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것이 남는 것이여
최근 중,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체험 교육을 다녀왔다. 교육 시작에 앞서 간단하게 나를 소개하는데 "학창 시절엔 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교과목을 향상하는 교사가 아닌 학생부장이 되어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싶어서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진학까지 했으나 4년만 잘 버티고 졸업하면 저절로 선생님이 되는 줄 알았다. 임용고시를 봐야 한다는 것을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 알았다. 당시 인천 지역 국어 교사 TO를 확인했는데 현실적으로 도전할 엄두 자체가 나지 않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대학교 4학년 때 모교로 교육실습(교생) 1개월도 정말 재미있게 보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평생 국어 과목을 가르친다고 생각했을 때 앞이 깜깜했다."라고 소개를 하며, 진로체험 교육이긴 하지만 교육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가급적 아이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한다.
20대 초반 사범대학에 진학 후, 학원 강사, 멘토링 봉사활동, 과외 등을 하며 이미 많은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 그때에도 사실 아이들의 성적을 90점에서 100점으로 향상하는 것이 아닌 70점 맞는 아이들을 80점 이상 정도로 향상을 하고, 기본적인 예의들을 중시했고, 진로 및 고민 상담 등도 해줬다. 그때부터 느낀 것이 있다면, 아이들의 고민 상담을 해줬다고는 했지만 사실 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정말 피곤할 땐 이야기를 듣다가 나도 모르게 졸음을 참지 못한 적도 있었다. PC게임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과외 날이 아닌 날에도 아이를 만나 같이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면서 '라포'를 형성하였다. 학원 강사를 할 땐 남학생, 여학생들이 함께 있었지만, 과외를 할 땐 무조건 남학생들만 했다. 일단 내가 편했다. 남학생 같은 경우엔 PC방도 같이 가고, 운동도 함께 했다. 일단 아이들과 라포가 형성되면, 굳이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아도, 먼저 말을 걸지 않아도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과외 시작부터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그래도 일단 기본적인 진도를 얼른 나간 뒤, 과외 시간이 끝나갈 무렵, 사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서로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기본 과외 시간이 훌쩍 지나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어머님께서 조심스럽게 방문 노크를 하신 뒤 "간식 좀 더 드릴까요?"라며 흐뭇해하신다. 나는 당연히 "아닙니다. 어머님 괜찮습니다. 끝났습니다."라고 한 뒤 서둘러 나온다.
20대 초반부터 현재 30대 후반까지 어떻게든 늘 아이들과 함께였던 것 같다. 2018년 결혼과 동시에 임신을 하여 나름 30대 초반에 자녀를 가지게 되었는데 가정 내에서는 아이 육아를 직장 내에서는 학교전담경찰관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들과 소통을 하였다. 아이들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어도 현장에서 아이들과 오랜 시간 소통을 했고, 그만큼 많은 아이들을 만났기에 내 자녀 육아에 대해서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물리적인 시간부터 확보하고자 했다. 올해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일단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을 양적으로만 따져도 평균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가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양적인 시간이 월등히 많다고 해서 육아에 대해 질적인 부분까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잘하고자 늘 신경을 썼다. 사실 육아라는 것이 보호자가 똑같이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모두 똑같이 자라는 것이 아니고, 보호자가 아이에게 엄청나게 신경을 쓴다고 해서 보호자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수학의 공식처럼 인풋과 아웃풋이 정확하다면 누구나 그 공식대로 육아를 할 텐데 2018년부터 육아를 하면서 내 자녀와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모두가 다를 수 있을까, 심지어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 남매도 180도 다를 수 있구나'를 느끼고 있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정답이 없다고 대충 해서도 안 된다. 대충 하지 않되 그렇다고 너무 과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어렵다. 하루하루가 같은 날이 없다. 무난하게 하루를 보내는가 싶다가도 생각지 못한 변수가 발생한다. 반대로 뭔가 정신없이 흘러갈 것 같은 느낌인 날에는 또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육아는 매일이 똑같지 않아서 기대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도 육아 고수는 아니지만 육아 고수인 척하며 아이들과 신나게 놀 예정이다.