡겨
왔지만 이번만은 자칫 정신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서 시부모님이 도움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어린이집에서 4번째 전화를받고
동네엄마의 도움으로 겨우 딸이 병원에 다녀
오게 되었다 눈물도 흘릴 수 없이 말라붙은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남편은 옆에 내가 있으면 가라고 욕을 했고
나가서 전화를 받으면 개념 없이 전화를
받는다고 욕을 하고 이야기하다 내가 울면
재수없게 운다고 욕을 했다
아버님은 밤에는 병원에 계시겠다고 했지만
식사에 반주까지 곁들이시고 김사장과 박사장
과 전화를 큰소리로 나누시곤 했다
어머님은 직장에 휴가를 못내시는 상황이라
하셨다 나는 상황을 말하며 애원했고 어머님은
한마디로 정리하셨다
힘든일은 니엄마에게 말하는거야!
시어머니한테 말하는게 아니야!
나는 암흑속에 갇힌 한마리 쥐였다
무엇이든 물어 뜯을 준비가 되있었다
7년동안 어머님의 단호한 성격은 종종
나를 놀라게 했지만 순응하고 감내하려
했다 그래야했기에
하지만, 다시 , 나는 암흑속에 갇힌 쥐다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