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디디아 Sep 09. 2020

새로운 삶을 결심하라

(사별의 치유와 회복 6)


사별 이후의 삶은 지금까지의 삶과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별자는 삶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는 너무나 평범했던 일들이 전혀 평범하지 않게 된 상황은 당황스럽고 불안하게까지 느껴진다. 실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보다는 이러한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당신을 더 힘들게 만들지도 모른다.     


배우자와 사별하게 되면 삶의 많은 것들이 갑자기 바뀌게 된다. 우선 삶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며 가장 크게 의지했던 배우자를 잃은 후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질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 인간관계에서는 기존의 관계가 불편해지거나 소원해질 수도 있다.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던 사별자인 경우는 경제적 상황에서도 심한 타격과 변화를 겪게 된다. 많은 사별자들이 사별 후 이러한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근심으로 괴로워한다. 그리고 일부는 현실을 부정하고 도피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사별 초기에 느끼게 되는 이런 감정은 보편적인 것이라 할 수도 있지만, 되도록 불안과 두려움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란다. 행동하지 않으면 두려움은 자라고 삶은 더 불안해진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다면 가만히 앉아 걱정만 하지 말고, 달라진 삶을 받아들이길 결심하고 밖으로 나가서 행동하기를 권한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 어렵고 두렵게 느껴지는 일, 하고 싶지 않은 일들 중 당신이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막상 해보면 별개 아니다 싶고 어쩌면 그 일을 아주 잘 해내는 당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당신은 실패와 실수를 거듭할지도 모른다. 그럴지라도 행동해야 한다.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가는 것이 두려움에 떨면서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다. 사람은 마음먹기에 따라 실패와 실수에서도 배워지는 것이 있으니 당신이 행동하면 할수록 두려움은 점점 작아지고 자신감은 커지기 시작할 것이다.     


사별 후 사회적 인간관계에 어쩔 수 없는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상대적 박탈감에 의한 자발적 대인기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것은 상실로 인한 또 다른 상실을 야기하고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을 악화시켜 당신을 더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사별 후 조금만 더 용기를 내고 마음을 열어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내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사별로 인한 상실감과 외로움을 견디는데 긍정적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는 다양한 형태가 있겠지만 사별 후 감정을 공유할 수 있거나, 좋아하는 취미나 봉사활동을 같이 하며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관계라면 더 좋을 것이다. ‘사람을 잃어 생긴 상처는 사람이 약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관계는 관계의 상실로 인한 아픔을 치유하는 아주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새로운 만남이 새로운 삶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  눈 내리는 겨울에도 나무는 꽃을 피울 줄 안다 -


사별자에게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아닐까 싶다. '생각이 말과 행동을 만들고 말과 행동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곧 당신의 마음가짐이 당신의 운명을 만든다는 말이다. 사별자는 쉽게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함몰될 수 있다. 슬픔과 울분에 사로잡혀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본다면 오래지 않아 이는 습관으로 굳어버릴 수 있고 부정적 습관은 당신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나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이유가 무엇인가? 사별로 인한 아픔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그 고통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숙해질 수 있다. 하지만 사별을 단순히 내가 억울하게 겪게 되는 아픔으로만 생각한다면 사별은 나에게 아무런 유익도 되지 않는 고난이 될 뿐이다.     




 배우자가 없는 새로운 삶을 너무 불안해하지 말자. 가보지 않은 길이라 마음이 불편한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 삶이 꼭 불행할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시기는 다르겠지만 사별은 대부분 사람들이 반드시 통과할 수 밖에 없는 삶의 한 과정이다. 사별했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 수 없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불행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사별자의 삶은 불행한 삶이 아니라 새로운 삶일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신을 용서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