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신경성실신(10)
아빠가 쓰러진 그 날 밤부터
아빠가 쓰러진 그 날 밤, 예민했던 6살 첫째는 엄마가 방에 없는 걸 알아 채고 잠결에 거실로 나왔다 나는 조용히 울며 통화 중이였고 전화를 끊었을때는 내 다리 옆에 아이가 서있었다
"아빠가...왜? 쓰러졌어?"
나는 걱정말라고 들어가서 자라고 했지만 평소에도 들어가서 혼자 자지 않는 예민한 첫째는 떨리는
엄마 목소리와 떨리는 손을 보고 알아채 버렸다
그 날 새벽부터 첫째의 야경증이 시작되었다 몇년간 단 하루도 맘편히 자지 못하게 했던 야경증이 처음 시작된 날이 였다
보통 10시에 잠이들면 11시쯤 아이는 울며 일어나서 비몽사몽한 얼굴로 침대에 걸터앉아서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들어했다
"도망가야해 뛰어 저쪽으로 도망치자
**아 오빠 손 잡아 떨어진다 세모들이 떨어진다"
아이의 눈은 떠 있는 상태지만 앞을 보고있지는 않은 공허한 눈빛이였다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괜찮아 엄마 여기있어 동생은 자고 있어
괜찮아 아가 아무일도 없어"
매일 반복되는 밤, 아이는 어떻게 매일 저렇게 불안했을까 엄마가 눈 앞에 앉아서 자신만 보고 있는데도 하루 종일 유치원에서 엄마 아빠를 걱정하며 느꼈을 불안과 공포를 꾸역꾸역 토해 내는것 같았다 이 6살 작은 아이가 느꼈을 공포는 나를 바닥으로 끌어당겼다 일어설 수가 없었다
아이는 울다 울다 잠이 들고 나는 뜬눈으로 온전히 밤을 새우고 아침 일찍 각각의 친구집에 등원을 부탁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남편은 내가 도착하면 욕을 궁시렁거리며 어디갔었냐고 그냥 오지말라고 등을 한참을 돌리고 있었다 큰 어른 아이도 새벽 내내 떨었던 것이다
아침이 안 오면 어쩌지
이대로 내가 도망가면 어쩌지
내 몸은 왜 이러지
모든 것이 숨통을 조였다
살아 있는 것은 고통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