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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메로나 Jul 18. 2024

미주신경성 실신(6)

당신은 지금 누구인걸까?

남편은 틈이 나면 궁시렁 거리며 욕과 불평을

했다 자신이 쓰러진게 아니라 편도염으로 입원

했다고 혼자 굳게 믿으며, 편도가 이제 괜찮은데 집에 보내달라고 하기도했고 도망도 시도했다

틈만나면 갑갑하다면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사라지려 했는데 병원에서는 아직 머리에 피가 고여있고 뇌압이 상승하면 위험하니 안정이 우선이라고 했다


남편의 불만은 의사를 골탕먹여야 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나보다 중간중간 눈동자와 호흡등이 정상인지 체크하러 오는 젊은 남자 선생님이 왔다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오늘이 몇월 몇일 인가요?

**씨 ?** 씨!'

알고 보니 남편은 심통을 부리고 싶어서

숨을 멈추고 죽은 척을 했는데 젊은 의사가

너무 놀랐고 동공검사를 하면서 눈을 벌려 빛을

쏘고는 괜찮다는걸 알고 의사는 몹시 화가 났다

남편의 눈은 벌려진 채 빛을 쏘는 손길에 항복을 선언했다


'이제 두번 다시 안올꺼에요 에이씨!'

'선생님 죄송합니다 머리를 다쳐서 그래요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

'진료 안 보겠다잖아요! 다른 사람한테 봐달라

그러세요!'

피곤해 보이던 젊은 의사는 밀려오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짜증을 내며 나가버렸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병실벽에서 울다가 터덜터덜 들어갔다


남편은 옆으로 돌아 누워 조용히 궁시렁거렸다

이름을 맨날 물어보고 난리야 $@**


나는 남편한테 욕을 하며 화를 냈다

애들 생각 좀 하며 정신차려!

아빠걱정하며 밤 9시까지 어린이집에 있다고

의사를 쫒아버리면 어떻게 해!

소리를 지르며 화를 쏟아냈다

내 정신도 정상이 될 수 없었다


남편은 돌았냐며 무슨 애가 있다고 난리냐고

했다 그리고는 머리가 아프다며 짜증을 냈다


'아무리 그래도 애들이 기억이 안나면 안되지..'

'제발 정신 차리라고!'

내가 감정적으로 흥분해서 좋을것이 없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언제 일어서 나가거나 도망쳐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나 불안해졌다

상황은 나아지는게 없었다


'*** 님~ 주사 맞을 시간이에요~~'

유치원 토끼반 선생님처럼 귀엽고 앳된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 왔다

남편은 '네에~~' 하며 기다린 듯 명랑하게 반겼다

' 저 주사를 무서워해서 안아프게 놓아 주세요'


.......

...........

순간 뇌를 다쳤다는걸 잊어버릴 듯 어처구니가

없었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이 미친 돌아이가..,,

하고 분노가 일었다

방금 화내고 나간 젊은 의사에게 나도 모르게 짧은 원망을 한게 무색 할 만큼


드디어 여러 검사 결과가 나왔다

담당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전두엽과 측두엽이 부분 소실되어 성격이 변하고

유치해지고 화를 잘 내는등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뇌가 작동하던 곳을 쓸 수 없게 되었으니 다른 곳으로 기능을 이어가는 동안 일어나는 일들은

회로 이상이라 생각해라

성격으로 고착화 되지 않게 조심하고 노력해야 한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조금만 더 말씀해 주셨으면

긴 터널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씀을 더 해주셨더라면 분노와 화로 그 사람에게

정신 차리라고 화를 내지 않았을 것 같았다


당신의 남편은 다른 사람이 되어 무척 힘들고 불안하니 너무 남편의 하나하나에 상처 받지 말고 아이들과 마음을 좀 달래 보세요 수년이 걸릴 수도, 나아지지 않을 수도 있으니 변화를 받아들이고

너무 슬퍼마세요


거기까진 교수님의 영역이 아니였겠지만 누군가 그렇게 말해줬다면 아주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손을 더 잡고 많이 무섭지 아프구나 하고 조금 더 이해 했을것 같다

이것이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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